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
부산메디클럽

[인문학 칼럼] 역사성과 보편적 가치를 통한 정치의 회복

총선 등 선거주체는 시민

헌법전문 정신 계승하고 비전·프로세스 밝힌 후보 제대로 뽑는 선거 됐으면

박철규 대한민국지식중심 공동대표

  • 박철규 대한민국지식중심 공동대표
  •  |   입력 : 2024-03-20 19:55:00
  •  |   본지 19면
  • 글자 크기 
  • 글씨 크게
  • 글씨 작게
3월과 4월에는 국경일인 3·1절과 대한민국 임시정부 수립, 3·15의거, 4·19혁명 기념일 등 16개의 국가기념일이 있다. 우리나라에는 모두 53개의 국가기념일이 있으며, 법정기념일이라고도 한다. 이날에는 정부 주관으로 의식과 행사가 진행된다. 기념일은 기념을 넘어 계승으로 나아갈 때, 비로소 온전한 의미를 찾을 수 있다.

3, 4월의 기념일이 얼마나 중요한 의미를 지니고 있는지는 ‘유구한 역사와 전통에 빛나는 우리 대한민국은 3·1운동으로 건립된 대한민국임시정부의 법통과 불의에 항거한 4·19민주이념을 계승하고, 조국의 민주개혁과 평화적 통일의 사명에 입각하여…’라고 시작되는 헌법 전문에 고스란히 반영되어 있다.

건국훈장은 대한민국의 건국에 공로가 뚜렷하거나, 국가의 기초를 공고히 하는데 이바지한 공적이 뚜렷한 사람에게 수여하는 훈장이다. 4·19혁명의 대상이었던 초대 이승만 대통령은 1949년 최고훈장인 건국훈장 대한민국장을 받았다. 같은 훈장이 서훈된 사람은 김구 김좌진 강우규 홍범도 유관순 등과 외국인 5명을 포함해 현재 33명이다. 53개의 국가기념일과 건국훈장을 서훈받은 사람들을 잘 들여다보면, 역사성을 기반으로 보편적 가치를 좇아 차이를 인정하고, 포용하려는 노력을 지속적으로 해 왔음을 확인할 수 있다.

우리는 지금 제22대 총선을 목전에 두고 있다. 스포츠도 경기 전 페어플레이를 다짐하는 의식을 진행하는데 정치판에서는 이 조차도 생략한다. 이런 분위기에서 ‘비전과 프로세스’가 아니라, 휘발성이 강한 내용을 중심으로 총선 소식을 듣는 시민은 얼마나 어이없어할까.

언제부터인지 우리 사회는 정치가 실종되고, 정당 간에는 불신과 반목이 팽배해져 생산적인 정쟁이 아니라, 마치 원수처럼 적대적인 정쟁만 일삼는 것처럼 보인다. 정치가 실종된다는 것은 리더십들이 제 역할을 하지 못하고 있다는 증좌다. 이와 같은 양상이 지속되면 될수록 시민들에게 투영되어, 불신과 반목이 전염되기도 하고, 매서운 회초리를 들거나 결국은 생업을 접고 나서게 된다. 정치적 리더십이나 입후보자들은 단 한 문장으로 된 헌법전문을 먼저 가슴에 새기고 정쟁에 뛰어들어야 한다. 정당의 목표가 선거를 통해서 권력을 획득하는 것이라면, 총선 때에는 헌법적 가치를 기반으로 보편적 가치를 지향하면서, 행복지수를 높일 수 있는 ‘비전과 프로세스’를 제시해야 한다. 그런데 총선에 임하는 순서가 바뀌었다. 비단 제22대 총선만이 아니라 직전의 대선이나 대개의 총선도 이런 식이었다.

