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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청도설] 공동 성지 알아크사

  • 강춘진 기자 choonjin@kookje.co.kr
  •  |   입력 : 2023-10-10 18:47:21
  •  |   본지 18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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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가 지난 7일 이스라엘을 공격하던 날은 유대교 안식일이었다. 하마스는 수천 발의 로켓을 쏘고 무장대원 수십 명을 이스라엘에 침투시키는 과정에 육지 공중 가리지 않고 여러 루트를 이용했다. 로켓은 물론 동력 패러글라이더, 드론 등이 홍수처럼 한꺼번에 밀려온 기습작전에 이스라엘은 전쟁을 선언했다.

하마스는 이번 공격은 “알아크사에 대한 (이스라엘의) 적대 행위 때문”이라고 했다. 작전명은 ‘알아크사 홍수’. 자연스럽게 알아크사가 어떤 곳인지 주목하게 된다.

동예루살렘 성지 밀집 지역인 옛 시가지 내에 있는 이곳(14만4000㎡)은 이슬람교와 유대교 및 기독교 모두 중요한 성지로 여긴다. 이슬람교도에게는 ‘고귀한 성소’로, 유대인에게는 ‘성전산’으로 각각 불린다. 이슬람에게는 예언자 무함마드가 승천한 장소로 알려져 메카와 메디나에 이어 세 번째 성지로 꼽힌다. 유대인 조상인 아브라함이 아들 이삭을 야훼(하나님)에게 바치려던 장소로 서기 70년 로마군에 의해 파괴된 솔로몬 성전도 있었다. 예수가 십자가를 지고 고행의 길을 걸은 골고다 언덕과 예수의 무덤도 있어 기독교 성지이기도 하다. 이들 종교의 공동 성지인 셈이다.

이곳에는 이슬람이 예루살렘을 함락한 뒤 7~8세기에 걸쳐 세워진 ‘알아크사 모스크(가장 멀리 떨어진 사원)’가 있다. 유대인 등 비무슬림 방문객은 정해진 시간대 특정 구역을 찾을 수 있지만, 경내에서 기도는 이슬람교도에게만 허락된다. 유대인들은 로마군이 솔로몬 성전을 파괴하면서 남겨둔 서쪽 벽(통곡의 벽)에서 기도한다.

특별한 종교적 배경은 오랜 세월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충돌의 뇌관으로 작용했다. ‘종교적 도발’이 수시로 일어나 수많은 사상자가 발생했다. 가장 최근에는 유대교 축일이 시작된 지난 4월 5일 이스라엘군이 섬광 수류탄과 스펀지 총알을 발사하면서 모스크를 급습했다. 당시 수십 명의 무슬림교도가 다쳤다. 공동 성지에는 항상 팽팽한 긴장감이 감돈다.

하마스와 이스라엘 교전 이후 10일(현지시간) 현재 양측에서 1600여 명의 사망자가 나왔다. 하마스는 100여 명의 민간인 인질을 이스라엘 공습이나 지상군 투입 억제를 위한 ‘인간 방패’로 활용하겠다고 했다. 이슬람교와 유대교가 동시에 숭배하는 성지를 작전명으로 쓴 도발이 참혹한 결과를 낳을지 모를 일이다. 근본적으로 종교적인 문제를 원인으로 내세워 선량한 사람도 죽어나가는 전쟁을 서슴지 않았다는 게 경악스럽다.

강춘진 수석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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