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
부산메디클럽

[국제칼럼] 거제 장목예술중, ‘폐교 시대’ 메시지는

맛집같은 매력 학교 추구, 교문 닫을 위기서 벗어나

수요자 중심 다양성 교육…K팝 고교 등 파급력 주목

  • 강춘진 기자 choonjin@kookje.co.kr
  •  |   입력 : 2024-01-15 19:30:18
  •  |   본지 23면
  • 글자 크기 
  • 글씨 크게
  • 글씨 작게
올해 초등학교 신입생이 사상 처음으로 30만 명대가 될 전망이다. 희망 찬 내일을 꿈꾸는 새해 어울리지 않는 암울한 미래를 보여주는 소식이다. 이는 2024학년도 신입생들이 태어난 2017년 이미 예견됐다. 시간이 지나면서 현실로 다가온 것뿐이다. 당시 출생아 수는 35만7000여 명으로, 2016년(40만6000여 명)보다 5만 명 가까이 급감했다. 건강상 이유 등으로 통상 취학 대상 아동의 90% 안팎이 실제 입학한다. 결국 2022년 초등학교 입학생 40만 명대가 무너진 지 2년 만에 30만 명대로 주저앉았다. 또 2년 뒤에는 20만 명대로 내려간다.

부산만 해도 올해 공립초등학교 23곳이 신입생을 10명도 못 받는다. 지난해 14곳보다 9곳 더 늘었다. 공립초등학교 입학 대상자(2만1901명·2017년 출생 아동과 전년도 미취학아동)가 지난해(2만4393명)보다 10%가량 감소했기 때문이다. 강서구 배영초등학교 입학 대상자는 한 명으로 ‘나 홀로 입학식’을 할 판이다. 지난해 28명이 들어왔던 북구 금창초등학교는 6명에 불과하다. 전국적으로 신입생이 단 한 명도 없어 입학식도 치르지 못할 초등학교가 지난해보다 36곳 늘어난 181곳(전체 6318곳 중 2.86%)에 달한다.

당연히 교문을 닫는 학교가 급증세다. 올해는 전국에서 초중고 33곳이 폐교한다. 지난해 18곳과 비교해 1.8배 증가했다. 그동안 비수도권 농·어촌에서 폐교가 속출했지만, 사람이 몰리는 수도권에서도 8곳(서울 3곳, 경기도 5곳)이나 사라진다. 저출생 여파로 학령인구(6~17세) 연쇄 감소가 현실화한 탓이다. 초등학교가 먼저 교문을 닫고, 이후 중학교와 고등학교로 연결되는 폐교 도미노가 불가피하다.

2020년에는 출생아가 전년 대비 3만여 명 줄어든 20만 명대(27만2000여 명)로 떨어지는 등 미래 학교 갈 아이들은 매년 감소세다. 학교는 계속 사라지고, 당장 이를 막을 묘책도 없다. 새로운 길 모색이 시급하다.

한때 폐교 위기에 몰렸던 경남 거제시 장목예술중학교에 다시 학생이 몰리는 데 눈길을 던질 만하다. 1953년 9월 장목중학교로 개교한 이 학교도 여느 농·어촌 지역처럼 인근 초등학생 급감으로 교문을 닫을 처지였다. 실용음악(K-팝) 중심의 장목예술중학교로 변신하면서 학생 수급이 어려운 지리적·환경적 난관을 극복했다.

장목예술중학교에는 장목초등학교 졸업생만 입학할 수 있었다. 그러다 경남도교육청이 2021년 광역학구제(통학 구역 조정을 통해 주소 이전 없이 인접 중학구 등으로 입학이 가능한 제도) 대상 학교로 지정해주면서 거제시 전역에서 신입생을 받을 수 있었다. 2021년 8명이었던 입학생이 2022년 28명으로 늘어 14년 만에 한 학년 2학급 편성이 가능했다. 2022년 10월에는 K-팝 특성화중학교로 지정됐다. 그 결과 지난해 신입생 정원 30명(국가유공자 1명 포함해 전체 입학생은 31명)을 다 채웠다. 올해는 3대 1의 경쟁률을 뚫고 30명이 입학한다. 입학 대상지역이 경남 전역으로 확대된 덕분이다.

