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
부산메디클럽

[데스크시각] ‘3대 펀드 비리’ 철저히 규명해야

  • 박태우 기자 yain@kookje.co.kr
  •  |   입력 : 2023-08-30 19:09:54
  •  |   본지 18면
  • 글자 크기 
  • 글씨 크게
  • 글씨 작게
2011년 새해 벽두 대한민국을 뒤흔든 사태가 발생한다.

금융위원회는 그 해 1월 14일 부동산 프로젝트 파이낸싱(PF) 부실로 경고음이 울리던 저축은행 구조조정을 시작했다. 이어 한 달 뒤인 2월 17일 업계 1위였던 부산저축은행 영업정지를 단행했다. 금융당국과 검찰 수사로 밝혀진 부산저축은행은 그야말로 ‘비리 덩어리’였다. 내부에서 이미 썩을 대로 썩은 상태였다. 광주제일고 동문들이 임원과 감사를 싹쓸이해 자신들의 친·인척들에게 7300억 원을 대출해 줬다. 이 가운데 현재까지 6400억 원이 회수 불가능이다. 또 120개가 넘는 특수목적법인(SPC)을 설립하고 여기에 4조5000억 원이 넘는 대출이 나갔다. SPC 경영진 역시 임원들의 친·인척이 맡았다. 이렇게 부산저축은행 임원들과 친족들은 막대한 돈을 챙겼다. 또 SPC를 이용해 캄보디아 ‘캄코시티’ 등 해외에 수천억 원의 투기성 투자를 했고, 아직도 회수하지 못한 상태다. 피해는 예금주들에게 돌아갔다. 추산 피해자만 3만8000명에 달한다.

당시 부산저축은행 사태는 국민적 공분을 일으켰다. 권세가의 추악한 면모가 함께 드러났기 때문이다. 정치인과 대주주, 지역 유지 등 토호 세력들은 영업정지 전날 밤 대규모로 돈을 빼갔다. 정권 실세가 부산저축은행 경영진의 로비를 받고 이들을 비호한 사실도 밝혀졌다.

13년이 흘렀지만 금융 비리는 반복된다. 금융감독원의 재조사로 전임 정권 시절 벌어진 이른바 ‘3대 펀드’ 사건이 재조명된다. ‘라임·옵티머스·디스커버리 펀드’ 사태다. 라임자산운용이 코스닥 기업들의 전환사채(CB) 불법거래를 통해 부정하게 펀드 수익률을 관리하고 있다는 의혹이 제기돼 2019년 10월 환매가 중단된 것이 라임 사태다. 이로 인해 투자자들이 입은 피해는 1조6000억 원 규모다. ‘단군이래 최대 금융사고’로 불렸다.

옵티머스 사태는 부실 채권이나 펀드 돌려 막기로 1000여 명에게 5600억 원의 피해를 입힌 사건이다. 디스커버리 사태는 2019년 디스커버리 자산운용의 펀드(2562억 원 규모)가 미국 현지 운용사의 법정관리로 환매가 연기되면서 발생했다. 3대 사건 모두 문재인 정권 실세들의 연루설이 파다했다. 당시 여당 핵심 인사의 한 측근은 수사를 받던 중 극단적 선택을 하기도 했다. 하지만 이들 사건에 대한 실체는 제대로 규명되지 않았다는 지적이 많았다.

최근 금감원이 3대 사건을 재조사해 새로운 사실들을 밝혀냈다. 유력 인사에 대한 특혜성 환매가 이뤄졌고, 펀드 투자를 받은 회사에서는 2000억 원 대의 횡령 등이 추가로 적발됐다. 유력자는 손해를 보지 않고, 선의의 피해자만 고통받는 점은 부산저축은행 사태와 닮았다. 2017년부터 2022년 7월까지 환매 중단된 사모펀드 관련 투자자 수는 1만3176명, 판매 잔액은 5조159억 원에 달한다. 절반 가량이 3대 펀드 피해다. 올해 3월 말 기준 현재 금감원에 접수된 사모펀드 분쟁 민원은 총 2604건, 잔류 민원은 총 1055건이다. 환매 중단된 펀드 투자자에 대한 피해 보상 총액은 2조3838억 원. 전체 피해 금액(5조159억 원)의 47.5%에 불과하다.

야권은 금감원이 3대 펀드 사건을 다시 들춘 배경에 정치적 의도가 있다고 의심한다. 내년 총선을 8개월여 앞두고 전 정권 흔들기에 활용하려는 것 아니냐는 것이다. 검찰 출신인 이복현 금감원장이 한동훈 법무부장관과 함께 윤석열 대통령의 최측근 인사로 꼽히는 것도 이런 의심의 배경이다. 이미 검사와 제재 등 행정적 처분이 끝난 사안인데 재검사에 착수한 명분과 근거가 부족하다는 지적도 있다.

