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지난해 초대형 탁자로 유명세를 치른 적이 있다. 크렘린궁을 찾은 서방 정상과 5m 길이 타원형 테이블을 사이에 두고 회담을 하면서 이목을 집중시켰다.
긴 탁자는 지난해 2월 7일 프랑스 에마뉘엘 마크롱 대통령과 회담하는 자리에 처음 등장했다. 두 정상은 5m 거리를 사이에 두고 마주 앉아 5시간에 걸친 긴 회담을 가졌다. 회담 내용보다는 ‘푸틴 탁자’에 관심이 쏠렸다. 이후 일주일 만에 독일 올라프 숄츠 총리와의 회담에서도 이 탁자가 또 등장하자 많은 억측을 자아냈다.
일단 권력 과시 의도였다는 분석이 나왔다. 이보다 더 설득력을 얻는 것은 건강 이상설이었다. 신체상 드러나는 이상 증세를 상대가 눈치 채지 못하도록 하고자 멀리 떨어져 앉았다는 추정이다. 러시아 당국은 코로나19 방역 때문이었다는 해명을 내놓았다.
푸틴 대통령이 지난해 4월 공개된 TV 영상에서 구부정하게 앉아 탁자 모서리를 오른손으로 꽉 붙들고 한시도 손을 떼지 앉은 모습을 보여 건강에 문제가 생겼다는 말이 또 나돌았다. 일부 전문가는 떨리는 손을 감추려 테이블을 잡고 있었다며 초기 파킨슨병을 앓고 있다는 ‘진단’까지 했다.
그 뒤에도 푸틴 대통령은 아스퍼거 증후군, 오만 증후군, 갑상선 관련 질병 등 여러 건강 이상설에 시달렸다. 푸틴 대통령 대역설과 목 부분이 눈에 띄게 부은 게 주목된다는 주장도 제기됐다. 그때마다 크렘린궁은 “대통령은 열심히 일하고 있고 정신 상태는 정상적”이라고 반박했다.
지난 7일 71번째 생일을 맞은 푸틴 대통령은 이달에만 키르기스스탄과 중국 두 차례 해외 방문에 나서 ‘건재함’을 과시했다. 하지만 최근 또다시 그의 건강 문제가 불거졌다.
‘제너럴SVR’ 텔레그램 채널은 푸틴 대통령이 지난 22일 밤 심정지를 일으켰으며, 의료진의 소생술을 받은 뒤 관저 내 특별 중환자실에서 의식을 되찾았다고 주장했다. 외신은 주요 뉴스로 다뤘다. 크렘링궁은 ‘가짜 뉴스’라며 부인하고 푸틴 대통령이 집무실에서 탁자에 앉아 문서를 살피는 모습이 담긴 사진을 공개했다. “이 뉴스에 웃음만 나올 뿐”이라고 했다.
사실 그가 어떤 질병을 앓고 있는지 정확하게 확인된 정보는 없다. 전 세계 지도자 중 ‘스트롱 맨’을 대표하는 푸틴 대통령의 건강에 대한 의혹은 앞으로도 계속 제기될 것으로 보인다. 관심이 쏠리는 뉴스이기도 하다. 고립되고 불안한 지도자의 숙명인 셈이다.
강춘진 수석논설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