대학교수 생활을 접고 2021년 3월 학교를 맡은 박상욱 교장은 “사람이 스스로 찾는 맛집처럼 매력적인 학교를 만들고 싶다”고 했다. 공급자보다 수요자가 원하는 교육현장을 꾸리겠다는 것이다. 그 실행 목표를 실천하며 실용음악의 미래 경쟁력과 가능성을 확인했다고 한다. 박 교장은 교사 위주 수업 방식을 버리고 어린 학생들이 K-팝 문화와 자연스럽게 접하는 등 교육 다양성을 지향한다고 강조했다. 정규 수업(3년간 3366시간) 중 20%를 ‘실용현장 교과’로 배정하고, 음악교사 3명과 보컬 댄스 등 방과후 특화교사 8명을 배치했다.

장목예술중학교는 2025학년도 신입생을 받으면 완전한 ‘K-팝 중학교’로 거듭난다. 내년에는 60명 수용 규모의 기숙사를 개관하는 등 교육환경도 향상된다. 이 학교 출신들이 앞으로 어떤 능력을 발휘하고 대한민국의 큰 재목으로 자랄지 지켜볼 일이다. 때맞춰 부산 강서구 가락중학교를 활용한 ‘부산 국제 K-팝 고등학교’(가칭) 설립이 2028년 3월 개교를 목표로 추진된다. K-팝 인재 양성을 위한 실용예술 전문학교로, 전국 단위로 학생을 모집한다. 교문을 닫는 학교가 늘어나는 가운데 공교육 형태에 변화의 바람이 불고 있다.

학교가 교문을 닫고 사라지는 것은 거부할 수 없는 시대 흐름이다. 초중고는 물론 대학도 예외 없다. 대한민국 사회 전반에 걸쳐 엄청난 파장을 미칠 교육계 구조 변혁이 가파른 속도로 진행되고 있다. 이를 마냥 지켜볼 수만은 없는 노릇이다. 이제는 현장교육 주체가 선제적으로 타개 방향을 찾아 실행할 때다. 사라질 운명에서 다시 살아난 ‘시골학교’가 던진 메시지가 예사롭지 않아 보인 이유다. 학생이 몰리게 한 신선한 시도가 미래지향적인 파급효과를 낸다면 긍정적이다.

강춘진 수석논설위원
ⓒ국제신문(www.kookje.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국제신문 뉴스레터
국제신문 네이버 뉴스스탠드 구독하기
국제신문 네이버 구독하기
뭐라노 뉴스

