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은 우리나라 특별·광역시 중 최초의 초고령사회 도시다. 지난 1월 한국고용정보원이 발표한 보고서 ‘지역별 고령화와 고령층 노동시장 현황’에 따르면 2022년 부산의 65세 이상 고령층의 인구 비율은 21.3%로 대도시 중 유일하게 고령화 비율이 20%를 넘는 초고령사회를 구성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부산의 고령화 속도는 전국에서 가장 빠르다고 한다.
초고령사회에서는 고령인구 비율 증가에 따라 사회보장 부담 증가, 노동력 감소, 기업의 생산성 감소 등 여러 문제점이 발생하며 우리 사회는 이러한 문제점을 해결하기 위한 다양한 노력을 시도하고 있다.
그중 가장 중요한 것은 노인 인구가 부양만 받는 것이 아니라 사회와 생산 현장에서 자신의 경력과 노동력을 발휘하는 생산의 주체가 될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 이를 통해 생산인구 부족을 해소하고, 사회적 경비를 줄임과 동시에 활기찬 사회적 분위기가 만들어지는 선순환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이러한 사회의 출발점은 고령인구의 건강함이다.
최근 의과학계의 주요 관심 분야인 ‘건강수명 연장’에 대한 많은 논의와 연구는 전 지구적 고령인구의 건강함에 대한 여러 방법을 제시할 수 있겠지만 한 번에 해결해 주는 기술은 등장하기 어렵다.
반면, 우리는 건강하게 살기 위한 ‘잘 먹고 운동하기’라는 방법을 이미 알고 있다. 여기서 ‘잘 먹기’란 고영양가를 많이 먹는 것이 아니라 고른 영양분을 적절하게 섭취하는 것이란 것 또한 누구나 알고 있는 사실이다.
잘 먹기의 시작은 건강한 구강에서 시작한다. 치아 건강이 나쁜 사람은 어떠한 좋은 음식도 제대로 씹을 수 없어 영양 불균형이 나타나고 식욕 저하로 삶의 의욕이 떨어지게 된다. 또한 구강 내 치주질환을 일으키는 세균과 세균 부산물 등에 의한 염증 반응이 혈류를 타고 전신으로 퍼져 심혈관, 뇌 등에 질환을 유발한다는 연구 결과들이 발표되고 있다. 치주질환이 있는 사람은 일반인보다 당뇨병과 심장질환 발병률이 각각 6배, 2.7배 높다고 하며, 뇌졸중도 2.8배 이상 높다고 하니 치과에 자주 가서 구강 건강을 유지하는 것이 건강 수명을 연장하는 시작점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하지만, 우리는 비용과 두려움 등으로 여전히 치과에 자주 가기를 어려워 한다. 이를 해소하기 위해 더 많은 치의학 기술이 개발되고 산업화가 이루어져야 한다. 보건복지부는 ‘제2차 구강보건사업 기본계획’에 치의학 연구의 발전과 산업화 촉진을 위한 ‘국립치의학연구원 설립’을 포함했고 작년 12월 보건의료기술 진흥법의 일부 개정을 통해 설립 근거를 확보했다.
이에 여러 지자체가 국립치의학연구원을 유치하겠다는 의사를 나타내고 있다. 각 지역의 치과의사회와 치과대학 등을 중심으로 유치위원회를 만들어 자기 지역이 보유한 강점을 내세우며 본격적인 유치 활동에 나서고 있다. 하지만 아직 정부는 구체적 입지 조건에 대한 발표를 하지 않고 있으며 올해 실시할 타당성 조사연구를 통해 구체화할 예정이라 한다.
국산 임플란트가 시작된 부산은 우리나라 치의학산업의 태동과 발전의 상징적인 곳으로 수도권을 제외하고 가장 풍부한 치과의료 인프라와 전문인력을 보유하고 있다. 부산시는 이러한 풍부한 역량을 산업으로 연결시켜 치의학산업을 지역의 미래산업으로 육성하기 위한 계획을 수립해 실행해 오고 있다. 2017년 전국 지자체 중 최초로 치의학산업 전담 조직을 설치해 운영 중인 부산시는 지자체 유일의 치의학산업 육성을 위한 조례를 제정하고 관련 기술의 개발 및 사업화, 산업발전 환경 조성 등에 노력하면서 치의학산업을 성장시키기 위한 다양한 방법 등을 실천하고 있다.
정부가 국립치의학연구원을 설립하고자 하는 목적은 법령에도 적시되었듯 치의학기술 발전이 산업으로 이어지게 하기 위함이다. 이를 위해 연구원은 융합할 수 있는 다양한 혁신기술 인프라, 국제공항, 전시컨벤션과 같은 글로벌 협력 환경이 있는 곳에 위치해야 한다. 또한 국가 기관이 이루어내는 기술혁신을 산업 성장으로 이어지게 할 의지와 환경 조성이 가능한 지역에 설립돼야 정책의 목적을 달성할 수 있다. 부산이 그러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