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
부산메디클럽

[데스크시각] AI의 질주, ‘진짜’의 위기

  • 이선정 기자 sjlee@kookje.co.kr
  •  |   입력 : 2023-12-13 19:47:18
  •  |   본지 18면
  • 글자 크기 
  • 글씨 크게
  • 글씨 작게
지난달 서울에서 열린 한국신문방송편집인협회 주최의 ‘한·일·중 국제 언론문화 교류’ 언론간부 세미나에 참석했다. 주요 주제는 ‘생성형 인공지능(AI) 시대 3국 협력 증진을 위한 미디어 대응 전략’. 챗GPT로 대변되는 생성형 AI 등장으로 급변하는 미디어 환경에 전통매체 기자들은 어떻게 대응해야 하느냐를 두고 열띤 논의가 오갔다.

불과 1년 전인 작년 11월 30일 등장한 챗GPT로 우리 삶은 혁명적인 전환 속에 놓였다. 언론 환경에도 큰 변화가 생겼다. 일부 매체가 생성형 AI를 도구로 콘텐츠를 자동 생산하는가 하면 일선 기자들은 번역, 제목 뽑기, 사례 찾기 등에 적극적으로 챗GPT 등을 활용하는 중이다. 중국 신화통신은 주제 선정 및 기획, 정보 수집, 모바일 뉴스 보도 등에 사용되는 AI 도구를 약 200개 출시한 데 이어 알리바바 바이두 같은 기업과 기술협업하고 AI 합성 앵커를 출시하는 등 3국 중에서 가장 활발하게 생성형 AI를 뉴스 콘텐츠 제작에 활용하는 사례를 이 자리에서 소개했다.

기사 작성에 든든한 ‘비서’ 역할을 하기도 하지만 생성형 AI가 생산하는 뉴스의 부작용도 만만치 않다. 대표적인 게 가짜뉴스다. 최근 나돈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의 가짜 동영상이나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의 체포 장면 등은 이미지나 음성을 따와 이어 붙이고 조작해 만든 가짜 AI 뉴스다. 웃어넘길 수만은 없는 게, 가짜 AI 뉴스들이 쌓이다 보면 이 자체가 하나의 거대한 입력값이 되어 가짜뉴스를 재생산하는 악순환을 만들 수 있기 때문이다. 일본에서도 생성형 AI에 의한 가짜뉴스가 심각한 사회문제가 되자 언론계가 AI가 만든 ‘가짜’가 아닌 기자가 작성한 ‘진짜’ 기사를 인증하는 제도를 추진하고 있다는 일본 요미우리신문 측의 발제가 인상적이었다. 각 기사에 전자 식별자를 활용, 출처나 발신자를 명시하는 ‘원작자 프로파일(Originator Profile·OP)’ 제도를 도입한다는 내용이다. 다시 말해 기사에 일종의 ‘워터마크’를 찍어 정보의 진위를 밝히겠다는 의도다.

3국 기자들과 함께 세미나를 경청하면서 1년 만에 미디어 환경을 급변하게 만든 생성형 AI의 파괴력에 놀랐는데, 얼마 되지 않아 더 충격적인 일이 발생했다. ‘챗GPT의 아버지’인 오픈AI CEO 샘 올트먼이 이사회에 의해 해임됐다가 닷새 만에 오픈AI로 복귀하는 사태가 벌어진 것이다. 올트먼이 애초 해임된 건 AI의 위험성을 지적하며 개발에 속도를 조절해야 한다는 이사회의 경고를 제대로 듣지 않았다는 이유에서인데, 이사회의 참패로 귀결됐다. 기술이 강력해지면 AI가 언젠가는 인류를 멸망시킬 수 있다는 우려가 있으니 개발을 경계하고 속도를 조절해야 한다는 신중론이 결국 개발론에 무릎을 꿇게 된 셈이다. 오픈AI가 올트먼의 해임 사태로 주춤하던 사이 ‘대항마’ 구글은 시야 인식 능력을 갖춘 차세대 AI ‘제미나이’를 전격 발표하며 개발 경쟁에 불을 댕겼다. 높은 AI 밸류에이션(가치평가)에 이제는 ‘수익 창출’로 답해야 한다는 시장의 압박이 가세하면서 생성형 AI의 개발 속도는 가속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 됐다.

고삐 풀린 범용적 인공지능(AGI) 개발의 전장에서, 이 속도대로라면 불과 1년 만에 빠르게 상용화에 성공한 생성형 AI가 1년 뒤에는 어떤 모습으로 변해 있을지, 언론을 넘어 사회 전반은 또 AI에 어떻게 잠식당할지 솔직히 두렵다. 유럽연합(EU)의 ‘AI 법’ 도입 등 생성형 AI 기술의 위험에 대비한 각국의 규제 발걸음도 빨라졌다. 지난달 미국 중국 EU 등 주요국은 고도의 능력을 갖춘 프런티어 AI가 잠재적 파국을 초래할 수 있으므로 위험 대응에 각국이 협력해야 한다는 내용의 ‘블레츨리 선언’을 하기도 했다.