 많이 본 뉴스RSS

  1. 1부산 돼지국밥 톱3 ‘민락동 수변최고·신평동 영진·용호동 합천’…미식 열기 펄펄
  2. 2금감원 공공기관 재지정되나…쇄신안 수위 부산이전 분수령
  3. 3“통합 진에어, 처음 취지대로 부산 이전해야”
  4. 4동남권 최초 외국교육기관, 19일 명지서 착공
  5. 5김태형 유임이냐, 이동욱 전 NC 다이노스 감독·조성환 해설위원 등 새 얼굴이냐
  6. 6고향사랑기부금 왜 받았나…한 푼도 활용 않는 기초단체들
  7. 7경남도, 추가 교육지원청 신설 대신 제2청사로
  8. 8지역사회 ‘국제신문 회생인가’ 법원에 탄원
  9. 9시민공원 인근 또 오염토 나왔다…이번엔 중학교 이전 부지
  10. 10“‘재정빨대’ 사과 바라시니 사과” 秋 순직 소방관 빈소 발언 파장(종합)
  1. 1“통합 진에어, 처음 취지대로 부산 이전해야”
  2. 2“‘재정빨대’ 사과 바라시니 사과” 秋 순직 소방관 빈소 발언 파장(종합)
  3. 3퐁피두 중단에 국힘 박수영 1인 시위…시민사회 “토건 논리 부활 시도” 반발
  4. 4李 “부마와 5·18정신, 헌법에 담아야” 국회 논의 촉구
  5. 5김민석 ‘조희대 탄핵’ 밀어붙이나…국힘 “강행 땐 李 마지막 날”
  6. 6국감 후반 ETF·부동산 사찰 의혹 쟁점…김현지 증인 채택 두고는 여야 신경전
  7. 7김민석 “임기 동안 부산 직할 각오…뿌리 안착 숙제”
  8. 8추미애 “사과 바라니 사과한다” 발언에 국힘 “사퇴 바라시니 사퇴하라”
  9. 9[속보]김민석, 지역축제 중 무대인사 관련 사과…"불편 끼쳐 죄송”
  10. 10울주군의원 의정비 8.3% 인상
  1. 1부산 돼지국밥 톱3 ‘민락동 수변최고·신평동 영진·용호동 합천’…미식 열기 펄펄
  2. 2금감원 공공기관 재지정되나…쇄신안 수위 부산이전 분수령
  3. 3돌아온 ‘캪틴큐’, 한정판 위스키…편의점 취향저격 ‘酒목’
  4. 4북항환승센터 ‘3.3m 단차’ 갈등, 법원 조정안 확정으로 봉합 수순(종합)
  5. 5리밸런싱 유예 ‘부메랑’…국민연금 100일새 182조 증발
  6. 6국제선 유류할증료 또 인상
  7. 7‘AI 드론’으로 참치떼 찾는다…수산업 AX 대전환 본격화
  8. 8우리 아이 가을 옷 고민 끝…신세계센텀, 키즈웨어 팝업
  9. 9기후부 지원금 다른 잣대…변전소 되고 발전소 안 되고
  10. 10“HBM(AI 반도체) 패키지 경쟁은 얼마나 많이, 덜 손상시켜 붙이느냐의 싸움”
  1. 1동남권 최초 외국교육기관, 19일 명지서 착공
  2. 2고향사랑기부금 왜 받았나…한 푼도 활용 않는 기초단체들
  3. 3경남도, 추가 교육지원청 신설 대신 제2청사로
  4. 4지역사회 ‘국제신문 회생인가’ 법원에 탄원
  5. 5시민공원 인근 또 오염토 나왔다…이번엔 중학교 이전 부지
  6. 6부산 서구 산복도로 노후 주택가 주차난 환경개선 3곳 추진
  7. 7[한 손 뉴스] 12·12 때 숨진 김오랑 중령, 고향 김해에 추모공원 조성
  8. 8“돔? 재건축? 미래가치 따져야” “전문가 주도적 역할 부여를”
  9. 9오늘의 날씨- 2026년 10월 19일
  10. 10‘법조 파트너’ 격상돼 로펌행…수사정보 유출 ‘카르텔’ 우려
  1. 1김태형 유임이냐, 이동욱 전 NC 다이노스 감독·조성환 해설위원 등 새 얼굴이냐
  2. 2돈으로 우승은 못 샀다…MLB 월드시리즈 연봉 하위팀 반란
  3. 3부산시청 고은, 전국체전 金…女사격 비공인 세계신기록
  4. 4김도영의 KIA냐, 오스틴의 LG냐
  5. 5득점은 킹, 리바운드는 롱…KCC 살릴 ‘믿을맨’ 찾았다
  6. 6자금 숨통 틔웠다…LIV골프 살아날까
  7. 7[뭐라노] 롯데, 이젠 성찰할 때
  8. 8프로야구 역대급 흥행에도 쪼그라든 ‘거인 팬심’
