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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EO 칼럼] 무상보취(無上寶聚) 불구자득(不求自得)

부처 생명이란 무상 보배…모든 이에게 갖춰져 있어

구하지 않고 스스로 터득…진정한 자신 확립하는 일

박상호 시인·고향의봄 회장

  • 박상호 시인·고향의봄 회장
  •  |   입력 : 2023-06-06 18:53:09
  •  |   본지 1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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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화경의 신해품을 살펴보면 장자궁자의 비유가 있다. 석존이 50년 동안 설한 교설(敎說)의 순서를 절묘하게 보여준다. 법화경 이전에는 성문계(지식인 및 과학자)와 연각계(문인 및 예술가)가 석존의 질타를 많이 받았다. 그 이유는 마치 연꽃이 높은 산 위에서는 자라지 않는 것처럼 자기중심적이고 교만하여 타인을 배려하지 않기 때문에 성불이 되지 않는다는 것이다.

하지만 법화경에 와서 석존이 성불할 수 있다고 파격적으로 설법했다. 거기에 관한 비유가 그 유명한 ‘장자궁자의 비유’다. 이와 유사한 내용으로 성경에는 ‘탕자의 비유’가 있다. 내용을 살펴보면, 아주 어릴 때 아버지(장자)를 버리고 집을 나간 아들(궁자)이 있었다. 아버지는 아들을 찾으러 다녔지만 결국 실패했다. 이윽고 아버지는 어느 도시에 정착해 매우 유복해졌다. 재보가 곳간에 넘치고 고용인이 무수히 많았지만 아버지는 무척 괴로워했다. ‘나는 이미 늙어 곧 죽을 것이다. 내게는 이렇게 많은 재산이 있지만 물려줄 아들을 찾지 못했다. 내 아들을 찾아 물려주고 싶다’. 이 부분은 석존(아버지)이 깨달음을 얻고 그 깨달은 법 모두를 물려줄 사람을 찾고 있었다는 뜻이다.

어느 날, 아들이 아버지의 저택 앞에 이르러 저택의 장려함과 얼핏 본 아버지의 훌륭한 모습에 몹시 놀랐다. ‘여기는 훌륭한 사람의 집이구나. 이런 곳에 있다간 잡힐 테니 빨리 도망쳐야겠다’. 아버지는 아들을 첫눈에 알아보고 하인에게 데리고 오라고 했는데 아들은 ‘나를 잡으러 왔구나’ 생각해 놀라 도망쳤다(화엄경). 그러다 결국 붙잡히자 의식을 잃고 말았다. 아버지는 아들의 마음이 비천해져 있으므로 부자 사이라고 밝히기는 무리라고 생각해 일단 놓아주었다. 이는 석존이 깨달은 뒤 먼저 깨달은 법을 그대로 설하자고 했지만 사람들에게는 그 가르침을 받아들일 기근이 갖추어져 있지 않음을 나타낸다. 그 후 아버지는 여러 가지를 생각했다. 먼저 가난한 차림새의 하인 두 명을 보내 급료도 두 배라고 유혹해 아들을 고용해 화장실 청소부터 시켰다(아함경). 아들은 열심히 일했다. 이어 아버지가 직접 가난한 사람처럼 꾸미고 아들에게 다가가 말을 걸었다. 그리고 친해졌다. 거기서 아버지가 아들에게 이렇게 말했다. “너는 성실하니 나를 아버지라 생각하고 무엇이든 말해 보거라. 나는 너를 아들이라고 부르겠다.” 이윽고 부자는 마음으로 서로를 이해하고 신뢰를 나누게 된다(방등경).

아들은 자유롭게 아버지의 저택에 출입하게 되었지만 여전히 집 밖 오두막집에서 생활했다. 이는 석존이 중생의 저열한 기근에 맞춰 낮은 가르침을 설하다가 차츰 높은 가르침으로 이끌어 갔음을 뜻한다. 오두막집에 있다는 것은 아직 성불을 남의 일이라고 생각하는 마음이었다는 의미다. 이윽고 아버지는 병에 걸려 죽음이 가까워졌음을 깨달았다. 아버지는 아들에게 말했다. “나에게는 많은 재보가 있어 곳간에 가득 차 있다. 너는 사람들에게 얼마만큼 주어야 하는지 그 양을 모두 알고 있으니 내 뜻에 따라 이 재산을 관리하거라, 왜냐하면 나와 너는 전혀 다름이 없기 때문이다. 재산을 없애지 않도록 명심하거라.” 아들은 그 재산을 소중히 관리했다(반야경). 게다가 그 재산을 조금도 자신의 재산으로 만들지 않았다. 얼마 뒤, 아버지는 아들의 마음이 드디어 훌륭해져 이전의 비굴한 마음을 부끄럽게 여기고 커다란 뜻을 세웠음을 알게 됐다.

그래서 아버지는 임종할 때 친족과 국왕 그리고 대신들을 모아놓고 이렇게 알렸다. “여러분, 이 사람은 실은 나의 친아들입니다. 집을 나가 50년간 방랑했습니다. 지금 내 모든 재산을 이 아들에게 물려주겠습니다.”(법화경). 아들은 진실을 알고 더할 나위 없는 환희에 감싸였다. 결국 아들의 뜻이 높고 커진 다음에야 비로소 이름을 밝히고 전 재산을 물려준 것이다. 이는 중생의 기근이 높아진 다음에야 진실한 가르침인 법화경을 설한 것이다. 그리고 성불이라는 무상의 보취를 건네준 것이다. 여기서 장자는 석존을 의미하고 아들은 성불할 수 없다고 생각한 성문을 비유한 것이다.

부처의 생명이라는 무상의 보배는 본디, 모든 사람에게 갖춰져 있다는 사실을 가르치고 있다. 경문에는 무상보취 불구자득이라고 돼 있다. 무상(無上)이란, 불계의 생명을 의미한다. 그 불계를 갖춘 생명은 누구나 평등하게 가지고 있는 종극의 보배이다. 보취(寶聚)는 보배의 집합체를 말하며 삼세 제불이 성불하기 위한 모든 수행의 공덕이 담겨 있다. 불구(不求)란, 구하지 않다는 뜻이고 자득(自得)이란 스스로 득한다는 뜻이다. 무상의 보배라 해도 어딘가 멀리 있는 것이 아니며 자기 안에 있다. 그것을 찾아내고 빛내야 한다. 불계의 생명이라는 최고의 보배를 가지고 있다고 자각하고 진정한 자신을 확립하는 일을 의미한다. 또한 나의 마음이 본래의 부처라고 아는 것을 대환희라고 이름한다. 소위 묘법연화는 환희 중의 대환희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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