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
부산메디클럽

[화요경제 항산항심] 밖에서 외치는 ‘부울경’

엄길청 국제투자전략가·전 경기대 대학원장

  • 엄길청 국제투자전략가·전 경기대 대학원장
  •  |   입력 : 2024-03-25 19:51:36
  •  |   본지 22면
  • 글자 크기 
  • 글씨 크게
  • 글씨 작게
마음이 돌아서면 바위보다 더 단단하다는 말이 있다. 부산 울산 경남이 하나의 정신으로 미래 담론을 만들던 시절의 기억이 어느새 가물가물하다. 게다가 총선을 치르다 보니 부울경 안에서도 서로 쪼개고 나누고 하는 지역할거 인심이 실핏줄같이 갈기갈기 흩어진다.

그런 가운데 서울에서 ‘부울경’ 하는 소리가 들려 귀가 활짝 열렸다. 지난 3월 20일 모 경제 언론사의 비전코리아프로젝트 발표에서 한국의 미래 번영전략으로 수도권 편중 발전과 견줘 이제는 부울경을 글로벌기업 메카로 만들어야 한다는 정책적 주장을 제시한 것이다. 참으로 반갑고 지당하고 감격스러운 공론화가 아닐 수 없다. 그 주장의 골자는 부울경을 아시아의 더블린으로 키우자는 것이다. 대서양의 북쪽으로 치우친 아일랜드의 수도 더블린이 요즘 미국과 유럽의 글로벌기업들이 즐겨 찾는 기업도시가 된 것을 벤치마킹해 부울경 미래 모델로 제안했다.

세상은 참으로 격변을 거듭하고 있다. 기술의 발달은 상호보완이 아니라 지배와 배제의 얼룩을 남기기 시작하고, 하나의 지구는 이제 서랍 속으로 들어간 해묵은 어젠다로 점점 빛이 바래간다. 여기서 시대의 중심을 관통하는 커다란 줄기의 결을 잘 이해하지 못하면 도시나 기업, 개인들의 현명함과 기민함의 차이가 후일 엄청난 차이와 후과를 남길 수 있다.

우리 사회에서 의료 주택 일자리 물가 문제 등이 가장 비등해진 체감 이슈로 보인다. 하지만 지금 미국 등 서구 선진국 증시의 신고가 일변도 주식시장이 보여주듯 혁신적인 글로벌기업들의 주가는 치솟고, 그로 인해 예상 밖의 시장 확대와 부의 창출이 휘몰아치고 있다. 경제 단위도 어느새 조 원 단위에서 경 원 단위로 무려 만 배가 뛰었다. 실제 미국의 가장 큰 자산운용사의 자산운용 규모는 우리 돈으로 1경 원을 넘보고 있다. 기업 가치가 경 원을 오르내리는 것은 주식시장에서도 예감이 된다. ‘매그니피센트 7’이라는 초거대 7개 기업의 요즘 시가총액의 합을 더하면 1경 원이 넘는다. 호사가들이 말하는 ‘돈의 가십’이 아니라 시대의 기준과 사이즈가 변하는 광대한 새 역사의 태동 같은 기세다. 거대기술, 거대기업, 거대자본, 거대도시가 등장하는 시간이 도래한 것이다.

이런 시기에 언론이 마련한 국가 미래전략의 지역발전 방안에서 부울경이 등장한 것이다. 나라 전체에서 보는 시각에서 부울경의 역할이 커지고, 전도가 창창해야 한다는 주장은 정말 웅장한 느낌이 든다. 그러나 이번 주장에서는 반대로 거대한 도시전략으로 부울경이 연합해 국제적인 수준과 범위로 지역과 도시 활동을 격상하지 않으면 시대 흐름에 소외될 수 있다는 우려도 감추지 않았다. 부울경을 국제적인 기업들이 가장 좋아하는 최적의 지역으로 만들라는 주문을 하면서 더블린을 예시했다. 그런데 정세를 세밀히 들여다보면 독일의 변화에서도 부울경은 잠재력과 비전이 도드라진다. 독일은 함부르크를 주변으로 하는 여러 도시에 기업을 옮기거나 신설하는 글로벌 기업들의 발길이 분주하다. 석탄과 중화학, 매연, 도시의 혼잡과 낙후 등으로 얼룩졌던 함부르크의 혁신 변모가 이 지역 혁신의 견인차이다. 그중에서도 함부르크의 생산지역과 항구지역 변신이 기폭제 구실을 한다.

