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마다 이맘때 나오는 통계 자료가 있다. 국민독서실태조사다. 지난해(2022년 9월~2023년 8월) 우리나라 성인 10명 중 6명이 1년 동안 책을 한 권도 읽지 않았다. 지난 1년간 일반 도서를 1권 이상 읽거나 들은 사람 비율인 종합독서율이 43.0%다.(교과서 참고서 수험서 잡지 만화 제외, 종이책 전자책 소리책 포함) 문화체육관광부가 1994년 처음 조사한 이후 가장 낮은 수치다.
일 때문에 시간이 없어서(24.4%) 스마트폰이나 게임 등 책 이외 매체를 이용해서(23.4%) 책 읽는 습관이 들지 않아서(11.3%) 등이 독서 장애요인으로 꼽혔다. 소득에 따라 독서율 격차가 크고, 일과 스마트폰이 장애요인인 점으로 미뤄 이런 흐름은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 문체부는 제4차 독서문화진흥계획(2024~2028)을 내놓고 독서율을 50%로 올리겠다고는 하나 ‘독서절벽’ 극복이 쉽지 않아 보인다.
신문시장은 독서계보다 심각하다. 종이신문을 읽는 사람 비율인 열독률은 2022년 9.7%에 불과하다. 10명 중 1명만 종이신문을 보는 세상이다. 신문의 위기다. 특히 지역신문은 이 위기를 가장 직접적으로 겪고 있다. 2000년 80%를 웃돌던 열독률은 2010년 52.6%, 2020년 10.2%로 날개 없이 추락하는 모양새다. 포털사이트나 소셜미디어를 통한 뉴스 이용, 즉 디지털 플랫폼 이용률은 2022년 84%에 이른다.(신문과방송) 2000년 네이버가 뉴스 서비스를 시작했고, 스티브 잡스가 2007년 스마트폰을 내놨다. 급변하는 미디어 환경에도 불구하고 변화와 혁신이 더뎠던 게 사실이다.
무미건조한 수치 속에 지역언론의 사명을 이어가려는 언론인의 꿈과 땀이 배어 있다. 정통 언론으로서 부산의 미래 비전을 제시하고 더 나은 삶을 위해 현실 문제를 헤집으며 시민과 소통하는 일이다. 든든한 지역언론은 디지털 플랫폼을 통한 뉴스 홍수로부터 지역을 지키는 등대다. 그 등대가 꺼지면 지역 뉴스도 소멸한다.
지역언론을 지키고자 ‘큰 그림’을 그리던 한 언론인 추모집이 지난 19일 나왔다. ‘그리운 사람 박무성’이다. 지난해 세상을 떠난 고인은 포털사이트와 지역신문의 건강한 관계, 다큐멘터리 제작 등 지역신문의 영역 확대와 안정적인 운영 구조 마련을 위해 애썼다. 국제신문 사장 출신이지만 부산 여러 언론인이 추모집 출간에 힘을 보탠 배경이다.
올해 신문의 날 표어는 ‘신문 읽는 오늘, 더 지혜로운 내일’이다. 세상을담는 신문을 만들고자 더 노력하는 게 고인을 추모하는 기억법이다.
정상도 논설주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