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
부산메디클럽

[국제칼럼] 신설 공연장 채울 ‘부산판 콘텐츠’는

‘금단의 공간’ 상징 건축물…오페라하우스·콘서트홀

명품 무대 풍성하게 꾸밀 인적·운영 조직 인프라는 시설 완공 전 마무리해야

  • 강춘진 기자 choonjin@kookje.co.kr
  •  |   입력 : 2023-10-23 19:31:55
  •  |   본지 23면
  • 글자 크기 
  • 글씨 크게
  • 글씨 작게
항만 매립지와 옛 주한미군 군영(캠프 하야리야·현 부산시민공원)에 건립 중인 두 개의 공연장 이름이 최근 확정됐다. 출발 당시에는 부산오페라하우스와 부산국제아트센터였던 시설 명칭이 각각 ‘부산오페라하우스’, ‘부산콘서트홀’로 정해졌다. 부산시가 지난 3월부터 시민 의견 수렴 과정을 통해 각 3개의 후보작을 선정한 뒤 문화계 의견과 전 국민 온·오프라인 설문조사를 바탕으로 결정했다. 이름을 두고 시비를 벌일 때는 아니다. 잘 짓고 잘 운영하는 문제를 고민해야 한다.

부산시민공원에 조성 중인 부산콘서트홀은 현재 공정률 56%로 2025년 개관 예정이다. 북항재개발지구 내 해양문화지구에 들어설 부산오페라하우스는 공정률 40%로 2026년 개관을 목표로 하고 있다. 이 중 부산오페라하우스는 설계 및 공법 문제로 적지 않은 잡음이 있었다. 이제는 순조로운 건설이 필요하다. 늦었더라도 다시 잡은 개관 시점에 제 모습을 드러내 부산의 문화 품격을 높이는 역할을 하는 것이 중요하다.

돌이켜보면 부산 공연 인프라는 부산시민회관 건립을 기점으로 비약적인 발전을 했다. 그전까지 부산 공연장 사정은 열악하기 짝이 없었다. 공연 분야 종사자들은 객석 조명 음향 등을 제대로 갖춘 무대가 절대 부족해 학교 강당이나 다방을 전전했다. 1973년 10월 대극장과 소극장, 전시실을 갖춘 시설 개관을 ‘부산 문화계 전환점’으로 여기는 시각이 많은 이유다. 부산시민회관을 중심으로 동구 범일동 주변은 문화예술인들이 모여 열정을 불태우는 장소였다. 사람들의 발길도 이어졌다.

그리고 1988년 부산문화회관 대극장 개관에 이어 일선 기초자치단체들도 잇따라 문예회관 이름으로 공연장을 세웠다. 2008년에는 문화체육관광부 국립국악원 소속 국립부산국악원까지 개원됐다. 지난 50년간 부산에는 국립, 시립, 구·군립 공연시설의 ‘양적 성장’이 지속적으로 이뤄진 셈이다. 관객 눈높이를 충족시키는 공연문화의 ‘질적 성장’은 별도로 따져보면 된다.

부산오페라하우스와 부산콘서트홀은 ‘금단의 공간’이었던 곳에 세워진다. 오랜 시간 사람이 근접할 수 없었다. 그동안 건립된 종전 시설과 비교해 역사적 배경이나 의미 면에서 차원을 달리한다는 해석이 가능하다. 우리나라 최대 항구가 바다에서 땅으로 변한 공간에 둥지를 트는 부산오페라하우스는 부두 화물 대신 사람을 모으는 항만 재개발의 상징 건축물로 봐도 무방하다. 부산콘서트홀 건립지역은 특별한 역사가 있다. 일제강점기 일본 경마장(서면경마장)으로 쓰이다 1950년 한국전쟁 이후 미군 부산사령부 기지로 바꿨던 부지로, 캠프 하야리야가 2006년 8월 공식 폐쇄되기까지 시민 접근이 허락되지 않았다. 2010년 12월 정식 반환되면서 ‘우리 땅’으로 거듭난 곳을 당당히 차지한 부산콘서트홀은 ‘기억 문화 즐거움 자연 참여’ 다섯 가지 테마로 구성된 도심 공원의 명품 건축물이다.

누구나 ‘출입 금지 구역’으로 받아들였던 바다 위와 미군 기지를 자유롭게 오갈 수 있게 됐다는 것은 공간 확장을 의미한다. 이를 시민 삶의 질을 높이는 인프라 확충에 활용한 것은 높이 평가할 만하다. 풍요로운 문화도시 부산을 만드는 기초 작업이다. 이제는 건축물에 생명력을 불어넣을 작업이 요구된다.

시도 이들 공연장 개관 준비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우선 지난 7월 1일 자로 부산오페라하우스와 부산콘서트홀을 아우르는 ‘부산시립공연장 예술감독’으로 정명훈 지휘자를 임명했다. 이어 오는 12월까지 상징(CI)과 브랜드 슬로건(BI) 디자인(안)을 도출하고, 로고·서체·캐릭터 등 응용디자인과 프로모션 상품을 개발할 계획이다. 홍보·마케팅에 활용하기 위함이다. 절실한 것은 또 있다. 무대공연이 끊임없이 이어지게 할 토대를 미리 다지는 작업이다.

