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
부산메디클럽

[과학에세이] 디지털 대전환을 맞이하는 교육자의 자세

정도준 부산일과학고 교사

  • 정도준 부산일과학고 교사
  •  |   입력 : 2024-02-19 19:51:35
  •  |   본지 22면
  • 글자 크기 
  • 글씨 크게
  • 글씨 작게
제4차 산업혁명의 등장과 함께 코로나19가 가져온 언택트 문화의 확산은 사회 전반에 걸쳐 ‘디지털화’에서 ‘디지털 대전환’으로의 변화를 앞당기고 있다.

‘디지털화’가 아날로그 형태의 정보를 디지털 형태로 전환하여 업무의 생산성을 높이거나 의사소통을 지원하는 것이라면, ‘디지털 대전환’은 디지털화된 정보를 토대로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을 개발하여 새로운 가치를 창출하는 것을 의미한다. 제4차 산업혁명을 컴퓨터와 정보통신기술의 발전에 바탕한 제3차 산업혁명인 ‘디지털 혁명’의 연장선에서 바라보는 것도 그 이유다.

교육 분야도 예외는 아니다. 학교 수업에 디지털 기술을 단순히 적용하거나 활용해 보는 것을 넘어 2022년 교육부를 중심으로 ‘디지털 인재양성 종합방안’이 발표되며 디지털 기반의 교육을 위한 보다 근본적인 체제 변화가 시도되고 있다. 국내 다수의 교육 관련 학회에서도 ‘디지털 시대 교육과 교원의 역할’, ‘디지털 기술의 교육적 활용’ 등을 주제로 학술대회를 개최하며 변화의 흐름에 동참했고, 국내 정보기술 기업이 주축이 된 에듀테크 산업 또한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미래 교육을 위한 정부와 학계, 기업의 발 빠른 대응과 진심 어린 고민은 교사로서 반갑지 않을 수 없다. 물론 미래에는 학교가 사라질 것이라는 전망은 제외하고 말이다.

코로나19 확산 당시에는 교육 환경의 갑작스러운 변화를 우려하는 목소리가 제기되기도 했다. 하지만 얼마 지나지 않아 학교와 교사, 학생의 역할이 재정립되며 비(非)일상이 새로운 일상이 되었다. 과거에는 태풍이 오거나 전염병이 발생하면 학교의 불가피한 휴업 결정으로 수업에 공백이 생겼지만, 이제는 원격수업 체제가 구축돼 인터넷이 연결된 기기만 있으면 언제 어디서든 수업이 가능해졌다. 수업이 이루어지는 시간과 공간의 확장은 학교와 학교 밖 자원을 효과적으로 연계해 디지털 학습생태계의 구축과 함께 교육 내용과 교육 방법을 다양화했다. 위기의 순간 등장한 새로운 가능성이 미래 교육을 위한 중요한 마중물이 된 것이다.

우리나라 교육에서 디지털의 활용을 강조한 것은 사실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2011년 교육과학기술부(현 교육부)는 정보통신기술 기반의 ‘스마트교육 추진 전략’을 발표한 적이 있다. 이 전략에서는 디지털 환경의 발전에 따라 정보기술을 활용한 창의적 학습사회로의 가속화를 위해 디지털 교과서의 개발 및 적용, 온라인 수업과 평가의 활성화 등을 주요 추진과제로 삼았다. 이는 OECD, UNESCO 같은 국제기구에서 21세기 학습자의 핵심 역량으로서 정보통신기술의 활용 능력을 강조함에 따라 세계적인 교육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한 자연스러운 시도였다. 하지만 스마트하지 않은 정책과 성급한 추진은 막대한 예산 투입에 비해 디지털 교과서의 미비한 효과성, 스마트기기 사용에 따른 역기능 등의 논란을 가져왔고, 결국 교육 현장의 공감과 실질적인 변화를 끌어내지는 못했다.

어쩌면 스마트교육은 교육의 디지털화를 기대한 나머지 교육의 본질까지도 디지털화하려 했는지 모르겠다. 디지털화는 투입한 비용 대비 산출의 극대화를 의미하는 효율성의 향상이 주목적이므로, 학생 개개인의 숨겨진 가치를 발견해 이를 지원해 나가는 교육과는 다소 거리가 멀다. 더욱이 앞으로 교육 환경은 학생들의 사회문화적 배경이 점점 더 다양해질 것으로 예상되므로, 디지털화에 머물러서는 교육의 본질을 실현할 수 없다. 이제는 디지털 대전환의 목적인 ‘새로운 가치 창출’에 주목해야 하며, 새롭게 추진될 교육 정책뿐만 아니라 현재 추진되고 있는 교육 정책 또한 이에 근거해 충분한 숙고와 논의의 시간을 가져볼 필요가 있다.