  9. 9인종차별 당한 엄지성…英 경찰 수사
  10. 10거인 3년 연속 7위…레이예스·한동희는 날았다
우리은행
10대 부산시의회 상임위 들여다보기
“학교 통폐합 지역 맞춤형으로 접근”
10대 부산시의회 상임위 들여다보기
해운기업 유치, 해사법원 신설 “해양수도 부산 경쟁력 키울 것”
강동진의 도시이야기 [전체보기]
바흐를 찾아간 나, 한국을 꿈꾸는 그녀
세계유산위원회, 부산의 시간을 세계와 나누다
경제프리즘 [전체보기]
소비 아닌 문화 생산 주체 오페라하우스
한국 갯벌의 2단계 확대 등재 의미
과학에세이 [전체보기]
AI 시대, 부산 R&D의 대전환
원자력 청출어람, 스승을 가르치다
국제칼럼 [전체보기]
‘빵과 책’·양자경·강말금 그리고
사라지는 것, 귀 기울일 것
기고 [전체보기]
배의 피부를 지키는 기술은 도장이다
거장은 떠나도, 오케스트라는 남아야 한다
기자수첩 [전체보기]
금고 이사장 전횡, 지금도 진행중
엘리트 자평해온 市 공무원…생중계 회의서 능력 입증을
김준희의 클래식 인사이트 [전체보기]
여름의 끝자락, 브람스
여름날의 애상, 왈츠
김지윤의 우리음악 이야기 [전체보기]
다대포에서 만난 퇴계 이황
세종시대 음악이 전해진 이유
뉴스와 현장 [전체보기]
북극항로, 첫 배보다 중요한 것은 다음 배다
솔직할 수 있는 용기, 당신에게도 닿기를
도청도설 [전체보기]
“난 짜장”
은정이라는 이름
독자 투고 [전체보기]
새로운 시작 ‘황혼 이혼’
무료 화장실 깨끗하게 쓰자
메디칼럼 [전체보기]
25년을 간직한 리플렛 세 장
요추부 척추관협착증, ‘메포츠’로 극복하기
목지수의 도시브랜드 산책 [전체보기]
랜드마크 시스템의 시대
북항 돔구장에서 야구 보며 사우나를
박지욱의 뇌력이 매력 [전체보기]
건망증, 이렇게 잡자
운동으로 해마를 키우자
박진희의 컬처 픽 [전체보기]
‘부캉이’ 스펙터클에서 공존으로
부산 문화정책, 지금 필요한 선택
사설 [전체보기]
국면전환용 대법원장 탄핵, 민심이반 부른다
지역인재 의무채용 예외규정 개선 필요하다
세상읽기 [전체보기]
다민족 사회
부캉이가 북항에 던진 질문
안재철의 연결하는 공간 [전체보기]
지구와 도시의 연결을 묻다
해양수도 부산, ‘제3의 경계 공간’
엄길청의 문전성시 [전체보기]
말과 현실이 너무 다른 부산
반도체와 부산
이보성의 미술 현장 산책 [전체보기]
두 미술관, 각자의 역할을 묻다
시장이 강해진 것일까, 비엔날레가 약해진 것일까
이상이 칼럼 [전체보기]
복지의 ‘필요 원칙’과 포퓰리즘
보건의료에서 지방정부 역할과 ‘정책 의료’
이정구의 맛과 건강 [전체보기]
미식과 오래 씹기
이제명의 오션 드림 [전체보기]
광복 81년, 다음은 바다의 산업 주권
HMM 부산 이전, 해양수도의 시험대
이홍의 세상현미경 [전체보기]
국제질서의 지각변동과 한국의 성장경로
한국이 가진 자산
정쾌호의 부동산 탐구생활 [전체보기]
부산 아파트 10년, 이중 양극화와 위상 추락
미분양의 경고, 지방 맞춤 ‘출구전략’ 서둘러야
주재민의 명당을 찾아서 [전체보기]
사람은 갔어도 명당은 남아 있다
조선 8대 명당 중 하나인 정문도 묘
최태호의 와인 한 잔 [전체보기]
추석의 식탁, 가족을 잇는 와인
오스트리아 와인,빈의 시간을 마시다
특별기고 [전체보기]
‘해양수도 부산’ 토대부터 바로 놓아야
당론 따를지 역사 따를지 양심의 선택을
하순봉의 음악이야기 [전체보기]
박자와 기보
국민악파
황정수의 그림산책 [전체보기]
이대원의 ‘온정리 풍경’
유영국의 1957년 작 ‘사람’
CEO 칼럼 [전체보기]
거울 속의 외계인
물 들어올 때 노 저어라
  • 국제신문 골프대회
  • 맘편한 부산
  • 부산국제마라톤
  • BNK생명나눔챌린지
  • 유콘서트
걷고 싶은 부산 그린워킹 홈페이지
국제신문 대관안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