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지스(Aegis)는 그리스 신화에서 제우스가 그의 딸 아테나(군사를 담당하는 여신)에게 준 방패다. 미국 해군이 구축한 군함용 통합 전투 체제(이지스 시스템)도 그 이름을 빌렸다. 최초의 이지스 시스템 탑재 군함은 1983년 취역한 ‘이지스 순양함 타이콘데로가호’다. 이지스함은 동시에 최고 200개의 목표를 탐지·추적하고, 그 중 24곳을 한꺼번에 공격할 수 있다. 현대 해전에서 가공할 위력을 지닌 함정이다. 대한민국에서는 2007년 취역한 세종대왕함이 이지스 시스템을 갖추고 있다.
국내 프로 스포츠계에서는 KCC가 ‘이지스’를 팀 이름으로 사용하고 있다. 10개 남자 프로농구단 가운데 자금력이 가장 좋다고 소문난 KCC이지스는 매 시즌 공격적인 투자로 최강 구단으로 군림하고 있다. KCC이지스 전신은 1978년 3월 창단한 현대중공업 실업 농구단이다. 이후 현대전자 실업 농구단, 대전 현대 다이냇, 대전 현대 걸리버스 등으로 구단 명칭이 달라졌다. 1983년 출범한 농구대잔치 시대에는 삼성전자(서울 삼성 썬더스)와 함께 한국 농구를 대표하는 양대 구단으로 명성이 자자했다. 1997년 시작한 프로농구 출범 뒤에는 막강한 공격력을 바탕으로 흥행을 이끌었다.
2001년 현대전자 자금난을 이유로 금강고려화학(현 KCC)이 인수한 이 구단은 전북 전주를 연고지로 한 ‘전주KCC이지스’로 재탄생했다. 정규 시즌과 챔피언 결정전 각각 5회 우승 경력의 명문 구단으로 자리매김했다.
이 농구단은 25일 ‘부산KCC이지스’로 거듭난다. 이날 오후 사직실내체육관에서 농구단 관계자가 부산시와 연고지 협약을 체결한다. 부산 시민과 농구팬들에게 ‘부산시대’를 공식 선언하는 자리다. 대전(1997~2001년·홈구장 충무체육관) 전주(2001~2023년·전주실내체육관)에 이어 부산(사직실내체육관)에 새롭게 둥지를 트는 것이다.
한때 ‘부산 기아엔터프라이즈’(울산 현대모비스 피버스·2001년 이전) 연고지였던 부산이 다시 남자 프로농구단을 둔 도시가 됐다. 전국 유일의 남녀 농구단 보유 지역도 된다. 부산KCC이지스와 BNK 썸 여자농구단은 사직실내체육관을 함께 홈구장으로 사용하기로 했다. 새로운 홈구장 개막전은 다음 달 22일 열린다.
부산KCC이지스는 ‘리바운드로 Jump UP 농구로 다시 뛰는 부산’을 비전으로 내세웠다. 축구 야구 농구 3대 인기 프로스포츠 구단이 모두 활동하는 부산에서 가공할 위력의 ‘이지스급 활약’을 기대한다.
강춘진 수석논설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