챗GPT를 운영하는 ‘오픈AI’가 AI(인공지능) 챗봇을 사고팔 수 있는 ‘GPT스토어’를 열었다. 챗GPT를 앞세운 마이크로소프트(MS)는 미국 증시 시총 1위를 넘보고 있다. 오픈AI의 지난해 연간 매출은 16억 달러(약 2조976억 원)로 집계됐다.
새해 들어서도 IT업계의 화두는 단연 챗GPT를 비롯한 생성형 AI다. 특히 오픈AI의 GPT스토어 개설은 AI 생태계의 지각변동을 예고할 만큼 파급력이 클 것으로 전망된다. 애플 앱스토어나 구글 플레이스토어 처럼 챗GPT를 기반으로 만든 챗봇을 사고파는 장터다. 이미 300만 개가 넘는 사용자 맞춤 챗GPT가 나왔다. 이미지 생성AI를 비롯해 글쓰기 연구 프로그래밍 교육 등 다양한 종류가 출시됐다. GPT 스토어는 AI 대중화를 앞당겼다는 평가다.
모든 것은 동전의 앞과 뒤처럼 빛과 그림자가 존재한다. 생성형 AI의 진화가 너무 빠르다. 생성형 AI가 해결해야 할 과제도 많다. 대표적인 게 저작권 문제다. 일례가 챗GPT가 언론사 및 작가들과 잇따라 벌이고 있는 저작권 소송이다. 유력 언론사와 유명 작가들이 오픈AI와 마이크로소프트를 상대로 저작권 침해를 문제 삼았다.
이런 소송은 비단 미국만의 이야기는 아니다. 우리나라도 AI 저작권 문제가 사회적 논란이 될 게 뻔하다. 그런데도 이와 관련한 법과 제도의 정비는 아직 더디기만 하다. 생성형 AI가 애써 만든 콘텐츠의 저작권을 침범해 ‘짝퉁’을 만들어 내도 이를 알아내기도 힘들고 법적 제재를 가할 장치는 더더욱 없다. 특히 언론사 같은 콘텐츠 기업엔 당장 발등에 떨어진 불이지만 대응할 만한 뾰족한 수가 없어 난감하기만 하다. 우리나라를 포함한 대부분의 국가가 저작권 침해를 주장하는 쪽에 사실 입증 책임을 지게 하고 있기 때문이다.
엄청난 속도로 진화하는 생성형 AI에 인간이 요구해야 할 것은 윤리성과 공정성이다. 이 두 가지가 결여된다면 인간을 위해 개발된 AI가 자칫 인간에게 악영향을 끼칠 수 있다. 생성형 AI를 만들고 운영하는 기업은 기술 개발에 뉴스 콘텐츠를 이용하는 기준과 방식, 절차 등을 저작권자인 언론사들과 미리 협의해야 한다. 합당한 보상 체계도 마련해야 한다. 최근 한국신문협회나 언론재단 등 언론 유관기관의 저작권 논의 제안 및 보상 요구에 포털 등 AI기업은 귀를 기울여야 한다.
하지만 현실은 녹록지 않다. 챗GPT를 운영하는 오픈AI는 학습자료를 철저히 비밀에 부치고 있다. 이러니 침해당한 저작권자의 소송이나 당국의 규제 권리 행사에 방해를 받고 있다. 화가가 이미지 생성 AI 기업들에 저작권 침해를 주장하며 소송을 걸었지만 오픈AI는 챗GPT가 어떤 저작물을 베꼈다는 것인지 알려달라는 식으로 응수했다. 그 만큼 아직은 현재의 법과 제도로 생성형 AI 관련 저작권 침해 문제를 해결하기 힘들다. AI 기업이 뉴스를 기반으로 AI를 개발하는 것은 언론사 존재를 위협할 수 있다. 하지만 AI 기업은 AI에 학습용으로 뉴스를 활용하고 있는지조차도 제대로 알리지 않고 있다. 국내 기업들도 최신형 AI를 발표하면서 뉴스 콘텐츠를 어디에 얼마나 학습했는지 등에 관해서는 밝히지 않는다.
우리나라도 언론사 같은 콘텐츠 기업과 생성형 AI기업 간 저작권 문제를 풀어야 한다. 가급적 소송을 거치지 않고 해결책을 모색하는 게 가장 좋다. AP는 오픈AI와 협상을 타결했으며 뉴욕타임스 역시 오픈AI와 협상 중인 것은 좋은 사례다. 우리나라 포털과 생성형 AI 기업도 콘텐츠 기업과 협상에 전향적으로 나서야 한다.
우리 사회가 풀어야 할 또 다른 문제 중엔 AI 뉴스에 대한 보호 여부, 저작자 결정, 보호 체제 등도 있다. 특히 누가 AI 생성물의 저작자가 되느냐는 중요하다. 법에서 말하는 저작자는 ‘인간’에 한정된다. AI 자체는 저작자가 될 수 없다. 이러니 개발자나 이용자 등이 저작자가 된다거나, 업무상 저작물의 원리를 적용한다는 얘기가 나오고 있다.
AI 저작권 문제가 수면 위에 떠오르면서 전문가들은 AI 작품에 보이지 않는 워터마크를 넣는 것을 해결방안으로 제시하고 있다. 하지만 이마저도 콘텐츠를 무단으로 재생산하려는 사람이 워터마크를 삭제하거나 간단한 프로그램으로 지워버릴 수 있다. 이에 AI 생성물임을 자동으로 알아차리는 ‘비가시성 워터마크’를 넣는 방안이 국내외에서 연구되고 있다.
생성형 AI의 진화는 사람들에게 많은 유익을 가져다 주지만 윤리성과 공정성이 꼭 담보되어야 한다. 이 두 가지가 결여되었다면 자칫 인간에게 위해를 가할 수도 있다. 윤리성과 공정성엔 저작권이 있다. 생성형 AI도 활성화 하고 저작권 문제도 해결할 법과 제도라는 안전장치가 시급히 필요하다.
장세훈 편집국 디지털부문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