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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가정폭력 속 숨은 학대 아동 찾기

정소라 부산 동부경찰서 여성청소년계장

  • 정소라 부산 동부경찰서 여성청소년계장
  •  |   입력 : 2024-04-11 19:35:34
  •  |   본지 18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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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 전 10대 자녀들이 보는 앞에서 배우자에게 폭언을 퍼붓고 무차별 폭행한 50대가 아동복지법 위반(아동학대) 혐의로 기소됐다. 그에게 징역형의 집행유예가 선고됐다. 아동복지법 제3조 제7호에 의하면 아동학대는 ‘보호자를 포함한 성인이 아동의 건강 또는 복지를 해치거나 정상적 발달을 저해할 수 있는 신체적, 정신적, 성적 폭력이나 가혹행위를 하는 것과 아동의 보호자가 아동을 유기하거나 방임하는 것’이라고 규정돼 있다.

아동학대라고 하면 신체적 학대만 해당한다고 생각하는 경우가 많으나 아이에게 정신적 충격을 주는 행위도 정서적 학대가 될 수 있다. 정서적 학대 행위는 가정폭력에 아동을 노출하는 것을 포함한다.

여성가족부 실태조사에 따르면, 가정폭력 피해자의 자녀가 가정폭력의 직접적인 피해자가 되는 비율이 63.3%로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학대 발생가정의 가정폭력 중복 발생 비율이 21.4%인 것은 둘의 상관관계가 있다는 점을 여실히 보여준다.

최근 동부경찰서에서도 가정폭력 신고를 받고 출동했는데 현장에 아동이 노출돼 있는 사례를 발견했다. 아동학대 사건들은 어린이집이나 유치원, 학교 교사에의해 일어나는 경우도 있으나 부모에 의한 학대가 아이들에게 가장 큰 영향을 미친다. 우선 부부싸움을 목격한 아이에게 불안감, 스트레스로 인한 정서적 영향을 주고 신체 발달에도 좋지 않은 영향을 준다. 또한 사회적 역량이 부족하게 돼 학교생활 적응에 실패하거나 비행을 저지르기도 한다. 이렇듯 신체적으로 학대하는 것만이 학대가 아니다. 부부싸움을 하는 것 자체가 아이에게 심각한 아동학대다.

동부경찰서는 가정폭력 신고 현장 내 학대 아동을 조기에 발견하고 보호하기 위해 ‘가폭 속 숨은 학대 아동 찾기’를 시행하고 있다. 가정폭력이 주요 담당인 여성청소년과는 가정폭력 신고 중 현장 내 아동이 있었으면 동구청·아동보호전문기관에 통보하고 적극적으로 조치할 예정이다. 피해자인 학대 아동에게는 유관 기관 협업으로 설루션 회의를 개최해 상담·법률·의료·재정 등 분야별 맞춤형 지원을 하고, 가해자인 부모에게는 전문 부모교육 프로그램인 아이사랑 부모교육을 통한 맞춤형 케어를 제공할 예정이다. 또한 중복 피해 가정에 대한 재신고 건은 전담수사팀을 지정해 재발 방지 및 피해자 보호 등 연속성 있는 관리로 대응할 것이며, 해당 가정에 대한 주기적인 사후 모니터링으로 재발 방지에 주력할 것이다. 향후 동구 주민을 대상으로 가정폭력·아동학대에 대한 인식 개선 관련 홍보 및 교육으로 예방 활동도 실시할 예정이다.

가정폭력 속 아동학대는 대부분 가정 내에서 발생하고 부모가 곧 가해자가 돼 발견이 어렵다. 아직 우리 사회에서 이와 같은 아동학대는 가정의 일로만 치부되는 경우가 많다. 우선 부모의 자녀에 대한 올바른 인식 전환이 필요하고, 지역사회와 이웃의 보다 적극적인 관심이 필요하다.

‘한 아이를 키우기 위해서는 온 마을이 필요하다’는 아프리카 속담이 있다. 경찰과 주민 모두가 함께 노력한다면 아동학대를 예방하고 건강한 아동을 키우는 데 많은 도움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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