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쾌한 바람과 밝은 햇살이 아름다운 계절이다. 특히 4월은 꽃놀이와 세시풍속이 다양해서 시절이 즐거움 그 자체이다. 꽃샘추위가 사라진 마을의 이웃들은 밝고 편한 인사를 서로 나눈다.

예전 농업이 중심이었던 시절에는 1년을 24절기로 구분했다. 그중에서 청명 한식 곡우가 4월에 모여있다. 농사를 준비하는 과정의 시작이었다. 의미를 풀이하면 청명의 순수한 빛을 품고, 땅을 가꾸는 한식의 봄비와 곡우가 싹을 틔우는 계절이라고 한다. 4월은 생명과 풍요의 준비이고 농부는 땀으로 한해를 채운다. 이때부터 만개한 꽃과 짙어가는 신록은 계절의 으뜸이라 말해도 과언이 아닌 듯하다. 밖을 보니 벚꽃이 온 세상을 뒤덮고 있다. 이제부터 짧은 시간이 지나면 만개한 꽃잎이 금방 사라져 버린다. 이 또한 시원한 멋이 있다. 대지의 기운으로 여린 새싹이 제 모습을 찾아가고, 메마른 들판에 생명이 가득해진다. 자연과 계절이 우리에게 주는 놀라운 선물이다.

논리의 비약일 수 있지만, 이 같은 순환과 연속의 조화로움을 보면서 우리 공동체의 다양성과 급속한 개인화를 비교해 본다. 초고령화 사회, 출산율 감소, 일자리 없는 성장, 환경의 불확실성 등 공동체의 어려움을 극복하는 지혜를 자연의 재생에서 찾아보면 어떨까 한다. 한국은 지난 수십 년간 세계에서 가장 모범적인 경제 성장에도 불구하고 다양한 사회적 갈등이 깊어 가고 있다. 대도시의 주택문제, 정규직과 비정규직 간의 임금 차이, 상대적으로 허술한 사회 안전망 등이 사회 진출을 준비하는 젊은이와 취약계층을 더욱 힘들게 한다.

이런 문제를 먼저 경험한 선진국의 사례를 찾아보았다. 경제적인 풍요와 국민 행복 지수가 높은 스웨덴 노르웨이 덴마크는 무엇보다 가정의 안정을 우선하는 부모 지원과 출산 장려의 가족 친화 정책이 돋보인다. 안정적인 육아 휴직, 보육 보조금, 유연한 근무 방식 등이 포함된다. 이들 국가는 가족에 대한 실질적 지원을 제공함으로써 자녀 양육에 따른 재정적 부담을 줄이고 부모가 직장과 가정의 균형을 유지하는 근로 환경 조성을 목표로 한다. 가정과 가족의 행복과 안정이 결국 출산율을 높이고 사회 안정의 지속성을 가능하게 하고 있다.

한편, 국토는 광활하지만 근로 인구가 부족한 캐나다는 사회에서 필요한 숙련된 기술이 있는 이민자를 유치하고 이들이 영주하여 인구 부족 문제도 해결하는 적극적인 이민 정책으로 유명하다. 합법적인 이민자를 환영하고 공동체의 일원으로 자연스럽게 받아들이고 국가의 경제 성장도 함께 촉진하고 있다. 그리고 세계에서 가장 먼저 초고령화 사회에 진입한 일본은 노인의 생활 불편 사항을 해결하기 위한 혁신적인 설루션 개발에 앞장서 왔다. 국가는 노인의 일상을 항시 보호하고 동반자 역할을 하는 보조 장치와 돌봄 로봇을 개발하기 위해 첨단 과학 기술에 과감한 투자를 하고 있다. 이러한 혁신은 공공 의료 시스템의 부담을 완화하고 그들의 삶의 질 향상에 많은 도움이 되고 있다.

우리나라와 비교되는 다른 나라의 주택 정책도 살펴보았다. 몇몇 선진국은 가족 형성을 장려하고 주택 가격 안정을 위한 정책을 시행하고 있다. 예를 들어, 싱가포르는 보조금을 받는 공공 주택을 확대했고 첫 주택 구매자와 자녀가 있는 가정의 주택 마련을 위한 지원 프로그램을 적극적으로 시행하고 있다. 이 정책의 활성화로 젊은이의 결혼과 출산이 늘어나는 성과가 나타나고 있다. 독일은 여성과 은퇴자의 노동 참여를 장려하는 제도를 실천하고 있다. 직장에서 여성과 고령 근로자를 위한 직업교육 및 통합 프로그램을 제공하고 있다.

위와 같은 내용을 보면 각국의 어려운 사회적 현상과 해결을 위한 노력의 모습이 우리나라와 거의 유사한 공통점이 흥미롭다. 우리나라도 다양하고 우수한 정책이 시행되고 있지만 보다 좋은 결과와 만족도를 높이는 노력이 한층 필요할 것 같다. 결국, 각국의 특징에 맞는 수요와 공급의 조화로움을 찾아보는 것이 우선이라는 생각이 든다. 어려움을 이겨내는 인내가 기쁨의 결과를 맞이하듯, 사회적 문제를 인식하고 해결책을 찾는 과정도 공동체 구성원의 이해와 상호 협력이 우선인 듯하다. 자연의 가치가 끝없는 복원과 재생으로 만들어지듯, 우리의 행복한 미래도 다름과 같음이 함께 만들어 가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