총선에 나서는 정당은 더 큰 사회적 합의와 공감을 얻어, 목표 의석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도 먼저 시민들에게 ‘비전과 프로세스’를 제시해야 한다. 그래야 시민들이 어느 당의 안이 더 적절한지, 어느 후보가 적합한지를 가늠할 수 있는 판단을 할 수 있다. 이를 가장 잘 해결할 수 있는 입후보자 가운데 정해진 절차를 거쳐 공천하는 것이 상식이다. 공천 과정에서 발생한 잡음의 핵심은 공정성 여부이다. 여기서 말하는 것은 공정(公正 Fairness)인지, 공정(工程 Process)인지 구별하기 어렵다. 낙천자의 주장과 언론의 보도 등을 액면 그대로 보면, 공천제도란 것이 정당의 리더십을 관철시키는 기제(mechanism)처럼 보인다. 매번 총선 때마다 공천 과정에서는 여러 가지 잡음이 있었다. 물론 이전에 비하면 불복하고, 낙천자가 항의하는 방식은 상대적으로 점잖아졌다.

준비된 비전과 프로세스가 얼마나 알려져 있을까. 아무리 멋들어진 안이 준비되었다 하더라도, 시민이 잘 알지 못하면 아무 소용이 없다. 그렇게 시간을 끌다가 막상 선거가 임박하면 달콤한 지역공약에 의존하여 어필하게 된다. 이렇게 된 것은 일차적으로는 정치적 리더십의 책임이 크지만, 입후보자를 중심으로 보도해 온 언론도 한몫했다.

이젠 어쩔 수 없고 되돌릴 수도 없다. 이제라도 정당의 비전과 프로세스를 시민들에게 더 알려야 한다. 매번 이와 비슷하게 해왔으니, 이번에도 통할 거라는 생각은 위험하다. 지난 보궐선거, 지방선거와 대선에서 시민들은 매서운 회초리를 들었다. 이번 총선에 다시 회초리를 들 기세이다. 정치적 리더십은 이번 총선을 통해 실종된 정치도 회복해야 한다. 하루아침에 회복될 거라고 보는 시민들은 거의 없다. 회복의 단초만 보여주어도 시민들은 인내심을 발휘하여 본업으로 돌아가서 기다린다.

시민들은 정치의 대상이 아니라, 정치의 동반자이자 주체임을 잊지 말아야 한다. 정치권의 불신과 반목은 최고조에 달해 더 올라갈 곳이 없어 보인다. 반목과 질시의 정치가 아니라, 헌법에 기초한 역사성과 보편적 가치와 차이를 인정할 때, 존중과 배려를 통한 훈훈한 정치를 기대할 수 있다. 총선과 대선을 축제처럼 치를 수 있는 그날이 오기를 기대해본다.
ⓒ국제신문(www.kookje.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국제신문 뉴스레터
국제신문 네이버 뉴스스탠드 구독하기
국제신문 네이버 구독하기
뭐라노 뉴스

