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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스크시각] 가짜 뉴스, 무관용으로 법적 책임 물어야

  • 윤정길 기자 yjkes@kookje.co.kr
  •  |   입력 : 2023-08-02 19:51:38
  •  |   본지 18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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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정치권에서 선명한 정책·인물 대결이 자취를 감춘 지는 오래다. ‘반대를 위한 반대’와 ‘인신 공격’, 이에 수반되는 프레임 전쟁이 그 자리를 대신하고 있다. 특히 내년 총선을 앞두고 진영 갈등이 심각할 정도로 커진 데다 여야에 내재된 리스크로 인해 대화와 협상은 사라지고 사안마다 첨예한 공세만 벌어지고 있다.

정부와 국민의힘은 윤석열 대통령의 지지부진한 국정 지지율과 김건희 여사를 비롯한 ‘처가 리스크’로, 더불어민주당은 이재명 대표의 사법 리스크에다 김남국 의원의 코인 의혹, 송영길 전 대표의 전당대회 돈봉투 사건 등 도덕성 논란으로 하루도 조용할 날이 없다.

여야 공방의 전선에는 상대방에 그럴듯한 책임이나 원인을 뒤집어 씌우는 프레임 전쟁이 선봉에 선다. 정치인은 물론 지지자들도 다양한 형태로 참전한다. 특히 약방의 감초처럼 ‘가짜 뉴스’가 등장한다.

가짜 뉴스가 가미된 프레임 공세의 파괴력은 상상을 초월한다. 가짜 뉴스 프레임에 갇히면 사실 관계는 잘 먹혀들지 않는다. 또한 사실을 소명하려는 노력에 비해 그 효과는 실로 미미하다. 사실 관계가 밝혀지고 나면 이미 그 소재는 휘발된 상태다. 마지막에는 무엇이 사실이고, 거짓인지 조차 남지 않는 경우도 허다하다. 대중에게는 프레임의 강렬한 기억만 남아 있을 뿐이다. 더 나아가 명확한 사실 관계가 드러나도 이를 믿지 않는 사람이 많다는 것은 진영 논리가 빚어낸 참극이다.

이렇듯 가짜 뉴스 프레임을 설계하고 전파하는 이들의 의도는 분명해 보인다. 사실 관계가 중요한 것이 아니라 프레임을 증폭시키는 촉매로 바라보는 듯하다.

최근 서울의 한 초등학교 교사가 학교에서 극단적인 선택을 한 사건으로 전국이 떠들썩했다. 뉴스가 나오자마자 맘카페를 중심으로 ‘여당 중진의원 가족의 갑질이 극단적 선택의 원인’이라는 이야기가 온라인에 퍼졌다. 다음 날 친민주당 성향의 방송인 김어준 씨는 자신의 유튜브 채널에서 ‘내가 취재한 바에 따르면’등을 언급하며 확정된 사실인양 전파했다.

반전은 바로 일어났다. 당사자로 지목된 국민의힘 한기호 의원이 기자회견을 자청해 사실 관계를 말끔하게 소명했다. 애초 이야기를 퍼트린 맘카페의 회원은 직접 한 의원을 찾아와 잘못을 빌었지만, 김어준 씨는 사과 한 마디 없이 “추가 취재를 통해 다시 사실을 알려드린다”고 마무리지었다. ‘아니면 말고’식의 전형적인 패턴이다. 물론 김어준 씨가 한 의원과 국민의힘으로부터 허위사실 유포로 고발당한 것은 말할 것도 없다.

국민의힘이 지난달 26일 당 산하에 ‘가짜뉴스·괴담 방지 특별위원회’를 구성하고 적극적인 법적 대응을 하겠다고 나선 점은 눈 여겨 볼 대목이다. 내년 총선을 앞두고 야권과 그 지지층이 이슈마다 가짜 뉴스 프레임을 만들어 공세를 시작하면 아무리 방어해도 이를 깨기가 어렵다는 판단 때문이라고 밝혔다.

최근에는 정치인뿐만 아니라 일반 지지층의 악의적인 가짜 뉴스에 대해서도 엄정하게 대응하는 추세다. 국민의힘이 지난달 윤 대통령이 폴란드 정상회담을 하루 앞두고 동포간담회에서 “내일 뭐 별거 없으니 오늘은 좀 마시자”는 취지의 건배사를 했다고 허위 글을 게시한 유튜브 채널을 고발한 것이 대표적인 사례다.

이어 김영호 통일부 장관 후보자에 대해 허위 사실을 퍼뜨린 SNS 계정도 경찰에 고발했다. 이 인스타그램 계정의 숏폼 콘텐츠에서 김 후보자는 더불어민주당 박홍근 의원으로부터 “독도는 우리 영토입니까”라는 질문을 받고 “그것은 말씀드릴 수 없다”고 답한다. 그러나 실제 김 후보자는 해당 질문에 “우리 영토 맞습니다”고 답변했다. 게시물은 다른 질의에 대한 김 후보자의 발언을 짜깁기한 것으로 보인다.

과거에는 ‘카더라’ 뉴스는 그저그런 ‘썰’로 끝나는 경우가 많았고, 지금처럼 파급력도 크지 않았다. 하지만 온라인 여론이 정치와 선거에 막대한 영향력을 미치는 현재, 가짜 뉴스를 예전의 척도로만 바라보기는 어렵다. 악의적인 가짜 뉴스에 대해서는 무관용으로 끝까지 법적 책임을 물어야 한다.

윤정길 정치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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