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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청도설] 엔비디아 vs 오픈AI

  • 이노성 기자 nsl@kookje.co.kr
  •  |   입력 : 2024-02-13 18:59:31
  •  |   본지 18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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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해 국내 증시의 화두는 저평가주다. 정부가 기업 밸류업 프로그램 도입을 발표하자 외국인들이 현대차 삼성물산을 포함해 주가순자산비율(PBR)이 낮은 주식을 쓸어 담았다. PBR은 주가를 1주당 순자산 가치로 나눈 비율로 1배 미만이면 저평가주로 불린다. 밸류업 프로그램의 목적은 코리아 디스카운트 해소다. 순이익이나 순자산이 비슷해도 국내 기업이라는 이유만으로 제대로 대우받지 못하는 현실을 바로 잡겠다는 것이다. 정부는 곧 상장사들에게 PBR과 자기자본이익률(ROE) 목표 제시를 포함해 기업 가치를 높일 수 있는 계획 공표를 권고할 예정이다.

우리와 달리 미국 증시는 너무 뜨겁다. 대형주 벤치마크로 불리는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는 지난 9일(현지시간) 5000을 돌파했다. 2021년 4월 4000을 넘어선 지 거의 3년 만이다. 상승장은 인공지능(AI) 반도체주가 주도한다. 엔비디아 주가는 12일 한때 시가총액 3위(1조8300억 달러)까지 올랐다. 구글 모회사 알파벳과 아마존을 제치고 마이크로소프트(MS) 애플을 턱밑까지 추격한 것이다. 차익 실현 매물 출회로 다시 5위로 돌아왔으나 ‘빅 3’ 진입 가능성을 더욱 높였다. AI 반도체 시장 점유율 80%대인 엔비디아 주가는 최근 1년간 220% 상승했다. 미국 시가총액 1~5위가 신산업을 개척한 ‘퍼스트 무버’(first mover)인 점도 흥미롭다.

생성형 AI의 선구자인 오픈AI의 샘 올트먼 최고경영자가 최근 엔비디아에 도전장을 내밀었다. 최대 7조 달러(약 9300조 원)를 조달해 AI 반도체를 직접 설계·생산하겠다는 것이다. 7조 달러는 MS와 애플 시가총액을 합친 것보다 많은 천문학적 액수다. 엔비디아와 AMD가 독점하고 있는 공급망 판도를 바꾸기에 충분하다. 올트먼은 최근 아랍에미리트 실세 뿐만 아니라 손정의 소프트뱅크 회장과도 만나 협력을 논의했다. 세계 최대 반도체 파운드리 기업인 대만 TSMC와도 접촉했다.

올트먼의 구상은 국내 기업에는 기회이자 위기다. 삼성전자나 SK하이닉스가 오픈AI 생태계에 진입하면 성장은 당연하다. 반면 올트먼이 TSMC와 손 잡으면 격차 확대가 우려된다. 고생해 얻은 이익을 어부(오픈AI)에게 빼앗기는 ‘가마우지 경제’도 경계해야 할 대목이다. 이런 걱정을 덜려면 누구도 무시 못하는 원천기술과 특허로 무장하는 수밖에 없다. ‘슈퍼을’로 불리는 네덜란드 반도체 장비업체 ASML처럼. 이런 토종기업이 많아지면 저평가니 코리아 디스카운트니 하는 단어도 사라지지 않을까.

이노성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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