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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청도설] 북극한파와 제트기류

  • 강춘진 기자 choonjin@kookje.co.kr
  •  |   입력 : 2023-12-20 19:19:28
  •  |   본지 18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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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상청은 북극한파가 우리나라에 본격 유입되면서 당분간 강추위가 이어지겠다고 20일 밝혔다. 이날 낮부터 기온이 크게 떨어지면서 전국이 꽁꽁 얼어붙었다. 부산만 해도 21일 아침 최저기온이 영하 6도, 경남 영하 10도, 울산 영하 7도로 예상된다. 전국적으로 최저기온이 영하 20도까지 떨어지는 곳이 있다는 이번 추위는 22일 정점을 이룬 뒤 오는 24일까지 이어진다. 북극에서 불어온 강하고 차가운 공기가 한반도까지 내려오면서 올겨울 들어 최강 한파가 닥쳤다.

북극한파는 북극의 이상 고온으로 일어나는 북반구 중위도 지역의 이상 저온 현상이다. 지구 온난화에 따른 기후변화가 가장 큰 원인으로 지목된다. 실제 북극은 전 지구 평균보다 온난화 속도가 4배나 빠르다. 앞서 2010년 12월 말부터 한반도 전역은 거의 한 달 동안 아침 기온이 영상권을 회복하지 못한 적이 있다. 당시 북극을 중심으로 따뜻한 기온 분포가 나타나 대조를 이뤘다.

그동안 우리나라에 맹위를 떨쳤던 이른바 ‘북극 바람’은 구불구불한 ‘바람의 길’을 지나면서 기세가 꺾였다. 제트기류 영향이다. 대기 상공(고도 5㎞ 이상)에 동서로 강하게 형성돼 있는 제트기류가 북극의 찬 공기가 내려오는 것을 막는 장애물 역할을 했기 때문이다. 이번에는 북극한파가 그 같은 영향을 덜 받은 상태에서 우리나라를 덮쳤다.

북극에는 찬 공기를 가두는 아주 차가운 성질의 ’극소용돌이’가 존재한다. 그런데 지구 온난화 현상으로 북극이 점점 따뜻해지고 얼음이 녹으면서 이 소용돌이는 점차 힘을 잃어가고 있다고 한다. 북극권의 찬 공기가 자연스럽게 러시아와 중국 등을 거쳐 북반구 중위도 지역까지 내려올 수 있는 여건이 조성된 셈이다. 대기 상층부에서 이 찬바람의 남하를 어느 정도 막아줬던 제트기류마저 힘을 잃어가고 있다. 기상 전문가들은 지구 온난화로 인한 제트기류 약화가 예년과 다른 기온 변동성을 가져왔다고 분석했다.

앞으로 유럽과 아시아를 나누는 우랄산맥 쪽에 형성된 기압능(주변보다 상대적으로 높은 기압치가 나타나는 영역) 등 영향으로 고위도의 찬 공기가 우리나라로 직진해 들어오는 경우가 잦아질 전망이다. 지난여름 극한더위에 고통받았던 우리나라 사람들이 겨울에는 북극한파에 시달리는 ‘날씨 이중고’를 겪을 판이다.

무엇보다 지구 전체는 겨울에도 따뜻해지는 반면 우리나라를 비롯해 북반구 중위도 지역은 오히려 더 강한 추위를 겪는다는 게 역설적이다.

강춘진 수석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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