 많이 본 뉴스RSS

  1. 1직무정지 새마을금고 이사장, 여전히 경영 관여
  2. 2송파 247만 장 검증, 신분확인·촬영요구로 시작부터 차질(종합)
  3. 3지광 70억 있다면서…세금도 34억 10여 년 체납
  4. 4‘가덕 증액 문서화’ 쳇바퀴…우선시공분 내달초 착공 희박(종합)
  5. 5[근교산&그너머] <1484> 통영 학림도 망산
  6. 6경정 승진자도 전국 교류…경위 이하 5년씩 부서순환 추진
  7. 7롯데 수석코치 허문회, 2군 감독 박승민
  8. 8신임 부산시 행정부시장에 김성기 행안부 인사기획관
  9. 9아직 관객 많은 ‘오디세이’인데…아이맥스관에서 내린 사정
  10. 10아울렛서 만나는 김해 도자기
  1. 1송파 247만 장 검증, 신분확인·촬영요구로 시작부터 차질(종합)
  2. 2대한항공 말흐리기…실체없는 통합LCC 부산 허브
  3. 3[뉴스 분석] 종교인·언론사주가 국회 권위 훼손…도덕성 논란까지
  4. 4부울경 광역의회 협력강화 선언 “미래산업 함께 육성”
  5. 5李 대통령 “국민 생명·안전 지키기가 최우선”
  6. 6‘가상자산 과세 유예’ 결론 못낸 당정
  7. 7여야 ‘조희대 국조’ 두고 공방 격화
  8. 8[속보] 대통령비서실, 30억 들여 월평균 11회 여론조사…내용은 비공개
  9. 9지광, 국회 동행명령 끝내 불응…여야 “즉시 고발”
  10. 10조현, 한미관계 난기류 우려에 “벨트 단단히 매면 돼”
  1. 1지광 70억 있다면서…세금도 34억 10여 년 체납
  2. 2‘가덕 증액 문서화’ 쳇바퀴…우선시공분 내달초 착공 희박(종합)
  3. 3퇴직금 2028년부터 사외적립…체불 예방
  4. 4부산시 “부산에 글로벌 AI 허브 유치하겠다”
  5. 5미래에셋·대신증권·빗썸도 뚫렸다(종합)
  6. 6사실상 금융업 전체가 다 털릴 판…靑, 긴급 대응회의(종합)
  7. 7첫 100조 분기매출 하닉 “100조 주주환원 하겠다”(종합)
  8. 8전용터미널·화주 인센티브 등 북극항로 상업운항 지원 요구
  9. 9부산과학기술협의회·CTO평의회 역량 확대
  10. 10부산銀 센텀센터, 스타트업 지원 거점화
  1. 1직무정지 새마을금고 이사장, 여전히 경영 관여
  2. 2경정 승진자도 전국 교류…경위 이하 5년씩 부서순환 추진
  3. 3신임 부산시 행정부시장에 김성기 행안부 인사기획관
  4. 4아울렛서 만나는 김해 도자기
  5. 5영업중단 이어 단전 위기…피가 마르는 홈플러스 입점업체들
  6. 6후배 경찰 신체 ‘덥석’…파출소 팀장 추행 혐의 피소
  7. 7부경대 5108명 정보유출…위탁보안 비상
  8. 8“일부 수사 강압·부실” 부산변회, 권한 커진 경찰 첫 평가
  9. 9김해 어르신 생활 불편 해결해 드립니다
  10. 10오늘의 날씨- 2026년 10월 29일
  1. 1롯데 수석코치 허문회, 2군 감독 박승민
  2. 2모레노, 은퇴소동 ‘96라인’ 달랜다…대표팀 내홍 풀까
  3. 3부산시대 2년차 읏맨 “홈팬 응원에 성적으로 보답”
  4. 4롯데, 공격서 수비로 중심 이동…주전 새판짜기 예고
  5. 5‘무관의 제왕’은 옛말…케인 발롱도르 품었다
  6. 6‘은퇴 기로’ 손아섭, 2년 만에 NC로…3000고지 향한 행진 계속
  7. 7허구연 KBO 총재, 3연임 사실상 성공
  8. 8K리그2 준PO 12월 2일 개최
  9. 9김해FC, 제6대 사령탑에 설기현 감독 선임
  10. 10롯데 자이언츠 신임 감독 이동욱·단장 이택근(종합)
우리은행
10대 부산시의회 상임위 들여다보기
“학교 통폐합 지역 맞춤형으로 접근”
10대 부산시의회 상임위 들여다보기
