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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청도설] 전염 모기 잡는 A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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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나마운하 공사의 최대 난관 중 하나는 전염병 모기였다. 당초 수에즈운하 건설(1859~1869)에 성공했던 프랑스의 레셉스라는 인물이 1881년 민간 회사를 설립해 파나마운하 사업에 나섰다. 하지만 말라리아 모기의 창궐로 인해 노동자 2만2000명이 숨지면서 1889년 공사를 포기하고 말았다. 이후 1900년대 들어 재도전에 나선 미국은 프랑스의 실패를 거울삼아 모기 방제작업부터 벌였다. 그렇게 해서 착공 7년 만인 1914년 파나마운하를 뚫었다.

세계보건기구(WHO)는 ‘지구상에서 인간을 가장 많이 죽이는 동물은 무엇인가’라는 물음에 단연 모기를 지목한다. 그도 그럴 것이 WHO 통계를 보면 모기가 전염시킨 말라리아, 뎅기열, 일본뇌염 등의 질병으로 사망하는 사람이 연간 72만5000명에 이른다. 그 다음 2위인 ‘뱀에 물려서 죽는 사람’(연간 5만 명)과는 비교가 안될 정도로 많다. 인간이 인간을 죽이는 수(연간 47만 명)보다 월등하다.

근래 우리나라에서 모기로 인한 감염병 발생이 크게 늘고 있다. 질병관리청의 최근 발표 자료를 보면, 올해 34주차(8월 20~26일)까지 말라리아 누적 확진자가 574명(국내 발생 522명, 해외 유입 52명)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258명의 두 배를 훌쩍 넘겼다. 아직 9월인데도 2018년(576명) 이후 5년 만의 최다 수준이다. 뎅기열 환자 또한 107명으로 지난해 전체인 103명을 뛰어넘었다. 지난달에는 방글라데시를 찾았던 한국인이 뎅기열로 숨지는 일도 일어났다.

모기는 1억7000만 년 이상 생존해 온 ‘생태계의 최강자’다. 그 비결은 엄청난 번식력과 적응력이다. 게다가 기후변화로 번식력이 더 강해지고 활동범위와 기간도 점점 넓어지는 추세다. 가을 모기가 여름 모기보다 더 독하다는 것은 괜한 얘기가 아니다. 가을철 모기는 산란을 위해 피를 오래 빨기 때문에 물린 부위가 더 가렵고 크게 부을 수도 있다. 우리 속담 중에서 ‘처서가 지나면 모기 입도 삐뚤어진다’는 말은 이미 무색해졌다.

얼마전 질병관리청이 인공지능(AI)으로 감염병 매개 모기를 가려내는 ‘자동 모기분류 장비’를 개발해 이달부터 세계 최초로 현장 적용한다는 소식이다. 지금까진 채집한 모기를 육안과 현미경으로 분류하는데 수일 이상 걸렸다. 하지만 새 장비는 각 모기 종의 발생을 채집지역 및 지점별로 신속 파악할 수 있다고 한다. 전염 모기의 위험성이 날로 커지는 만큼 보건당국의 대응능력도 더욱 향상되어야 하겠다.

구시영 선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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