이러한 기술개발에 대한 규제가 속도를 조금 늦출 수는 있어도 방향을 바꾸지는 못할 듯하다. 탈(脫) 진짜 시대, 가짜와 진짜의 주객전도, 기계가 사람을 위협할 수 있는 기술 폭주의 시대에 가장 중요한 건 진짜라는 중심을 지키는 일일 것이다. 미국의 유명 사전 출판사 메리엄웹스터가 선정한 올해의 단어도 ‘진짜의’라는 뜻의 ‘Authentic’이었다.

이선정 경제부장
ⓒ국제신문(www.kookje.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국제신문 뉴스레터
국제신문 네이버 뉴스스탠드 구독하기
국제신문 네이버 구독하기
뭐라노 뉴스

 많이 본 뉴스RSS

  1. 1경남 9곳, 1인당 월 15만 원 농어촌 기본소득 쟁탈전
  2. 2‘국민아버지’ 배우 최불암 떠나보내며
  3. 3영도 포차거리 해상추락 잇따르자 뒷북 안전조치
  4. 4‘김해공항 최장노선’ 두바이 직항 내년 열린다
  5. 5[사설] 가덕도신공항 착공 늦춘 정부, 공사비 증액 확약하라
  6. 6창원문화복합타운 매각 불발
  7. 7“지방주도 성장 33조 투자…공공기관 이전 내년 착수”
  8. 8정파·지역도 초월…‘국제신문 회생’ 국회 팔 걷었다
  9. 9모집 공고만 15차례…부산 보건소도 ‘의느님’ 모시기 진땀
  10. 10부산 매출 1위 ‘본사 이전’ HMM…전국 매출 1000대 기업 부산 31곳
  1. 1“지방주도 성장 33조 투자…공공기관 이전 내년 착수”
  2. 2정파·지역도 초월…‘국제신문 회생’ 국회 팔 걷었다
  3. 3국힘 “가덕 건설 의지 없는 정부…공사비 증액 확약해야”
  4. 4민주, 5일 조희대 국조요구서 보고…국힘 “탄핵 역풍 맞을까 질질 끌어”
  5. 5정치권 “능인선원 경영능력 불합격…국제신문 회생 동의를”
  6. 6이해충돌 빗장 풀려는 시의회…“사익추구” vs “전문성 강화”
  7. 7북한 해커들, 바이낸스서 탈취한 자금 '2차 세탁' 중
  8. 8[속보] 北김여정, 바이낸스 사태에 "美 정치적 도발…예의주시"
  9. 9국힘 새 당무감사위원장 양준모 교수
  10. 10李대통령 부부 등 순방단 명단 개인정보 유출 경찰 내사 착수
  1. 1부산 매출 1위 ‘본사 이전’ HMM…전국 매출 1000대 기업 부산 31곳
  2. 2‘창업도시 600억’ 품어라…부산, 해양·금융 앞세워 총력
  3. 3주식 팔면 다음날 돈 받는다…증권시장 결제주기 하루 단축
  4. 4호반, 한진칼 최대주주 기업결합 신고
  5. 5K-팝 열풍 타고 부산관광 키운다…한류산업 진흥 조례 추진
  6. 6“올해 북극항로 이용 150척…역대 최다 전망”
  7. 7“9증9포 독보적 특허 ‘명품 홍삼’…글로벌 1위 도전”
  8. 8[뭐라노] ‘김해공항 최장노선’…두바이 직항 내년 열린다
  9. 911월 제철 삼치·가리비 맛보세요
  10. 10[한 손 뉴스] 부산·통영 ‘환경교육도시’로…특화 환경교육 행·재정 지원(종합)
  1. 1경남 9곳, 1인당 월 15만 원 농어촌 기본소득 쟁탈전
  2. 2영도 포차거리 해상추락 잇따르자 뒷북 안전조치
  3. 3‘김해공항 최장노선’ 두바이 직항 내년 열린다
  4. 4창원문화복합타운 매각 불발
  5. 5모집 공고만 15차례…부산 보건소도 ‘의느님’ 모시기 진땀
  6. 6[뭐라노]영도 포차거리 해상추락 잇따르자…뒷북 안전펜스
  7. 7[속보]李 정부 초대 공소청 수장 후보자 3인 압축 전망
  8. 8국제사우회 “지광 손 뗄 때까지 함께 싸울 것”
  9. 9인니 선원 모텔 감금 혐의 경호원들 송치(종합)
  10. 10김해, 동아시아 람사르지역센터 유치
  1. 1김지율, 고교 최동원상 수상…부산고 하현승 아쉽게 고배
  2. 2BNK 개막전 첫 승…두터워진 선수층 빛났다
  3. 3박항서 향해 “김치맨”…태국 관중들 인종차별
  4. 4체력 비축한 마법사, 타선 폭발한 사자…누가 웃을까
  5. 5[뭐라노] 롯데가 스마트 야구를?
  6. 6단거리 최강馬 위너클리어 짜릿한 역전승…국제신문배 우승