우리 사회의 디지털 대전환도, 교육의 변화도 현재 진행형이다. 교육과 디지털의 새로운 관계를 정립해 나가기 위해서는 실패를 두려워하지 않으면서 실수를 되풀이하지 않아야 한다. 우보천리(牛步千里)라고 했던가. 학교가 사라질지언정, 교육자에게는 그 어느 때보다 책임감 있는 신중한 자세가 필요하다.
ⓒ국제신문(www.kookje.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국제신문 뉴스레터
국제신문 네이버 뉴스스탠드 구독하기
국제신문 네이버 구독하기
뭐라노 뉴스

 많이 본 뉴스RSS

  1. 1충북 11.9% vs 부산 2.3%…반도체가 가른 경제성장률(종합)
  2. 2위용 드러낸 기장촬영소…부산 대작영화 길 열렸다
  3. 3워터펌프 쏴도 안 나가는 부캉이
  4. 44시간 쫓고 쫓긴 ‘부캉이 퇴거’ 작전…주말 그물로 재시도(종합)
  5. 5첫 공소청 인사…부산광역청장에 이종혁 고검장
  6. 6서울대 경영동아리 출신 카르텔, 미공개 정보로 200억 부당이득
  7. 7새 광역단체장 재산 1위 김상욱 50억…전재수 6억(종합)
  8. 8“통합 논의 항만公 정부 지분, 지자체로 넘겨야”
  9. 9영도구 문화도시 사업, 간부간 소송다툼도 확인
  10. 10부산서 키운 대서양연어 첫 출하…“수입산 대체”
  1. 1새 광역단체장 재산 1위 김상욱 50억…전재수 6억(종합)
  2. 2“통합 논의 항만公 정부 지분, 지자체로 넘겨야”
  3. 3北지뢰 1발 추가 발견…대북 방송 재개 등 상응조치 촉각(종합)
  4. 4예상보다 무뎠던 검증 칼날…TP원장 후보 기술고도화 초점
  5. 5‘핵잠수함 특별법’ 국무회의 통과(종합)
  6. 6與 “미래기금으로 지방정부 지원 축소될 일 없어”
  7. 7김도읍 "청와대 가덕도신공항 공사비 증액 '선 계약, 후 특별법 반영'으로 결론
  8. 8“BPA, 1년간 1조원대 채권 발행…항만공사 통폐합 강행 땐 빚 전가”
  9. 9靑 “北포로 비공개 합의 부인 강력 유감” 우크라에 사과 요구(종합)
  10. 10“피지컬AI 항만 실증사업, 광양항 아닌 부산항서 해야”
  1. 1충북 11.9% vs 부산 2.3%…반도체가 가른 경제성장률(종합)
  2. 2서울대 경영동아리 출신 카르텔, 미공개 정보로 200억 부당이득
  3. 3亞·유럽게임 대거 참가…지스타 판 커진다
  4. 4삼정기업·삼정이앤시 회생계획 법원 인가…정상화 첫발(종합)
  5. 5도토리 숲 언덕서 ‘휴식 한 모금’…바리스타과 겸임교수 깊은 손맛
  6. 6“기장에 양성자 치료센터 짓자…우주산업 활용도 가능”
  7. 7주가지수- 2026년 9월 29일
  8. 8해양·AI 중심 ‘플라이아시아’ 내달 개최
  9. 9파생상품·해양금융 미래, 부산서 답 찾는다
  10. 10[한 손 뉴스] 수과원, 스마트폰서 AI가 고등어 어장상황 예측 서비스
  1. 14시간 쫓고 쫓긴 ‘부캉이 퇴거’ 작전…주말 그물로 재시도(종합)
  2. 2첫 공소청 인사…부산광역청장에 이종혁 고검장
  3. 3영도구 문화도시 사업, 간부간 소송다툼도 확인
  4. 4부산서 키운 대서양연어 첫 출하…“수입산 대체”
  5. 5檢, 횡령 혐의 사상구 새마을금고 이사장 9개월 만에 ‘늑장 기소’
  6. 6혈세 쓴 도시재생 거점시설 2년간 텅텅
  7. 7[신통이의 신문 읽기] 친근해진 ‘부캉이’…캐릭터로 그려볼까요
  8. 8부산·울산 소아청소년과 전공의 6명뿐
  9. 9통영 복합해양레저관광도시 조성 순항…도남권역 민자유치 속도전
  10. 10교실로 들어온 ‘북극항로’…지구본 만들며 배워가요
  1. 1역시 안세영…AG 2번째 ‘금빛포효’(종합)
  2. 2공격에 쏟아붓다가 골문 열린 모레노호
  3. 3일본 대회운영 왜 이러나…한국 육상 남자 400m 계주, 판정 논란 딛고 동메달 지켰다
  4. 4큰 日날 뻔한 韓야구…日 아마추어 상대로 3-1 설욕전
  5. 5중국에 두 번 진 이민성호, 이번엔 벼른다
  6. 6큰 日낸 女핸드볼…결승서 일본 꺾고 8년 만에 우승
  7. 7수영·탁구·사격 부진…양궁이 ‘금빛 갈증’ 풀어줄까
