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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요경제 항산항심] 박람회는 서민주택 공급의 적기

엄길청 국제투자전략가·전 경기대 대학원장

  • 엄길청 국제투자전략가·전 경기대 대학원장
  •  |   입력 : 2023-05-22 19:38:00
  •  |   본지 2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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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대주택을 market rate house라고도 한다. 시장 금리가 임대료를 좌우하는 수익형 부동산이란 의미를 담고 있다. 그러나 affordable house라는 주택도 있다. 보통의 시민이 괜찮은 주거의 품질을 기대하면서도 적당한 가격에 살 수 있는 집을 말한다. 부산은 이런 집들이 많이 필요한 도시다. 이게 어디 부산뿐이랴. 울산 창원 진주 등도 이 같은 수요가 많은 도시들이다.

가격을 특정하기는 어렵지만, 서울은 그동안 아파트 기준으로 코로나 이전에는 중간지대의 거래 가격대가 대개 6억~9억 원을 구간으로, 부산은 3억~5억 원을 생각해 볼 수 있었다. 전용 20~25평을 염두에 둔 아파트 시세의 시중 추산이다. 그런데 서울은 코로나 와중인 2021년 1/4분기에서 2022년 3/4분기 사이에 거래 중간값이 10억 원과 15억 원 구간으로 껑충 뛰었다. 이 시기에 서울은 20, 30대의 주택매입 비중이 처음으로 40대를 추월했다. 부산은 같은 시기 거래 기준으로 중간지대가 5억 원과 8억 원대 구간으로 많이 이동했다. 지금은 다소 조정기이긴 하지만, 2016년 부산이 평균 2억3000만 원, 서울이 평균 5억2000만 원 정도 하던 시세들이다.

주택가격은 특별한 경우를 제외하고 가격의 하방경직성이 주식에 비해 높아서 일정한 수준을 유지하면 잘 내려가지 않는다. 사용자가 직접 소유하는 경향이 높을수록 가격의 하방경직성이 높아서 젊은 소유주가 직접 장기 거주하는 경향을 보이면 하방경직성은 더 높아질 수도 있다. 그래서 가구당 한 채 정도는 꼭 필요한 주택이기에 주택취득에서 공공성을 높이자는 주장을 많이 한다.

요즘 30대의 주택 매입이 더 두드러지는 편이다. 서울의 경우 한국부동산원 조사는 2023년 1/4분기에 30대의 주택 매입이 전체의 26.6%로 최고라고 발표했다. 전국으로 보면 아직은 40대 비중이 높다. 그동안 최초 내 집 장만 기준 시점이 주로 30대 후반에서 40대 초반이었던 우리나라 현실을 보면, 결혼은 자꾸 늦어지는데 갈수록 집 장만 욕구는 급해지는 현상이 보인다. 정부가 최초 주택구입 지원을 늘리고, 20, 30대 젊은 층 위주로 디지털 직장생활이 증가하는 추세에서 거주와 일의 통합공간 수요가 증가하는 배경은 이해가 된다. 하지만 불확실한 경기변동 추세를 보면 부동산 같은 장기자산을 취득하면 장기부채도 같이 늘어나기 때문에 이른 나이에 집을 사는 것은 나름대로 신중함이 필요하다. 향후 집값은 크게 흔들리지 않더라도 주택대출 이자는 점점 생활을 압박하게 된다.

이제까지 인플레이션 관리로 지속되던 미국 주도의 고금리 현상은 거의 정점에 다다른 느낌이다. 그런데 그 배후에 경기침체의 그림자가 있다. 미국 연준이 앞으로 금리인하를 하려면 경기침체가 먼저 찾아와야 한다. 아니면 이 수준의 금리에서 경기가 더 길게 적응할 수도 있다. 문제는 미국의 경우 기업마다 이에 대비해 직원을 해고하고 있다는 점이다. 페이스북 회사인 메타는 지난 연말에 이미 전 직원의 13%인 1만1000명을 해고했다.

직장 재직기간의 불확실성은 높아지는데, 조급한 마음에 주택을 조기에 장만하면 부채는 장기적으로 젊은 인생에 고정이 된다. 여기서 현금흐름의 불균형이 오고, 젊은 가구의 재무압박이 소리 없이 커진다.

부산이 2030 엑스포를 개최하려고 모두가 열심히 노력한다. 혁신적인 기업활동을 원하는 지역의 젊은 직장인들이 바라는 도시환경은 주택가격 생활비 학교 교통의 순으로 미국의 폴 고트리브 연구에서 조사된 바 있다. 궁극적으로 부산에서 국제적인 기업활동이 활발해지길 바라는 엑스포 개최 취지를 위해서도 부산의 주택가격 수준은 매력적인 도시 포인트가 되어야 한다.

1967년 박람회를 개최한 몬트리올은 도시의 미학적 환경개선과 시민의 실익을 위해 예술적인 서민형 공공주택을 세인트 로렌스강 수변 도처에 건립했고, 후에도 이어졌다. 당시 이 강의 인공섬에서 개최한 박람회와 수변의 서민 문화주택은 서로 잘 맞는 도시디자인이기도 했다. 이는 지금 부산이 공공의 서민 문화주택 공급증대를 엑스포와 함께 도시디자인 차원에서도 고려할 수 있는 좋은 사례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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