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
부산메디클럽

[뉴스와 현장] 17석의 의미

  • 하송이 기자 songya@kookje.co.kr
  •  |   입력 : 2023-08-16 20:13:59
  •  |   본지 18면
  • 글자 크기 
  • 글씨 크게
  • 글씨 작게
국회의원 총선거를 1년 반쯤 남긴 시점이 되면 다음 선거에 적용할 지역구 조정이 시작된다. 4년 사이 인구 변동을 반영하기 위해서다. 지역구는 인구가 늘어난 곳은 쪼개고, 줄어든 곳은 합치는 것이 원칙이다. 비례대표를 어떤 방식으로 뽑을 지도 정한다.

공직선거법 대로 하자면 국회는 선거일로부터 1년 전 지역구를 확정해야 하지만 지금까지 법대로 된 적은 없다. 어떻게 선을 긋느냐, 비례대표 배분 기준을 무엇으로 하느냐에 따라 선거 유불리가 크게 달라지니 여야 할 것 없이 끝까지 자신들이 유리한 방식을 고수한다.

당연한 얘기이지만 올해도 상황은 똑같다. 내년 총선이 8개월 앞으로 다가왔지만 아직도 선거구 획정은 그야말로 ‘오리무중’이다. 300석인 현재 의석수를 그대로 유지할 것인지, 비례대표와 지역구 의석수 비율은 그대로 둘 것인지, 지역구 조정은 어떻게 할 것인지 등 정해야 할 게 한두 가지가 아닐텐데 뭔가가 결정됐다는 소식은 아직 없다.

부산만 놓고 보자. 부산은 지난 4년간 전체 인구가 내리막길이었다. 2019년 340만 명 대였던 인구는 올해 330만명 수준까지 떨어졌다. 반면 인천이나 경기 등지에선 같은 기간 인구가 크게 늘었다. 전체 의석수가 갑자기 증가할 가능성은 낮으니 결국 지역끼리 파이를 쪼개야 할 판인데, 인구가 감소한 부산은 불리할 대로 불리한 처지다. 지난 2월 선거관리위원회 선거구획정위원회가 내놓은 지역구 조정안을 보면 부산에서 기준 인구가 미달한 지역구가 3곳, 초과한 곳이 2곳이다.

인구가 줄고 지역구 유지를 위한 인구 하한 기준이 무너진 곳도 3 곳이나 되니 부산 정치권에서는 현재 18석에서 1석이 빠지는 ‘17석 불가피론’이 슬그머니 고개를 들고 있다. 인구가 줄어든 곳은 합치는 반면 늘어난 곳은 못 쪼개면 ‘-1’이 된다는 논리다. 18석 중 겨우 1석 줄어드는 게 뭔 대수인가 싶겠지만 문제는 의석수 감소는 단순히 숫자가 작아진 것 그 이상의 의미를 갖는다는 점이다. 국회의원 수는 곧 지역의 목소리 크기로 이어지기 때문이다.

공공기관 이전 논의 과정을 보자. 국민의힘 부산 의원들이 산업은행 본점을 서울로 못박은 한국산업은행법의 개정을 추진하자 산업은행 본사를 지역구에 둔 더불어민주당 김민석 정책위의장은 사사건건 부정적 의견을 내놨다. 민주당 전북 의원들은 한발 더 나아가 한국투자공사를 전북으로 이전하기 위해 관련법 개정안을 발의하며 맞불을 놨다. 공공기관 지역이전 논란에 불이 붙자 정치권에서는 한국은행 본사의 강원 이전 주장도 튀어나왔다. 지역별로 이해관계가 엇갈릴 때 정치권이 어떻게 반응하는지 단적으로 보여준 예다. 가덕신공항과 TK(대구 경북)신공항을 두고 PK(부산 울산 경남)와 TK 정치권이 맞붙은 게 불과 몇 달 전이다. 이러니 1석이 아쉬울 수 밖에.

부산 국회의원에게 내년 총선에서 부산 의석수 어떻게 될 것 같으냐 물으면 일부는 “18석 지켜야지요” 라고 말한다. 하지만 “어떻게요?”고 물으면 “잘 해봐야지요” “열심히 하겠습니다”는 선문답 같은 답변이 돌아온다. 일부는 “17석 될 것 같다”며 이미 포기한 눈치다. 그래서 여야가 머리 맞대고 대책회의라도 해봤느냐 물으면 다들 고개를 젓는다.

조바심에 한마디 보태자면 부산이 18석 사수를 위해 당장 내세울 수 있는 명분은 지역 균형 발전일테다. 가뜩이나 블랙홀처럼 수도권이 모든 것을 빨아들이는 마당에 국회 의석까지 수도권에 편중되면 지역의 목소리는 묻혀버릴게 뻔하다. 수도권 쏠림이 극심한 우리나라에서 인구만 놓고 기계적으로 지역구를 조정해선 안되는 이유다. 부산과 의석 경쟁을 벌일 가능성이 높은 인천도 결국 수도권 아닌가. 비례대표 선출 방식을 바꿔 지역 목소리를 대변하는 방법을 찾을 수도 있을 듯하다. 인구가 감소한 지역의 사정은 매한가지일테니 손잡는 방법도 있겠다.