금감원이 특혜성 환매를 받았다고 적시한 국회의원이 반발하면서 진실 공방도 벌어진다. 금감원은 부산저축은행 사태를 방치했거나 묵인했다는 오명을 뒤집어썼다. 야권에서는 이번 펀드 재조사와 관련, 금감원을 ‘금융정치원’이라고 비판한다. 천문학적 피해액과 수많은 피해자를 양산하는 금융 비리는 사회적 재난이다. 금감원이 야권의 의심을 해소하고 재조사의 정당성을 확보하는 길은 명확하다. 한 점 의혹 없이 실체를 규명하는 것이다.

박태우 서울경제부장
ⓒ국제신문(www.kookje.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국제신문 뉴스레터
국제신문 네이버 뉴스스탠드 구독하기
국제신문 네이버 구독하기
뭐라노 뉴스

 많이 본 뉴스RSS

  1. 1세계 최대 규모 ‘아르떼뮤지엄’ 영도에 문 열었다
  2. 2“전기차 반등은 온다” 지역 부품업체 뚝심 경영
  3. 3르노 그랑 콜레오스 3495만 원부터…내달 친환경 인증 뒤 9월 인도 시작
  4. 4지역 새마을금고 부실대출 의혹…檢, 1년 넘게 기소 저울질
  5. 5반도체·자동차 ‘수출 쏠림’…부산기업 71% “올해 수출 약세”
  6. 6소설로 써내려간 사부곡…‘광기의 시대’ 부산을 투영하다
  7. 7“한국전쟁 후 가장 많은 이단·사이비 생겨난 부산…안전장치로 피해 막아야”
  8. 8[기고] 허치슨터미널, 우리나라 1호 기록에 도전하다
  9. 9韓 ‘폭로전’사과에도 발칵 뒤집힌 與…‘자폭 전대’ 후폭풍
  10. 10해바라기와 함께 찰칵
  1. 1韓 ‘폭로전’사과에도 발칵 뒤집힌 與…‘자폭 전대’ 후폭풍
  2. 2과기부 장관 후보에 유상임 교수…민주평통 사무처장엔 태영호(종합)
  3. 3이재명 “전쟁 같은 정치서 역할할 것” 김두관 “李, 지선공천 위해 연임하나”
  4. 4채상병 1주기…與 “신속수사 촉구” vs 野 “특검법 꼭 관철”
  5. 5[속보] 군, 대북 확성기 가동…북 오물풍선 살포 맞대응
  6. 6“에어부산 분리매각, 합병에 악영향 없다” 법률 자문 나와
  7. 7우원식 “2026년 개헌 국민투표하자” 尹에 대화 제안
  8. 8이재성 '유튜브 소통' 변성완 '盧정신 계승' 최택용 '친명 띄우기' 박성현 '민생 우선'
  9. 9이승우 부산시의원 대표 발의 '이차전지 육성 조례안' 상임위 통과
  10. 10與 “입법 횡포” 野 “거부권 남발”…제헌절 ‘헌법파괴’ 공방
  1. 1“전기차 반등은 온다” 지역 부품업체 뚝심 경영
  2. 2르노 그랑 콜레오스 3495만 원부터…내달 친환경 인증 뒤 9월 인도 시작
  3. 3반도체·자동차 ‘수출 쏠림’…부산기업 71% “올해 수출 약세”
  4. 4“전기차 2~3년 내 수요 증가로 전환” 공격적 투자 지속키로
  5. 5청약통장 찬밥? 부산 가입자 급감
  6. 6전단지로 홍보, 쇼핑카트 기증…이마트도 전통시장 상생
  7. 7체코 뚫은 K-원전…동남권 원전 생태계 활력 기대감(종합)
  8. 8원전산업 유럽 진출 교두보…일감부족 부울경 기자재 낙수효과 전망
  9. 9부산시-KDB넥스트원 협업…스타트업 5곳 사업자금 지원
  10. 10“부산라이즈센터, 지자체·대학·산업체 소통 최우선”
  1. 1지역 새마을금고 부실대출 의혹…檢, 1년 넘게 기소 저울질
  2. 2종부세 수술로 세수타격 구·군 “지방소비세율 높여 보전을”
  3. 3부산 단설유치원 ‘저녁돌봄’ 전면도입
  4. 4오늘의 날씨- 2024년 7월 19일
  5. 5음식 섭취 어려워 죽으로 연명…치아 치료비 절실
  6. 6부산·울산·경남 늦은 오후까지 비…예상 강수량 30∼80㎜
  7. 7“동성부부 배우자도 건보 피부양자 등록” 대법, 권리 첫 인정
  8. 8해운대구서 사고 후 벤츠 두고 떠난 40대 자수
  9. 9장전1동 지역사회보장협의체, 정성 가득 ‘시원~한입 물김치 지원 사업’ 추진