이런 사례는 스웨덴 남부에서도 발견된다. 덴마크를 사이에 둔 말뫼라는 도시의 혁신과 창조가 지역 리더 역할을 한다. 그곳도 글로벌기업들이 찾아오는데, 주된 유인 동기는 혁신된 항구와 생산지역의 미래지향적 도시기반 확충이다. 강과 바다, 생산도시의 존재는 역사의 재귀적인 에너지이다. 생산도시 출신의 부울경이 공유한 바다와 강의 미래 역할과 지역연결을 다시 담대히 생각해 볼 일이다.

부울경이 연해 있는 동해와 남해를 낙동강을 매개로 연결하면 좋겠다. 경남 남부의 해안과 부산과 울산 지역의 해안은 멀지 않으며, 낙동강은 그 종심으로 흐른다. 전문가들이 더 들여다보아야 하겠지만, 김해 양산 밀양 언양 등 적절한 루트를 찾으면 운하로 강과 바다를 이어 부울경 생산지를 연결할 수 있겠다는 욕심이 난다. 서울에서도 부울경 글로벌 기업도시 미래에 축복을 보내는 지금(마침 선거철인데) 정치가들이 부울경의 바다와 강의 물줄기 연결 구상을 받아 갈 생각은 없는지 한번 물어보고 싶다.
ⓒ국제신문(www.kookje.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국제신문 뉴스레터
국제신문 네이버 뉴스스탠드 구독하기
국제신문 네이버 구독하기
뭐라노 뉴스

