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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청도설] 21세기 ‘러다이트’

  • 이은정 기자 ejlee@kookje.co.kr
  •  |   입력 : 2023-09-20 19:34:18
  •  |   본지 18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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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뉴욕대 스콧 갤러웨이 교수는 저서 ‘플랫폼 제국의 미래’에서 구글(Google) 아마존(Amazon) 페이스북(Facebook ) 애플( Apple)등 4대 플랫폼 기업을 머리글자를 따 가파(GAFA)로 불렀다. 그는 ‘가파’의 미래를 부정적 시각으로 전망했다. 일본 NHK가 그를 포함한 4인의 석학을 인터뷰해 만든 책 ‘초예측 부의 미래’에서도 갤러웨이 교수는 ‘가파’때문에 고용이 파괴되고 혁신이 가로막힌다고 주장했다.

실제로 플랫폼 제국의 그늘은 독점화와 일자리에서 찾아볼 수 있다. 기술 측면에서 플랫폼 기업은 빅데이터를 실시간으로 쌓아두고, 이와 연관된 서비스를 제공한다. 소비자들은 정보를 많이 주는 곳에 쏠리게 돼 승자독식 현상이 나타난다. 고용 측면에서도 IT 기술 개발로 전통적 일자리가 사라지고 플랫폼 기업은 소수의 일자리만 창출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미국에서 인공지능(AI)이나 로봇, 전기자동차 등 신기술에 반발한 파업이 확산하는 이유다. 19세기 유럽에서 방직기계를 부수며 신기술에 저항한 러다이트 운동이 21세기 기술 반대 파업으로 재연되고 있다. 전미자동차노조(UAW)가 최초로 디트로이트 ‘빅3(GM, 포드, 스텔란티스)’를 상대로 지난 15일 파업에 돌입했다. 이들은 파업 이유로 급여 인상과 근로조건 개선 등을 내세우고 있다. 하지만 실제는 전기차로 산업이 전환하면서 일자리를 잃게 될 것을 두려워한다는 게 전문가 분석이다. 디트로이트 자동차 3사 노조는 주력 차종이 전기차로 바뀌어도 조합원 일자리를 줄여선 안 된다는 조항을 단체협약에 넣기를 요구하고 있다.

미 할리우드 양대 노조 작가조합과 배우·방송인 노조는 영화·TV제작자연맹을 상대로 3개월째 동반 파업을 벌이고 있다. 배우들은 AI가 만든 캐릭터로 역할이 대체되고 작가들은 AI가 대본을 만들게 되면서 직업을 잃을 위기에 처해있기 때문이다. 또 2021년 미 스타벅스에서 50년 만에 노조가 결성된 배경에도 기술 개발의 산물인 모바일 주문 폭증이 있다.

지난달 파업을 예고하며 사측을 압박했던 현대자동차 노조가 지난 18일 임금·단체협약 교섭을 타결했다. 기본급 11만1000원 인상, 성과금 300%+800만 원 지급 등 잠정합의안은 다른 직장인의 부러움을 살 만하다. 하지만 전기차로 전환되는 자동차업계 변화에 위기감을 나타내는 미국과 달리 현대차 노조가 근시안적이라는 비판도 나온다. 노조가 작은 이익보다는 전기차 전환 등 회사의 미래 먹거리 확보에 힘을 보태라는 뜻일게다.

이은정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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