  7. 7“실책·기복 없어야 강팀…거인 맞춤 훈련 강화할 것”
  8. 8“좋은 젊은 피 많아…잠재력 극대화”
  9. 9삼성, KIA 6-1 꺾고 2년 만에 한국시리즈 진출
  10. 10BNK, 여자농구 개막전 ‘디펜딩챔프’ KB 완파
우리은행
주민자치 모범현장 가다
‘주민대표’가 건축 세부사항까지 의견…지방의회 심사 반영
10대 부산시의회 상임위 들여다보기
“학교 통폐합 지역 맞춤형으로 접근”
강동진의 도시이야기 [전체보기]
바흐를 찾아간 나, 한국을 꿈꾸는 그녀
세계유산위원회, 부산의 시간을 세계와 나누다
경제프리즘 [전체보기]
소비 아닌 문화 생산 주체 오페라하우스
한국 갯벌의 2단계 확대 등재 의미
과학에세이 [전체보기]
코뿔소 없음과 진공
지역이 기획, 국가가 지원하는 R&D 시대 열자
국제칼럼 [전체보기]
국조 대상은 조희대가 아니라 증시 참사다
개·고양이 학대는 이제 그만
기고 [전체보기]
‘성범죄 취업제한’의 사각지대
‘2028 세계디자인수도 부산’의 과제
기자수첩 [전체보기]
금고 이사장 전횡, 지금도 진행중
엘리트 자평해온 市 공무원…생중계 회의서 능력 입증을
김준희의 클래식 인사이트 [전체보기]
세레나데, 다정한 위로
여름의 끝자락, 브람스
김지윤의 우리음악 이야기 [전체보기]
다대포에서 만난 퇴계 이황
세종시대 음악이 전해진 이유
뉴스와 현장 [전체보기]
‘탈서울’ 안 된다던 원안위, 세종행에 왜 침묵하나
AX·반도체 전시회 5개 동시에 열렸는데…
도청도설 [전체보기]
바이낸스 턴 북한 해커
호감과 비호감 사이
독자 투고 [전체보기]
새로운 시작 ‘황혼 이혼’
무료 화장실 깨끗하게 쓰자
메디칼럼 [전체보기]
왜 제대로 비워지지 않는지 살펴야
개정 응급의료법이 ‘미수용 방지법’?
목지수의 도시브랜드 산책 [전체보기]
랜드마크 시스템의 시대
북항 돔구장에서 야구 보며 사우나를
박지욱의 뇌력이 매력 [전체보기]
건망증, 이렇게 잡자
운동으로 해마를 키우자
박진희의 컬처 픽 [전체보기]
‘부캉이’ 스펙터클에서 공존으로
부산 문화정책, 지금 필요한 선택
사설 [전체보기]
가덕도신공항 착공 늦춘 정부, 공사비 증액 확약하라
내년 확장예산, 지방 성장동력 확보 마중물 돼야 한다
세상읽기 [전체보기]
SNS라는 광장, 우리는 서로의 말을 듣고 있는가
반복된 일상에서 마음의 여유를 찾는 법
안재철의 연결하는 공간 [전체보기]
지구와 도시의 연결을 묻다
해양수도 부산, ‘제3의 경계 공간’
엄길청의 문전성시 [전체보기]
말과 현실이 너무 다른 부산
반도체와 부산
이보성의 미술 현장 산책 [전체보기]
두 미술관, 각자의 역할을 묻다
시장이 강해진 것일까, 비엔날레가 약해진 것일까
이상이 칼럼 [전체보기]
복지의 ‘필요 원칙’과 포퓰리즘
보건의료에서 지방정부 역할과 ‘정책 의료’
이정구의 맛과 건강 [전체보기]
미식과 오래 씹기
이제명의 오션 드림 [전체보기]
기다림에도 비용이 든다
광복 81년, 다음은 바다의 산업 주권
이홍의 세상현미경 [전체보기]
대규모 대미 투자, 기회인가 위협인가
국제질서의 지각변동과 한국의 성장경로
정쾌호의 부동산 탐구생활 [전체보기]
부산 아파트 10년, 이중 양극화와 위상 추락
미분양의 경고, 지방 맞춤 ‘출구전략’ 서둘러야
주재민의 명당을 찾아서 [전체보기]
사람은 갔어도 명당은 남아 있다
조선 8대 명당 중 하나인 정문도 묘
최태호의 와인 한 잔 [전체보기]
와인은 어떻게 마음에 남는가
추석의 식탁, 가족을 잇는 와인
특별기고 [전체보기]
‘해양수도 부산’ 토대부터 바로 놓아야
당론 따를지 역사 따를지 양심의 선택을
하순봉의 음악이야기 [전체보기]
박자와 기보
국민악파
황정수의 그림산책 [전체보기]
이대원의 ‘온정리 풍경’
유영국의 1957년 작 ‘사람’
CEO 칼럼 [전체보기]
시민 주거안정에서 지역경제 활성화까지
청년 떠나는 지방, 수도권 인구 분산해야
  • 국제신문 골프대회
  • 맘편한 부산
  • 부산국제마라톤
  • BNK생명나눔챌린지
  • 유콘서트
걷고 싶은 부산 그린워킹 홈페이지
국제신문 대관안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