부산시민회관을 비롯해 앞서 건립된 각종 시설이 바탕이 돼 공연예술 수준이 향상되고 시민 문화 향유 폭도 넓어졌다. 세월이 흐르면서 문화적 다양성을 충족시킬 인프라가 더 추가될 필요성이 나오는 것은 자연스럽다.

시대 상황에 부합하는 새 공연장을 양질의 좋은 작품으로 채우는 것은 당연하다. 하지만 부산의 인적 인프라가 빈약해 외국이나 수도권 유명 작품을 주로 채운다면 바람직하지 않다. 능력과 예술적 감각을 겸비한 공연예술인 육성 작업을 서둘러야 한다. 공연장 운영 및 기획조직의 공공성과 전문성 확보 방안도 함께 검토할 일이다. 지금부터 준비한다면 각별한 의미의 두 공연장 가동 시점이 21세기 ‘부산 문화계 전환점’으로 기록될 것이다.

문화시설을 세우는 작업 못지 않게 내용을 알차게 채울 수 있는 환경 조성도 중요하다. 행정당국과 문화계 인사들의 선제적인 대응을 바란다.

강춘진 수석논설위원
ⓒ국제신문(www.kookje.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국제신문 뉴스레터
국제신문 네이버 뉴스스탠드 구독하기
국제신문 네이버 구독하기
뭐라노 뉴스