 많이 본 뉴스RSS

  1. 1부산 돼지국밥 톱3 ‘민락동 수변최고·신평동 영진·용호동 합천’…미식 열기 펄펄
  2. 2김태형 유임이냐, 이동욱 전 NC 다이노스 감독·조성환 해설위원 등 새 얼굴이냐
  3. 3“통합 진에어, 처음 취지대로 부산 이전해야”
  4. 4금감원 공공기관 재지정되나…쇄신안 수위 부산이전 분수령
  5. 5고향사랑기부금 왜 받았나…한 푼도 활용 않는 기초단체들
  6. 6시민공원 인근 또 오염토 나왔다…이번엔 중학교 이전 부지
  7. 7“‘재정빨대’ 사과 바라시니 사과” 秋 순직 소방관 빈소 발언 파장(종합)
  8. 8북항환승센터 ‘3.3m 단차’ 갈등, 법원 조정안 확정으로 봉합 수순(종합)
  9. 9동남권 최초 외국교육기관, 19일 명지서 착공
  10. 10돌아온 ‘캪틴큐’, 한정판 위스키…편의점 취향저격 ‘酒목’
  1. 1“통합 진에어, 처음 취지대로 부산 이전해야”
  2. 2“‘재정빨대’ 사과 바라시니 사과” 秋 순직 소방관 빈소 발언 파장(종합)
  3. 3퐁피두 중단에 국힘 박수영 1인 시위…시민사회 “토건 논리 부활 시도” 반발
  4. 4李 “부마와 5·18정신, 헌법에 담아야” 국회 논의 촉구
  5. 5이 대통령 지지율 3주만에 반등한 37.3%…민주 36.2%·국힘 40.9%
  6. 6김민석 ‘조희대 탄핵’ 밀어붙이나…국힘 “강행 땐 李 마지막 날”
  7. 7국감 후반 ETF·부동산 사찰 의혹 쟁점…김현지 증인 채택 두고는 여야 신경전
  8. 8국힘 박수영, 퐁피두 백지화에 1인 시위…”도시 경쟁력 높일 기회 날려“
  9. 9‘조희대 탄핵’ 민주당 “당내 의견수렴…국감 이후 살피겠다”
  10. 10[2026 국감 브리핑] 의대 가려고? 서울대 이공계 미등록자 수두룩
  1. 1부산 돼지국밥 톱3 ‘민락동 수변최고·신평동 영진·용호동 합천’…미식 열기 펄펄
  2. 2금감원 공공기관 재지정되나…쇄신안 수위 부산이전 분수령
  3. 3북항환승센터 ‘3.3m 단차’ 갈등, 법원 조정안 확정으로 봉합 수순(종합)
  4. 4돌아온 ‘캪틴큐’, 한정판 위스키…편의점 취향저격 ‘酒목’
  5. 5국제선 유류할증료 또 인상
  6. 6[뭐라노] ‘가덕’ 공사비 상향 문서화 갈등…11월 착공 불투명
  7. 7리밸런싱 유예 ‘부메랑’…국민연금 100일새 182조 증발
  8. 8‘AI 드론’으로 참치떼 찾는다…수산업 AX 대전환 본격화
  9. 9기후부 지원금 다른 잣대…변전소 되고 발전소 안 되고
  10. 10우리 아이 가을 옷 고민 끝…신세계센텀, 키즈웨어 팝업
  1. 1고향사랑기부금 왜 받았나…한 푼도 활용 않는 기초단체들
  2. 2시민공원 인근 또 오염토 나왔다…이번엔 중학교 이전 부지
  3. 3동남권 최초 외국교육기관, 19일 명지서 착공
  4. 4경남도, 추가 교육지원청 신설 대신 제2청사로
  5. 5지역사회 ‘국제신문 회생인가’ 법원에 탄원
  6. 6“돔? 재건축? 미래가치 따져야” “전문가 주도적 역할 부여를”
  7. 7부산 서구 산복도로 노후 주택가 주차난 환경개선 3곳 추진
  8. 8[한 손 뉴스] 12·12 때 숨진 김오랑 중령, 고향 김해에 추모공원 조성
  9. 9해임 억울해 모금한다더니…초등제자 성추행 벌금 납부(종합)
  10. 10‘법조 파트너’ 격상돼 로펌행…수사정보 유출 ‘카르텔’ 우려
  1. 1김태형 유임이냐, 이동욱 전 NC 다이노스 감독·조성환 해설위원 등 새 얼굴이냐
  2. 2돈으로 우승은 못 샀다…MLB 월드시리즈 연봉 하위팀 반란
  3. 3배드민턴 '세계 최강' 안세영, 여자 단식 최다우승 기록세워
  4. 4부산시청 고은, 전국체전 金…女사격 비공인 세계신기록
  5. 5김도영의 KIA냐, 오스틴의 LG냐
  6. 6득점은 킹, 리바운드는 롱…KCC 살릴 ‘믿을맨’ 찾았다
  7. 7자금 숨통 틔웠다…LIV골프 살아날까