  8. 8‘세계 최강’ 안세영, 배드민턴 女단식 금메달…아시안게임 첫 2연패
  9. 9한동희 시즌 23호 홈런 '쾅'…롯데, 키움에 4-2 역전승
  10. 10이소희·백하나 배드민턴 女 복식 24년 만에 금빛 스매시
우리은행
10대 부산시의회 상임위 들여다보기
“학교 통폐합 지역 맞춤형으로 접근”
10대 부산시의회 상임위 들여다보기
해운기업 유치, 해사법원 신설 “해양수도 부산 경쟁력 키울 것”
강동진의 도시이야기 [전체보기]
바흐를 찾아간 나, 한국을 꿈꾸는 그녀
세계유산위원회, 부산의 시간을 세계와 나누다
경제프리즘 [전체보기]
소비 아닌 문화 생산 주체 오페라하우스
한국 갯벌의 2단계 확대 등재 의미
과학에세이 [전체보기]
‘인공지능 정렬’ 골든타임 놓치지 말라
자동화의 세상에서 지능화의 세계로
국제칼럼 [전체보기]
개헌 말하려면 헌법 준수부터
나림 이병주, 더 일찍 법(法)으로 통(通)했다
기고 [전체보기]
상어가 떠난 뒤, 북항에 남겨야 할 것
존엄 보장하는 부산형 청년보장제 되기를
기자수첩 [전체보기]
금고 이사장 전횡, 지금도 진행중
엘리트 자평해온 市 공무원…생중계 회의서 능력 입증을
김준희의 클래식 인사이트 [전체보기]
여름의 끝자락, 브람스
여름날의 애상, 왈츠
김지윤의 우리음악 이야기 [전체보기]
세종시대 음악이 전해진 이유
영산회상, 불교음악에서 풍류음악으로
뉴스와 현장 [전체보기]
솔직할 수 있는 용기, 당신에게도 닿기를
히말라야의 경고
도청도설 [전체보기]
병역 혜택, 야구는 빼자
AI 설계 어선
독자 투고 [전체보기]
새로운 시작 ‘황혼 이혼’
무료 화장실 깨끗하게 쓰자
메디칼럼 [전체보기]
‘공동선(Common Good)’으로서 간병 복지
직업병에 대한 자세, 무지와 고의 사이
목지수의 도시브랜드 산책 [전체보기]
랜드마크 시스템의 시대
북항 돔구장에서 야구 보며 사우나를
박지욱의 뇌력이 매력 [전체보기]
건망증, 이렇게 잡자
운동으로 해마를 키우자
박진희의 컬처 픽 [전체보기]
부산 문화정책, 지금 필요한 선택
지독한 집념이 세운 로컬 자산, 대한도기
사설 [전체보기]
부산불꽃축제 숙박료 폭등, 실효성 있는 대책 없나
지역기업 발목 잡는 획일적 세제, 현실에 맞춰야
세상읽기 [전체보기]
인공지능(AI)과 인류 멸종
북항 찾은 상어 ‘부캉이’와 잊힌 갈매기 ‘부기’
안재철의 연결하는 공간 [전체보기]
지구와 도시의 연결을 묻다
해양수도 부산, ‘제3의 경계 공간’
엄길청의 문전성시 [전체보기]
말과 현실이 너무 다른 부산
반도체와 부산
이보성의 미술 현장 산책 [전체보기]
시장이 강해진 것일까, 비엔날레가 약해진 것일까
아트부산, 숫자 이후의 질문
이상이 칼럼 [전체보기]
보건의료에서 지방정부 역할과 ‘정책 의료’
행위별수가제와 인두제, 오해와 진실
이정구의 맛과 건강 [전체보기]
미식과 오래 씹기
이제명의 오션 드림 [전체보기]
광복 81년, 다음은 바다의 산업 주권
HMM 부산 이전, 해양수도의 시험대
이홍의 세상현미경 [전체보기]
국제질서의 지각변동과 한국의 성장경로
한국이 가진 자산
정쾌호의 부동산 탐구생활 [전체보기]
미분양의 경고, 지방 맞춤 ‘출구전략’ 서둘러야
6·3 부산시장 선거, 부동산 정책의 길
주재민의 명당을 찾아서 [전체보기]
조선 8대 명당 중 하나인 정문도 묘
금가락지가 땅에 떨어진 형국, 곡전재
최태호의 와인 한 잔 [전체보기]
추석의 식탁, 가족을 잇는 와인
오스트리아 와인,빈의 시간을 마시다
특별기고 [전체보기]
‘해양수도 부산’ 토대부터 바로 놓아야
당론 따를지 역사 따를지 양심의 선택을
하순봉의 음악이야기 [전체보기]
박자와 기보
국민악파
황정수의 그림산책 [전체보기]
이대원의 ‘온정리 풍경’
유영국의 1957년 작 ‘사람’
CEO 칼럼 [전체보기]
무(武)
의료 전문성이 병원 밖 나가는 길 열어야
  • 2026 국제환경에너지산업전
  • 국제골프아카데미
  • 부산국제마라톤
  • 어린이청소년경제아카데미
  • BNK생명나눔챌린지
  • 유콘서트
걷고 싶은 부산 그린워킹 홈페이지
국제신문 대관안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