 많이 본 뉴스RSS

  1. 1가덕신공항 여객터미널 설계, ‘희림종합건축사사무소’가 맡는다
  2. 2한한령 풀리나 했는데... 8년 만의 中 공연, 3주 앞두고 취소
  3. 322일 부산, 울산, 경남 강한 장맛비... 강풍, 풍랑 주의
  4. 4울산 남구 불소 공장서 폭발사고…인명·화재 피해 없어
  5. 5부지 96% 확보하고도 해운대 주상복합 4년째 미착공 왜
  6. 6산복도로 빈집 6000채 쓸모, 부산 5개區 머리 맞댄다
  7. 7부산 문현금융단지·북항, 기회발전특구 지정(종합)
  8. 8롯데 지시완 최설우 김서진 전격 방출 통보
  9. 9[뉴스 분석] 공급 부족 서울아파트 ‘꿈틀’…경기 불확실 부산은 ‘눈치만’
  10. 10세계인 사로잡은, 시그니엘 오션뷰
  1. 1한동훈 23일 출사표…부산 국힘 의원 ‘어대한’에 동상이몽
  2. 2박수영 ‘국쫌만’ 22일 200회…남구민 민원 ‘훌훌’
  3. 3환경부 신임 차관 이병화, 고용부 신임 차관 김민석, 특허청장엔 김완기 내정
  4. 4‘지방소멸 대응’ 지자체 펀드 허용한다
  5. 5“전쟁상태 처하면 지체없이 군사 원조” 한반도 유사시 러 개입 시사
  6. 6‘尹 거부’ 노란봉투법·양곡법…야권, 상임위 상정
  7. 7원희룡, 與 당 대표 출마…윤상현은 21일 공식선언
  8. 8[속보]“무의미한 도전”…유승민, 與대표 경선 불출마
  9. 9“수출입·중기銀도 이전을” 이성권 부산금융거점화法 발의
  10. 10아빠 출산휴가 10→20일…男 육아휴직률 50% 목표
  1. 1가덕신공항 여객터미널 설계, ‘희림종합건축사사무소’가 맡는다
  2. 2부산 문현금융단지·북항, 기회발전특구 지정(종합)
  3. 3[뉴스 분석] 공급 부족 서울아파트 ‘꿈틀’…경기 불확실 부산은 ‘눈치만’
  4. 4세계인 사로잡은, 시그니엘 오션뷰
  5. 5대왕고래 프로젝트 첫 전략회의…산업장관 "기업투자 반드시 필요"
  6. 6HJ중공업 6000억대 수주 성공…7900TEU급 친환경 컨선 4척
  7. 7정부, 부산 영도구 ‘지역 특화 먹거리 개발’에 국비 50억 원 지원
  8. 821일 부산중기인 대회…금탑 최금식·철탑 이민석 훈장
  9. 9부산관광 바람 불어라…中 상하이서 로드쇼 열린다
  10. 101조 민자유치 2만여 명 고용 기대…금융중심 산업으로 재편
  1. 122일 부산, 울산, 경남 강한 장맛비... 강풍, 풍랑 주의
  2. 2울산 남구 불소 공장서 폭발사고…인명·화재 피해 없어
  3. 3부지 96% 확보하고도 해운대 주상복합 4년째 미착공 왜
  4. 4산복도로 빈집 6000채 쓸모, 부산 5개區 머리 맞댄다
  5. 5부산 글로벌허브, 두바이에서 배우다
  6. 6밀양 공기업, 성폭행 사건 가해자 사직 처리…신상공개 고소는 109건으로 늘어
  7. 7때이른 더위 ‘자연발화 주의보’…폐가구 속 배터리팩 폭발 사고
  8. 8‘밀수대부’ 부산구치소 수감중 사망
  9. 9범의료계 휴진 논의 특위 구성…환자단체 “외국의사 투입” 정부 공청회 요청
  10. 10모로코行 마약 부산항으로 ‘배달사고’
  1. 1롯데 지시완 최설우 김서진 전격 방출 통보
  2. 2김태형 감독의 승부수…“선발투수 한명 불펜 기용”
  3. 3태권도 큰 별 박수남 별세, 향년 77세…유럽서 활동
  4. 4BNK 이소희·안혜지 농구대표팀 승선
  5. 5전차군단 독일 헝가리 꺾고 16강 선착
  6. 6머리, 올림픽·윔블던 출전 불투명
  7. 7한국 U-20 여자핸드볼 서전장식
  8. 8전미르 마저 2군…롯데 1순위 입단선수 얼굴보기 힘드네
  9. 9축구협회 대표팀 감독후보 평가, 5명 내외 압축
  10. 10북한 파리올림픽 6개 종목 14장 확보
우리은행
후보가 후보에게 묻는다
부산 서동
4·10 총선 지역 핫이슈
원도심 숙원 고도제한
강동묵의 디톡스 [전체보기]
노동자 건강을 위한 국제사회의 경향
소규모사업장 중처법, 투약 중단이 필요한가?
강동진의 도시이야기 [전체보기]
더 많이 두들겨 보아야 할 산복도로라는 돌다리
옛 부산세관 복원, 진정한 새로운 전통이 되길
과학에세이 [전체보기]
연대(連帶)의 중요성과 과학자의 역할
준설, 유일한 치수대책은 아니다
국제칼럼 [전체보기]
‘3요’와 칸 레드카펫을 빛낸 조연들
AI시대 유토피아? 디스토피아?
기고 [전체보기]
‘남북호’, 부산항의 헤리티지와 원양산업 미래
갑진년 김해시의 ‘값진 주민과의 대화’
기자수첩 [전체보기]
영화에 대한 열렬한 환호와 예우…‘축제의 궁전’ 품격이 달랐다
영화의전당 대표 연임…소통 외치는 현장에 귀 기울여야
김석환의 이미 도착한 미래 [전체보기]
아직 명당 덕을 덜 본 것일까?
노무현이 옳았다
김용석의 시사탐방 [전체보기]
신문은 살아 있고, 칼럼은 말을 건다
김지윤의 우리음악 이야기 [전체보기]
공존과 양립으로서의 국악 컬래버
디아스포라의 노래 영천아리랑
뉴스와 현장 [전체보기]
‘천덕꾸러기’ 북항재개발 이대로는 안된다
소통을 이기는 무기는 없다
데스크시각 [전체보기]
가덕신공항과 박형준의 정치적 미래
도청도설 [전체보기]
‘디지털 치료 허브’ 부산
쿠팡의 분풀이
메디칼럼 [전체보기]
일하는 사람의 1차 의료, 근로자 건강진단
100세시대의 건강관리법
박상현의 끼니 [전체보기]
대만과 밀크피시
조식전쟁
박지욱의 뇌력이 매력 [전체보기]
뇌력(腦力)을 키우는 다섯 가지 비결
뇌, 팩트 체크!
사설 [전체보기]
기회발전특구 지정 ‘글로벌금융허브 부산’ 마중물로
반대 커지는 구덕운동장 재개발 이대로 갈 건가
세상읽기 [전체보기]
포위된 정치, 제22대 국회에 대한 기대
‘고립주의’ 미국, 돌아온 ‘정글’…한반도 해법은
이상이 칼럼 [전체보기]
건강주치의 제도가 의료 개혁의 핵심인 이유
의대 입학정원 갈등의 올바른 해법
이제명의 오션 드림 [전체보기]
기회의 바다, 우리네 함장은 어디로 키를 잡을까
부산항, 글로벌 물류 허브 플러스 알파
이해인 수녀 '기도의 창가에서' [전체보기]
12월의 기도편지
이홍의 세상현미경 [전체보기]
푸틴의 행보와 러시아 경제
경제문제가 풀려야 인구문제가 풀린다
인문학 칼럼 [전체보기]
인문 정신은 언제나 곡선으로 간다
호모 사피엔스의 바다
전호환의 두잉세상 [전체보기]
‘나만의 생각’을 길러주려면
한국교육의 새 지평을 여는 IB교육학회 창립
차재원의 정치평설 [전체보기]
‘당원 중심주의’의 함정
비례대표 제도는 죄가 없다
최태호의 와인 한 잔 [전체보기]
오페라 와인
와인이란
하순봉의 음악이야기 [전체보기]
바로크 음악
낭만오페라의 종언! 푸치니
황정수의 그림산책 [전체보기]
‘꽃피는 부산항’에서
처음 보는 ‘무릉도원’
CEO 칼럼 [전체보기]
가덕도신공항 경제권
우리는 역사적 사명을 띠고 태어났다
  • 유콘서트
  • 국제크루즈아카데미
걷고 싶은 부산 그린워킹 홈페이지
국제신문 대관안내
스토리 박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