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대 크루즈선은 올해 1월 출항한 ‘아이콘 오브 더 시즈’(Icon of the Seas)호다. 선박 무게가 25만800t에 달한다. 길이는 약 365m로 엠파이어 스테이트 빌딩(381m) 높이와 비슷하다. 워터파크 수영장과 식물 2만 여종이 자라는 센트럴파크도 갖췄다. 객실 2805개에 정원은 1만 명. 말 그대로 ‘떠다니는 인공섬’이다. 건조 비용만 20억 달러(약 2조7000억 원)가 들었다. 2025년에는 아이콘호보다 더 큰 크루즈선이 등장한다.
크루즈선은 항공모함 LNG 운반선과 함께 조선업의 ‘3대 보석’으로 불린다. 최초의 크루즈 여행은 유럽에서 시작됐다. 이탈리아의 ‘프란시스코 1세’는 1833년 귀족들을 태우고 나폴리를 떠나 3개월 간 몰타 아테네 이스탄불을 여행했다. 1844년에는 영국에서 출발해 지중해를 유람하는 상품이 대박을 쳤다.
코로나19는 크루즈 산업에도 큰 타격을 입혔다. 2020년 동남아를 거쳐 일본 요코하마항으로 돌아온 ‘다이아몬드 프린세스’ 승객들은 악몽을 경험했다. 선내 감염자가 폭증하면서 일본 정부가 하선을 금지했기 때문.
팬데믹이 끝나자 크루즈선 유치 경쟁이 다시 불 붙었다. 부자 승객들이 기항지에서 돈을 물 쓰듯 써 지역경제 파급 효과가 크기 때문이다. 지난해 신세계센텀시티가 누적 매출 2조 원을 달성한 것도 크루즈선 입항 증가 영향이라고 한다. 올해 세계 크루즈 관광객은 2880만 명으로 2019년 2967만 명에 육박할 것으로 예상된다. 부작용도 있다. 한꺼번에 크루즈선에서 쏟아진 수 천명이 관광지 파괴와 교통정체 소음을 유발한다. 2017년 이탈리아 베니스에선 크루즈선 입항 반대 시위가 열리기도 했다.
크루즈선 4척이 2일과 3일 부산항국제여객터미널과 영도크루즈터미널을 찾는다. 4척 동시 기항은 부산항 역사상 처음이다. 지난해 부산항을 찾은 크루즈선 관광객은 15만여 명이다. 올해는 중국발 크루즈선을 포함해 17만여 명이 입항한다. 초대형 크루즈선 건조 경험은 독일 프랑스 이탈리아 핀란드 중국 정도만 갖고 있다. 국내에선 향토기업 팬스타그룹이 2만2000t급인 ‘미라클호’를 신조해 내년 부산~오사카 노선에 투입한다.
크루즈 산업이 활성화하려면 국적선사 유치와 대형 크루즈선 확보는 필수다. 해양연구기관들은 오래 전부터 “민관 컨소시엄을 구성해 국가 프로젝트로 추진하자”고 주장했다. 지금이라도 해양수산부와 정책금융기관이 민간과 손 잡고 기술 개발과 건조 비용 확보에 나서야 한다.
이노성 논설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