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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청도설] 중국 쇼핑몰 공습

  • 이은정 기자 ejlee@kookje.co.kr
  •  |   입력 : 2024-02-20 19:40:28
  •  |   본지 18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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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전 중국 온라인 직구 쇼핑 플랫폼 ‘테무’(Temu)에서 책상용 가습기를 샀다. 국내 쇼핑몰보다 저렴하고 배송 기간도 길지 않았다. 이후 테무에서 낮잠용 베개, 발가락 마사지기 등 각종 생활용품을 안내하는 메시지를 받았다. “세상에 이런 것도 팔구나” 싶은 제품이 많다. 호기심에 이것저것 구매해도 몇 만원을 넘지 않았다. 또다른 중국 플랫폼 ‘알리익스프레스’는 판매자와 실시간으로 대화하면서 구매해 편리했다.

테무는 중국 대형 쇼핑몰 핀둬둬의 미국 자회사다. 2022년 9월 출범했는데 미국 최대 인기 스포츠 행사인 슈퍼볼 광고를 통해 급성장했다. 슈퍼볼 경기에 30초짜리 광고를 하려면 650만~700만 달러(약 86억~93억 원)가 든다. 테무는 과감한 마케팅 덕에 전 세계 48개 국가에 진출해 대부분 나라에서 앱 다운로드 순위 최상위권에 올랐다. 테무는 ‘차세대 제조 모델(NGM)’을 채택, 제조업체와 소비자를 직접 연결했다. 도매총판, 판매업체 등에 의존하는 전통적인 소매 유통방식을 버렸다. 이를 바탕으로 경쟁업체에 비해 저렴하게 상품을 판매하고 있다.

중국 온라인 쇼핑몰을 이용하는 국내 소비자가 빠른 속도로 늘고 있다. 알리익스프레스는 지난해 하반기 신규 앱 다운로드 건수가 60만~90만 건에 이른다. 지난해 7월 한국 시장에 진출한 테무는 지난 1월까지 900만 건의 앱이 설치됐다. 중국 업체들은 한국 쇼핑몰보다 많게는 70~90% 싼 초저가 전략을 앞세워 ‘해외 직구와 무료 택배’ 방식으로 판매한다. 소비자들은 선택 폭이 넓어지고 경쟁 심화의 결과로 가격이 하락하면 좋다.

일각에서는 중국 온라인 쇼핑몰의 파상공세로 국내 소비재 시장 잠식은 물론 제조업 생태계 붕괴 우려가 나온다. 산업통상자원부가 최근 국내 전자상거래 업체들을 긴급 소집해 대응책을 논의한 이유다. 미국 정부는 중국 온라인 쇼핑몰 직구 상품을 무관세 대상에서 배제하는 법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한다. 중국에서 직구로 들여오는 제품 중 상당수가 국산 제품과 달리 안전인증(KC)이 없는 것도 문제다. 짝퉁도 많다.

국내 유통업계는 중국 업체들이 관세와 부가가치세를 내지 않는 혜택을 보고 있다고 울상이다. 소비자들은 질 높은 제품을 싸게 사고 싶어한다. 결국 국내 업체가 살아남는 방법은 두 가지다. 중국 직구엔 없는 고급 제품과 차별화한 서비스 구축이 우선이다. 관세와 행정적 규제 등 적절한 정부 대응이 이를 뒷받침해야 한다.

이은정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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