내년 총선까지 8개월. 선거제 개편을 앞두고 부산 의원 18명의 정치력이 시험대에 올랐다. 이들이 어떤 논리와 명분을 꺼내들지 궁금하다.

하송이 정치부 차장
ⓒ국제신문(www.kookje.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국제신문 뉴스레터
국제신문 네이버 뉴스스탠드 구독하기
국제신문 네이버 구독하기
뭐라노 뉴스

 많이 본 뉴스RSS

  1. 1롯데, 공격서 수비로 중심 이동…주전 새판짜기 예고
  2. 2부산시 “북항에 5만 석 돔 아레나” 유치의향서 제출
  3. 3지광, 국회 동행명령 끝내 불응…여야 “즉시 고발”
  4. 4부단체장 출퇴근 의전 고수하던 4개 구·군, 결국 폐지
  5. 5주민이 낸 감사청구서, 피감부서로 떠넘긴 부산시
  6. 6이태원 악몽 겪고도…서면 ‘만취길’ 대응 탁상공론
  7. 7영도 중리해변 알박기 텐트, 1개 더 늘었다
  8. 8[눈높이 사설] 부캉이가 알려준 부산관광의 새로운 가능성
  9. 9“르노 부산, 글로벌 개발·생산거점” 쐐기
  10. 10동부산 시민 만난 전재수 “산은 유치·동남투자공사 동시 추진”
  1. 1지광, 국회 동행명령 끝내 불응…여야 “즉시 고발”
  2. 2조현, 한미관계 난기류 우려에 “벨트 단단히 매면 돼”
  3. 3민주 “조희대 국정조사 실시”…국힘 “탄핵보다 더 비열”
  4. 4국힘 “공소취소 특검 전에 3+1 조작 특검 국조부터”
  5. 5국감 출석 거부한 지광(국제신문 대주주)에 국회 ‘동행명령’(종합)
  6. 6시설공단 이사장 후보 자진사퇴…田 인사 첫 낙마
  7. 7"농지조사 송 장관이 제안" 이 대통령에 野 "불리해지니 장관 탓"
  8. 8김정호 "국제신문 100억 체불 지광, 동행명령장 거부시 고발조치"
  9. 9중수청장 “한동훈 딸 의혹 규명 필요”(종합)
  10. 10김지용 중수청장, 또다시 국무회의 참석
  1. 1“르노 부산, 글로벌 개발·생산거점” 쐐기
  2. 2애플 ‘아이폰듀오’ 화면 결함 인정, 무상 교체 방침(종합)
  3. 3부산국제금융진흥원장 최병호
  4. 4내년 상반기 재가동…한빛 등 7기도 연장 속도(종합)
  5. 5부산시 벤처펀드 받은 유망기업 ‘쑥쑥’…IPO 도전
  6. 6강연 통역하고 요금 모니터링…관광·마이스산업 AI 바람
  7. 7“임기내 부산 1호 유니콘기업, 기업공개 2건 목표”
  8. 8주가지수- 2026년 10월 27일
  9. 9부산경실련 “산은 이전 없다는 금융위원장 발언 유감”
  10. 10애플, 아이폰듀오 화면 결함 인정…무상교체 방침
  1. 1부산시 “북항에 5만 석 돔 아레나” 유치의향서 제출
  2. 2부단체장 출퇴근 의전 고수하던 4개 구·군, 결국 폐지
  3. 3주민이 낸 감사청구서, 피감부서로 떠넘긴 부산시
  4. 4이태원 악몽 겪고도…서면 ‘만취길’ 대응 탁상공론
  5. 5영도 중리해변 알박기 텐트, 1개 더 늘었다
  6. 6[눈높이 사설] 부캉이가 알려준 부산관광의 새로운 가능성
  7. 7동부산 시민 만난 전재수 “산은 유치·동남투자공사 동시 추진”
  8. 8“국제신문 회생 더이상 미룰 수 없어”…전재수 시장, 지광에 공식서한 보내
  9. 9[한 손 뉴스] 변호사 업무 재개한 홍준표, 대선 경선 관계자 변호 맡아(종합)
  10. 10법원 “부하직원 횡령, 감독 안 한 상급자 견책 정당”
  1. 1롯데, 공격서 수비로 중심 이동…주전 새판짜기 예고
  2. 2‘무관의 제왕’은 옛말…케인 발롱도르 품었다
  3. 3허구연 KBO 총재, 3연임 사실상 성공
  4. 4K리그2 준PO 12월 2일 개최
  5. 5롯데 자이언츠 신임 감독 이동욱·단장 이택근(종합)
  6. 6올해 딱 한 번 지고 66번 이겼다
  7. 7차준환 계보 잇는 피겨 왕자 서민규
  8. 8똑똑한 ‘데이터 야구’와 수비 강화…개혁의 칼 뽑은 롯데