해운기업 유치, 해사법원 신설 “해양수도 부산 경쟁력 키울 것”
강동진의 도시이야기 [전체보기]
바흐를 찾아간 나, 한국을 꿈꾸는 그녀
세계유산위원회, 부산의 시간을 세계와 나누다
경제프리즘 [전체보기]
소비 아닌 문화 생산 주체 오페라하우스
한국 갯벌의 2단계 확대 등재 의미
과학에세이 [전체보기]
지역이 기획, 국가가 지원하는 R&D 시대 열자
진짜 질문의 시작
국제칼럼 [전체보기]
부캉이에게 부끄러운 북항 재개발 민낯
부산 관광, 마냥 좋기만 할까
기고 [전체보기]
‘2028 세계디자인수도 부산’의 과제
배의 피부를 지키는 기술은 도장이다
기자수첩 [전체보기]
금고 이사장 전횡, 지금도 진행중
엘리트 자평해온 市 공무원…생중계 회의서 능력 입증을
김준희의 클래식 인사이트 [전체보기]
여름의 끝자락, 브람스
여름날의 애상, 왈츠
김지윤의 우리음악 이야기 [전체보기]
다대포에서 만난 퇴계 이황
세종시대 음악이 전해진 이유
뉴스와 현장 [전체보기]
‘탈서울’ 안 된다던 원안위, 세종행에 왜 침묵하나
AX·반도체 전시회 5개 동시에 열렸는데…
도청도설 [전체보기]
지긋지긋한 론스타
어떤 ‘최장수’ 기록
독자 투고 [전체보기]
새로운 시작 ‘황혼 이혼’
무료 화장실 깨끗하게 쓰자
메디칼럼 [전체보기]
개정 응급의료법이 ‘미수용 방지법’?
25년을 간직한 리플렛 세 장
목지수의 도시브랜드 산책 [전체보기]
랜드마크 시스템의 시대
북항 돔구장에서 야구 보며 사우나를
박지욱의 뇌력이 매력 [전체보기]
건망증, 이렇게 잡자
운동으로 해마를 키우자
박진희의 컬처 픽 [전체보기]
‘부캉이’ 스펙터클에서 공존으로
부산 문화정책, 지금 필요한 선택
사설 [전체보기]
79년 정론 국제신문 정상화 요구 들불처럼 번진다
노후 원전 사용연장 안전에 일말의 의심 남지않게
세상읽기 [전체보기]
반복된 일상에서 마음의 여유를 찾는 법
한국 경제 떠받치는 중장년, 이제 다시 봐야
안재철의 연결하는 공간 [전체보기]
지구와 도시의 연결을 묻다
해양수도 부산, ‘제3의 경계 공간’
엄길청의 문전성시 [전체보기]
말과 현실이 너무 다른 부산
반도체와 부산
이보성의 미술 현장 산책 [전체보기]
두 미술관, 각자의 역할을 묻다
시장이 강해진 것일까, 비엔날레가 약해진 것일까
이상이 칼럼 [전체보기]
복지의 ‘필요 원칙’과 포퓰리즘
보건의료에서 지방정부 역할과 ‘정책 의료’
이정구의 맛과 건강 [전체보기]
미식과 오래 씹기
이제명의 오션 드림 [전체보기]
광복 81년, 다음은 바다의 산업 주권
HMM 부산 이전, 해양수도의 시험대
이홍의 세상현미경 [전체보기]
대규모 대미 투자, 기회인가 위협인가
국제질서의 지각변동과 한국의 성장경로
정쾌호의 부동산 탐구생활 [전체보기]
부산 아파트 10년, 이중 양극화와 위상 추락
미분양의 경고, 지방 맞춤 ‘출구전략’ 서둘러야
주재민의 명당을 찾아서 [전체보기]
사람은 갔어도 명당은 남아 있다
조선 8대 명당 중 하나인 정문도 묘
최태호의 와인 한 잔 [전체보기]
와인은 어떻게 마음에 남는가
추석의 식탁, 가족을 잇는 와인
특별기고 [전체보기]
‘해양수도 부산’ 토대부터 바로 놓아야
당론 따를지 역사 따를지 양심의 선택을
하순봉의 음악이야기 [전체보기]
박자와 기보
국민악파
황정수의 그림산책 [전체보기]
이대원의 ‘온정리 풍경’
유영국의 1957년 작 ‘사람’
CEO 칼럼 [전체보기]
시민 주거안정에서 지역경제 활성화까지
청년 떠나는 지방, 수도권 인구 분산해야
  • 국제신문 골프대회
  • 맘편한 부산
  • 부산국제마라톤
  • BNK생명나눔챌린지
  • 유콘서트
걷고 싶은 부산 그린워킹 홈페이지
국제신문 대관안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