  10. 10[뭐라노-이거아나] 사이버렉카
  1. 1동의대 문왕식 감독 부임 첫 해부터 헹가래
  2. 2“팬들은 프로다운 부산 아이파크를 원합니다”
  3. 3허미미·김민종, 한국 유도 12년 만에 금 메친다
  4. 4파리 ‘완전히 개방된 대회’ 모토…40개국 경찰이 치안 유지
  5. 5마산제일여고 이효송 국제 골프대회 우승
  6. 6손캡 “난 네 곁에 있어” 황희찬 응원
  7. 7투타서 훨훨 나는 승리 수호신…롯데 용병처럼
  8. 8음바페 8만 명 환호 받으며 레알 입단
  9. 9문체부 ‘홍 감독 선임’ 조사 예고…축구협회 반발
  10. 10결승 투런포 두란, MLB ‘별중의 별’
부산시의회 후반기 출범
예산권 보장 지방의회법 제정 본격화, 행정통합·맑은 물 사업 등 지원 총력
부산시의회 후반기 출범
상임위 7곳 중 6곳이 초선 위원장, 구의회 경험 바탕 ‘전문성’ 기대감
강동묵의 디톡스 [전체보기]
산재보험 60년, 이순(耳順)이기를 바란다
노동자 건강을 위한 국제사회의 경향
강동진의 도시이야기 [전체보기]
더 많이 두들겨 보아야 할 산복도로라는 돌다리
옛 부산세관 복원, 진정한 새로운 전통이 되길
과학에세이 [전체보기]
에어컨의 대명사에 남긴 이름
정부 R&D에서 지역이 소멸되었다
국제칼럼 [전체보기]
윤리가 없는 AI가 만들 ‘위험천만한 세상’
길 들이기와 길 들지 않기
기고 [전체보기]
허치슨터미널, 우리나라 1호 기록에 도전하다
AI의 일상화와 창작
기자수첩 [전체보기]
영화에 대한 열렬한 환호와 예우…‘축제의 궁전’ 품격이 달랐다
김석환의 이미 도착한 미래 [전체보기]
‘위선’ 일망정 ‘공감’과 ‘배려’를 보고 싶다
아직 명당 덕을 덜 본 것일까?
김지윤의 우리음악 이야기 [전체보기]
공존과 양립으로서의 국악 컬래버
디아스포라의 노래 영천아리랑
뉴스와 현장 [전체보기]
좋은 사람 되기
실력·인성 갖춘 축구 ‘레전드’ 정용환이 그립다
도청도설 [전체보기]
부산촬영소 시대
김경문 양상문 롯데
메디칼럼 [전체보기]
진료실에서 만나는 이주노동자들
미래 한국 의료는 어디로
박상현의 끼니 [전체보기]
가마보코에 매료된 조선인
대만과 밀크피시
박지욱의 뇌력이 매력 [전체보기]
뇌력(腦力) 키우기 1원칙 ‘운동’
뇌력(腦力)을 키우는 다섯 가지 비결
사설 [전체보기]
국민대차대조표에 나타난 부산시 쪼그라든 위상
악성 임대인 처벌 강화하도록 규정 개정 시급하다
세상읽기 [전체보기]
산복도로 조망권, 적극적인 미래전략 필요
미세·나노 플라스틱의 끝없는 ‘스텔스 공격’
이상이 칼럼 [전체보기]
건강주치의 제도가 의료 개혁의 핵심인 이유
의대 입학정원 갈등의 올바른 해법
이제명의 오션 드림 [전체보기]
심해 유전 140억 배럴, 영일만과 산유국의 꿈
기회의 바다, 우리네 함장은 어디로 키를 잡을까
이홍의 세상현미경 [전체보기]
푸틴의 행보와 러시아 경제
경제문제가 풀려야 인구문제가 풀린다
인문학 칼럼 [전체보기]
수영에서 ‘역사도시’ 부산을 보다
인문 정신은 언제나 곡선으로 간다
전호환의 두잉세상 [전체보기]
‘나만의 생각’을 길러주려면
한국교육의 새 지평을 여는 IB교육학회 창립
주재민의 명당을 찾아서 [전체보기]
건강과 재물을 얻는 명당아파트
차재원의 정치평설 [전체보기]
‘당원 중심주의’의 함정
비례대표 제도는 죄가 없다
최태호의 와인 한 잔 [전체보기]
호주 와인과 보랏빛 수영장
오페라 와인
하순봉의 음악이야기 [전체보기]
바로크 음악
낭만오페라의 종언! 푸치니
황정수의 그림산책 [전체보기]
‘꽃피는 부산항’에서
처음 보는 ‘무릉도원’
CEO 칼럼 [전체보기]
변화하는 모터쇼와 부산모빌리티쇼의 도전
위기가 기회로!
  • 유콘서트
걷고 싶은 부산 그린워킹 홈페이지
국제신문 대관안내
스토리 박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