  9. 9[뭐라노] 데이터 기반 똑똑한 야구·수비강화…롯데의 ‘새판 짜기’
  10. 10[뭐라노] 아직도 '그들만의 체전'?
우리은행
10대 부산시의회 상임위 들여다보기
“학교 통폐합 지역 맞춤형으로 접근”
10대 부산시의회 상임위 들여다보기
해운기업 유치, 해사법원 신설 “해양수도 부산 경쟁력 키울 것”
강동진의 도시이야기 [전체보기]
바흐를 찾아간 나, 한국을 꿈꾸는 그녀
세계유산위원회, 부산의 시간을 세계와 나누다
경제프리즘 [전체보기]
소비 아닌 문화 생산 주체 오페라하우스
한국 갯벌의 2단계 확대 등재 의미
과학에세이 [전체보기]
지역이 기획, 국가가 지원하는 R&D 시대 열자
진짜 질문의 시작
국제칼럼 [전체보기]
부캉이에게 부끄러운 북항 재개발 민낯
부산 관광, 마냥 좋기만 할까
기고 [전체보기]
‘2028 세계디자인수도 부산’의 과제
배의 피부를 지키는 기술은 도장이다
기자수첩 [전체보기]
금고 이사장 전횡, 지금도 진행중
엘리트 자평해온 市 공무원…생중계 회의서 능력 입증을
김준희의 클래식 인사이트 [전체보기]
여름의 끝자락, 브람스
여름날의 애상, 왈츠
김지윤의 우리음악 이야기 [전체보기]
다대포에서 만난 퇴계 이황
세종시대 음악이 전해진 이유
뉴스와 현장 [전체보기]
AX·반도체 전시회 5개 동시에 열렸는데…
북극항로, 첫 배보다 중요한 것은 다음 배다
도청도설 [전체보기]
어떤 ‘최장수’ 기록
프랑스를 망친 결정
독자 투고 [전체보기]
새로운 시작 ‘황혼 이혼’
무료 화장실 깨끗하게 쓰자
메디칼럼 [전체보기]
개정 응급의료법이 ‘미수용 방지법’?
25년을 간직한 리플렛 세 장
목지수의 도시브랜드 산책 [전체보기]
랜드마크 시스템의 시대
북항 돔구장에서 야구 보며 사우나를
박지욱의 뇌력이 매력 [전체보기]
건망증, 이렇게 잡자
운동으로 해마를 키우자
박진희의 컬처 픽 [전체보기]
‘부캉이’ 스펙터클에서 공존으로
부산 문화정책, 지금 필요한 선택
사설 [전체보기]
국회 동행명령 외면한 지광스님, 법적 책임 물어야
북항 돔 아레나 유치전, 사업 타당성이 성패 가른다
세상읽기 [전체보기]
한국 경제 떠받치는 중장년, 이제 다시 봐야
AI 시대, 평가의 진정성을 묻다
안재철의 연결하는 공간 [전체보기]
지구와 도시의 연결을 묻다
해양수도 부산, ‘제3의 경계 공간’
엄길청의 문전성시 [전체보기]
말과 현실이 너무 다른 부산
반도체와 부산
이보성의 미술 현장 산책 [전체보기]
두 미술관, 각자의 역할을 묻다
시장이 강해진 것일까, 비엔날레가 약해진 것일까
이상이 칼럼 [전체보기]
복지의 ‘필요 원칙’과 포퓰리즘
보건의료에서 지방정부 역할과 ‘정책 의료’
이정구의 맛과 건강 [전체보기]
미식과 오래 씹기
이제명의 오션 드림 [전체보기]
광복 81년, 다음은 바다의 산업 주권
HMM 부산 이전, 해양수도의 시험대
이홍의 세상현미경 [전체보기]
대규모 대미 투자, 기회인가 위협인가
국제질서의 지각변동과 한국의 성장경로
정쾌호의 부동산 탐구생활 [전체보기]
부산 아파트 10년, 이중 양극화와 위상 추락
미분양의 경고, 지방 맞춤 ‘출구전략’ 서둘러야
주재민의 명당을 찾아서 [전체보기]
사람은 갔어도 명당은 남아 있다
조선 8대 명당 중 하나인 정문도 묘
최태호의 와인 한 잔 [전체보기]
와인은 어떻게 마음에 남는가
추석의 식탁, 가족을 잇는 와인
특별기고 [전체보기]
‘해양수도 부산’ 토대부터 바로 놓아야
당론 따를지 역사 따를지 양심의 선택을
하순봉의 음악이야기 [전체보기]
박자와 기보
국민악파
황정수의 그림산책 [전체보기]
이대원의 ‘온정리 풍경’
유영국의 1957년 작 ‘사람’
CEO 칼럼 [전체보기]
시민 주거안정에서 지역경제 활성화까지
청년 떠나는 지방, 수도권 인구 분산해야
  • 국제신문 골프대회
  • 맘편한 부산
  • 부산국제마라톤
  • BNK생명나눔챌린지
  • 유콘서트
걷고 싶은 부산 그린워킹 홈페이지
국제신문 대관안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