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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읽기] 총선에서 드러난 부산 시민의 바람

김은지 법무법인 성연 대표변호사

  • 김은지 법무법인 성연 대표변호사
  •  |   입력 : 2024-04-17 19:43:52
  •  |   본지 18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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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0일 제22대 국회의원 총선거가 막을 내렸다. 이번 총선은 헌정사상 처음으로 대통령 임기 내내 여소야대가 지속되는 정국을 초래했기에 여당의 참패로 평가된다. 그런데 부산은 전체 18개 지역구 의석 중 1석을 제외하고 전부 여당인 국민의힘이 석권했다. 여당과 제1야당 더불어민주당의 전체 지역구 득표율 차이가 5.4%에 불과하다 하더라도 야당의 의석수가 여당의 1.8배에 달한다는 점에서 부산지역의 총선 결과는 이례적일 수밖에 없다. 이에 부산 시민이 국회에 바라는 점에 대해 생각해보게 된다.

부산지역의 이번 선거 결과는 야권 견제 등 보수 성향의 발로일 수도 있고, 당선된 후보들이 제시한 공약에 더 공감했기 때문일 수도 있다. 어떤 요인이 작용했는지 정확히 분석해낼 순 없지만, 정부의 정책과 현재 부산시의 추진 과제를 현실화할 수 있도록 정부 여당에 힘을 보태주려는 의도도 어느 정도 작용했을 것이라 본다. 현재 부산의 심각한 인구 감소와 빈약한 산업 기반은 정부 정책과 입법 조치 없이는 개선되기 어렵기 때문이다. 그래서 이번 총선 결과가 단순히 부산의 보수 성향만으로 좌우되었다고 보기는 어려울 듯 하다.

부산의 역사를 짚어보면 부산은 개방적이고 합리적인 특성을 지녔다. 일제 강점기에는 조선 최초의 근대 개항장이었다. 6.25 전쟁 때는 피란민의 도시로 100만 명이 모여 살았고, 당시 정부는 1950년 8월 18일 부산을 피란수도로 결정, 국회와 사법기관, 정부 각 부처를 옮겨 전시 비상 업무를 수행했다. 1960, 70년대에는 우리나라 수출과 무역 거점 도시로 기능하면서 다양한 지역의 사람과 산업이 공존·발전했고, 이후 부산항은 세계 3위의 환적항으로 성장하며 1990년대까지 인구가 증가했다. 지금도 부산을 다양한 지역 출신이 모여있는 개방적인 도시라고 평한다.

안타깝게도 현재 부산은 심각한 인구 유출 및 감소 상태에 직면해 있다. 산업화 세대가 가장 먼저 이주해온 도시이기 때문에 고령화도 빠르게 진행되고 있다. 이는 도시 차원에서 해결할 수 있는 문제는 아니다. 지난 20년 간 역대 정부 국가균형발전에도 불구하고 가시적인 성과가 있었다고 보기 어렵다. 단기적인 정책만으로 해결될 문제 역시 아니라는 것이다. 결국 현안을 해결하기 위해서는 정부가 지원해 지역 주도 거점사업을 마련해야 한다는 결론에 이르게 된다. 합리적인 부산 유권자도 같은 생각이었을 것이라 본다.

현 정부와 부산시의 주요 정책은 부산의 금융·물류 등 거점사업을 마련하기 위한 산업은행 부산 이전과 글로벌허브도시 특별법이다. 22대 총선 직후부터 부산 지역구 의석의 대부분을 석권한 여당과 정부, 부산시가 부산 발전의 성과를 보여야 한다는 지적이 있다. 여기에 보태고 싶은 것은 제1야당을 비롯한 야권 역시 부산 발전의 필요성을 공감해 주었으면 한다는 점이다. 산업은행법 개정 없이 산업은행 이전은 불가능하고, 글로벌허브도시 특별법이 제정되어야 국제물류특구 지정이나 외국투자기관 특례가 가능하다.

21대 국회에서 부산 관련 법안이 통과되지 않았던 점이 부산지역 총선 결과에 상당히 반영되었을 것이라는 분석이 있다. 그런데 22대 국회 역시 야권의 협조와 동의 없이 사실상 입법이 불가능할 것으로 예상되는 상황이다. 당연히 야권이 부산지역 유권자를 위한 입법이 필요하다고 판단해 입법에 적극적일 가능성도 있다. 그러나 부산의 야당 국회의원은 1명이어서 부산의 현안 해결이 묘연해질 수 있다는 우려의 시선이 많을 수밖에 없다. 향후 부산 관련 법안의 제·개정 여부와 시기를 예상하기 어려운 상황에서, 이 법안들이 특정 선거의 득표를 위한 필요를 넘어 국가소멸위기를 막기 위한 균형발전 차원에서 받아들여지기를 바란다.

산업 기반이 약하고 인구 감소가 가속화 중인 대도시의 쇠퇴는 곧 국가경쟁력의 약화로 이어질 수 있어 부산 발전은 국익과 직결된다 하겠다. 각 지역구 유권자들의 선택을 받은 국회의원은 모두 헌법에서 규정한 바와 같이 국가 이익을 우선하여 직무를 행해야 한다. 22대 국회의 모든 구성원이 국가이익을 고려하여 자신을 지지하는 유권자들 간의 이익을 조율하고 국민에게 필요한 정책을 실현하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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