  8. 8[뭐라노] 롯데, 이젠 성찰할 때
  9. 9프로야구 역대급 흥행에도 쪼그라든 ‘거인 팬심’
  10. 10인종차별 당한 엄지성…英 경찰 수사
우리은행
10대 부산시의회 상임위 들여다보기
“학교 통폐합 지역 맞춤형으로 접근”
10대 부산시의회 상임위 들여다보기
해운기업 유치, 해사법원 신설 “해양수도 부산 경쟁력 키울 것”
강동진의 도시이야기 [전체보기]
바흐를 찾아간 나, 한국을 꿈꾸는 그녀
세계유산위원회, 부산의 시간을 세계와 나누다
경제프리즘 [전체보기]
소비 아닌 문화 생산 주체 오페라하우스
한국 갯벌의 2단계 확대 등재 의미
과학에세이 [전체보기]
AI 시대, 부산 R&D의 대전환
원자력 청출어람, 스승을 가르치다
국제칼럼 [전체보기]
‘빵과 책’·양자경·강말금 그리고
사라지는 것, 귀 기울일 것
기고 [전체보기]
배의 피부를 지키는 기술은 도장이다
거장은 떠나도, 오케스트라는 남아야 한다
기자수첩 [전체보기]
금고 이사장 전횡, 지금도 진행중
엘리트 자평해온 市 공무원…생중계 회의서 능력 입증을
김준희의 클래식 인사이트 [전체보기]
여름의 끝자락, 브람스
여름날의 애상, 왈츠
김지윤의 우리음악 이야기 [전체보기]
다대포에서 만난 퇴계 이황
세종시대 음악이 전해진 이유
뉴스와 현장 [전체보기]
북극항로, 첫 배보다 중요한 것은 다음 배다
솔직할 수 있는 용기, 당신에게도 닿기를
도청도설 [전체보기]
“난 짜장”
은정이라는 이름
독자 투고 [전체보기]
새로운 시작 ‘황혼 이혼’
무료 화장실 깨끗하게 쓰자
메디칼럼 [전체보기]
25년을 간직한 리플렛 세 장
요추부 척추관협착증, ‘메포츠’로 극복하기
목지수의 도시브랜드 산책 [전체보기]
랜드마크 시스템의 시대
북항 돔구장에서 야구 보며 사우나를
박지욱의 뇌력이 매력 [전체보기]
건망증, 이렇게 잡자
운동으로 해마를 키우자
박진희의 컬처 픽 [전체보기]
‘부캉이’ 스펙터클에서 공존으로
부산 문화정책, 지금 필요한 선택
사설 [전체보기]
국면전환용 대법원장 탄핵, 민심이반 부른다
지역인재 의무채용 예외규정 개선 필요하다
세상읽기 [전체보기]
다민족 사회
부캉이가 북항에 던진 질문
안재철의 연결하는 공간 [전체보기]
지구와 도시의 연결을 묻다
해양수도 부산, ‘제3의 경계 공간’
엄길청의 문전성시 [전체보기]
말과 현실이 너무 다른 부산
반도체와 부산
이보성의 미술 현장 산책 [전체보기]
두 미술관, 각자의 역할을 묻다
시장이 강해진 것일까, 비엔날레가 약해진 것일까
이상이 칼럼 [전체보기]
복지의 ‘필요 원칙’과 포퓰리즘
보건의료에서 지방정부 역할과 ‘정책 의료’
이정구의 맛과 건강 [전체보기]
미식과 오래 씹기
이제명의 오션 드림 [전체보기]
광복 81년, 다음은 바다의 산업 주권
HMM 부산 이전, 해양수도의 시험대
이홍의 세상현미경 [전체보기]
국제질서의 지각변동과 한국의 성장경로
한국이 가진 자산
정쾌호의 부동산 탐구생활 [전체보기]
부산 아파트 10년, 이중 양극화와 위상 추락
미분양의 경고, 지방 맞춤 ‘출구전략’ 서둘러야
주재민의 명당을 찾아서 [전체보기]
사람은 갔어도 명당은 남아 있다
조선 8대 명당 중 하나인 정문도 묘
최태호의 와인 한 잔 [전체보기]
추석의 식탁, 가족을 잇는 와인
오스트리아 와인,빈의 시간을 마시다
특별기고 [전체보기]
‘해양수도 부산’ 토대부터 바로 놓아야
당론 따를지 역사 따를지 양심의 선택을
하순봉의 음악이야기 [전체보기]
박자와 기보
국민악파
황정수의 그림산책 [전체보기]
이대원의 ‘온정리 풍경’
유영국의 1957년 작 ‘사람’
CEO 칼럼 [전체보기]
거울 속의 외계인
물 들어올 때 노 저어라
  • 국제신문 골프대회
  • 맘편한 부산
  • 부산국제마라톤
  • BNK생명나눔챌린지
  • 유콘서트
걷고 싶은 부산 그린워킹 홈페이지
국제신문 대관안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