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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윤-이 첫 회담 ‘민생과 협치’ 새 길 만들어라

2년 만에 한자리 … 정국 전환 분수령

대화 복원·나쁜 정치 청산 계기 돼야

  • 디지털콘텐츠팀 inews@kookje.co.kr
  •  |   입력 : 2024-04-21 19:02:17
  •  |   본지 2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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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대통령과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회동이 곧 성사될 전망이다. 윤 대통령이 지난 19일 이 대표에게 전화해 “용산에서 만나자”고 제안하자 이 대표가 “국가적 과제가 많다. 빠른 시일 내에 만나자”고 화답하면서다. 만시지탄이나 다행스러운 일이다. 윤 대통령은 집권 2년간 원내 제1당 대표와 한 번도 테이블에 마주 앉지 않았다. ‘불통’과 ‘폭주’는 윤 대통령을 상징하는 이미지로 굳어졌다. 의회 권력을 장악한 이 대표 역시 이른바 ‘입법 독주’로 맞서면서 진영 갈등이 심화했다. 첫 영수회담이 고물가·고금리·고환율에 신음하는 민생을 달래는 한편 정치 복원의 디딤돌이 되길 바라는 국민적 기대가 큰 이유다.
이도운 대통령실 홍보수석이 지난 19일 윤석열 대통령과 이재명 민주당 대표의 통화 내용을 브리핑하러 단상으로 가고 있다. 연합뉴스
윤 대통령이 만남을 제의한 배경은 22대 국회의원 선거 참패다. 21대 국회 의석은 물려받았다 해도 22대 국회는 자신이 만든 정치적 환경의 산물이다. 민심은 야당 입법에 거부권으로 맞서는 윤 대통령을 심판했다. 국정 운영을 비판하면서 협치를 요구했다. 당장 192석 범야권이 반대하면 새 국무총리 인준과 예산안 통과가 어렵다. 교육·연금·노동·의료 개혁 또한 마찬가지다. 윤 대통령이 ‘식물정부’ 전락 위기에서 협치를 선택한 것은 당연하다. 이 대표 역시 수권 능력을 증명하려면 국정 파트너로서의 존재감을 보여야 한다. 우려스러운 대목은 시기와 형식을 둔 논란이다. 양측이 ‘단독 회담’ 또는 여야 대표를 모두 부르는 ‘집단 회담’ 중 하나를 고집하다 판을 깨서야 되겠는가. 정치적 합의가 사소한 이견으로 무산돼 국민을 실망시키는 일은 없어야 한다.

영수회담 성공은 한 발씩 양보하는 자세에 달렸다. 이 대표는 ‘해병대 채 상병 특별검사법’ ‘이태원 참사 특별법’ 제정과 국민 1인당 25만 원 민생지원금 지급을 윤 대통령에게 요구할 예정이다. 김건희 여사 명품백 의혹과 전세사기특별법·양곡관리법 개정안이 테이블에 오를 수도 있다. 하나같이 재원 부담이 크거나 여당이 반대하는 쟁점들이다. 윤 대통령은 채 상병 순직 사건 처리 과정부터 자세히 설명해 국민의 의혹을 푸는 게 옳다. 법안 통과나 민생지원금이 어렵다면 이해를 구하고 설득하는 과정이 필요하다. 이 대표 역시 총리 후보 추천을 통해 ‘거국 내각’의 씨앗을 뿌릴 때다. 의대 증원으로 촉발된 의정 갈등 해법도 지혜를 모아야 한다. 정부가 ‘2000명 증원을 고집하지 않는다’고 물러선 만큼 이 대표가 중재하거나 대안을 제시하면 상생의 전환점이 될 것이다.

이번 영수회담은 문재인 정부 시절인 2018년 4월 이후 6년 만이다. 한 번 만난다고 해서 모든 정치적 갈등을 단숨에 해결하기는 힘들다. 최악의 경우 양측이 얼굴만 붉히고 헤어질지도 모른다. 그래도 소통하는 노력을 멈춰선 안 된다. 밥만 먹고 일어서더라도 만나고 또 만나야 얽힌 실타래가 풀린다. 윤 대통령과 이 대표가 상대를 무시하는 ‘나쁜 정치’를 청산하겠다는 선언만 해도 큰 성과다. 서로를 인정해야 정치가 복원되고 고통받는 민생이 희망을 품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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