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
부산메디클럽

[세상읽기] 제조업의 위기

이창희 법무법인 리앤 대표변호사

  • 이창희 법무법인 리앤 대표변호사
  •  |   입력 : 2024-04-24 19:43:50
  •  |   본지 18면
  • 글자 크기 
  • 글씨 크게
  • 글씨 작게
한국 경제를 지탱하는 ‘경제의 심장’이라 할 수 있는 제조업의 위기가 심각하다. 부산울산경남(PK)은 한국에서도 제조업체들이 몰려 있는 대표적인 지역인데, 일선에서 느껴지는 위기감 역시 상당하다.

M&A(기업인수합병)를 통한 기업회생 진행을 위해 여의도 소재 증권회사나 사모펀드(PE)들과 미팅을 할 일이 있다. 이들은 구조조정 기업의 경영정상화를 위한 ‘기업구조혁신펀드’ 등을 운영하는데, 제조업에 대한 시선은 대개 우호적이지 않다. “투자할 회사를 찾고 있지만 제조업은 그 대상이 아니다”고 공공연하게 말하는 경우도 있다.

기업은 자본을 조달해 성장하게 되고, 자본은 장래성 있는 기업에 투자를 하게 된다. 그런데 정책펀드 관계자와 자본마저도 제조업을 외면하니 위기가 가속화 되는 것이다. 기업회생이나 파산 과정에서 접하게 되는 제조업체들의 위기는 대표적으로 다음과 같다.

첫째, 제조업 현장이 늙어가고 있다. 통계청에 따르면 2023년 기준 60세 이상 제조업 취업자 수가 처음으로 20대를 앞질렀다. 제조업에서 일하는 60세 이상은 전년(2022년) 대비 5만 1000여명(9.3%) 늘어난 59만 9000여 명으로 집계된 반면, 20대 제조업 취업자 수는 2만 7000여 명(4.7%) 줄어든 54만 5000명이었다.

산업 현장에서의 고령화 문제 못지않게, 청년층의 제조업 기피 현상 역시 심각하다. 경남 사천 소재 철근 가공·제조업체를 운영하는 A회사의 이야기는 구인난을 겪는 제조업의 현실을 여실히 보여준다.

A사는 벌써 한국인 근로자를 고용하지 못한지 수년이 지났다. 기존 근로자들은 50,60대가 대부분인데 반해 20,30대 청년층은 도저히 구할 수가 없다. A회사의 공장이 창원이나 진주 등 대도시에서 멀리 떨어져 있어 ‘워라밸’을 중시하는 청년층이 외면한다는 것이다.

이로 인해 젊은 한국인 근로자의 빈자리는 주로 외국인 근로자로 채워왔는데, 코로나19를 기점으로 외국인 근로자의 임금이 대폭 인상되었고, 이제는 그마저도 구하기 어렵게 되었다. 결국 A사는 상당수 특허를 보유하는 등 충분히 경쟁력을 갖고 있는 회사임에도 불구하고 기업파산 신청에 이르게 되었다.

둘째, 경쟁력이 떨어지는 중소기업이 많다. 중소기업은 한국 경제를 떠받치고 있는 ‘기반’으로, 부울경은 전국에서 손꼽힐 정도로 중소기업이 많은 지역이다. 부산(48만1000개사)과 경남(46만6000개사)의 경우 서울·경기를 제외하고 가장 많고, 부울경 합산 시 전국 중소기업의 14.1%가 동남권 벨트에 모여 있다. 특히 부울경은 자동차 조선 화학 등 ‘중후장대’ 산업이 발달한 역사를 지닌다. 이 산업들은 대기업-중견기업-중소기업의 피라미드 구조를 이루고 있는데, 이 구조는 장점도 있지만 단점도 만만치 않다.

대기업이 중견·중소기업이 할 수 없는 역할을 해주고, 이들을 중심으로 함께 성장해 나가는 선순환 구조의 긍정적 산업 생태계가 만들어지는 것이 최상이다. 하지만 현실은 녹록지 않다. 대기업은 기업 이익을 극대화하기 위해 중견기업에 손실을 전가하고, 중견기업은 다시 협력 중소기업에 손실을 떠넘기는 악순환이 생기기도 한다.

대기업의 3,4차 협력업체는 영세한 기업이 대부분인데, 이들은 살아남기 위해 저가 수주와 리베이트 등을 통해 연명하는 경우가 많다. 이 같은 상황 속에서 기업은 당연히 기술력을 확보하고 안정적인 재무구조를 갖추는 등 회사 자체의 경쟁력을 키우려는 노력보다는 당장의 매출을 올리기 위해 영업활동에 치중하게 된다. 하지만 이런 방식으로 미래를 저당잡히고 운영하는 회사는 결국 몇 년 버티지 못하고 파산에 이르게 된다.

결국, 기업이 성장하기 위해서는 청년층이 필요하다. 그런데 인구구조의 변화로 청년층이 줄어들고 있고, 청년층은 경쟁력이 떨어지는 기업에 취업하는 것을 꺼린다.

제조업이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이에 대한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
ⓒ국제신문(www.kookje.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국제신문 뉴스레터
국제신문 네이버 뉴스스탠드 구독하기
국제신문 네이버 구독하기
뭐라노 뉴스

 많이 본 뉴스RSS

  1. 1“나 조폭인데…” 2명이 집단 폭행…경찰은 귀가조치(종합)
  2. 2“55보급창 신선대 이전, 주민 동의 받아야” 부산 남구·의회 반발
  3. 3상승세 탄 롯데, 어수선한 한화 상대 중위권 도약 3연전
  4. 4부산 총선후보 1인당 선거비용 1억6578만 원…野최형욱 2억5240만 원 최고액
  5. 5명지·정관 늘봄스쿨 96억…23개교 교통안전에 20억 편성
  6. 6[윤화정의 한방 이야기] 눈앞 날파리 아른아른 ‘비문증’, 진액 보충하는 한약 복용 도움
  7. 7근육 줄면 골다공증 위험 증가…꾸준한 운동·영양관리를
  8. 8“항만 넘어 해양과학기술 투자 절실”
  9. 9부산시 ‘바이오필릭시티’ 우뚝…생태친화적 낙동강 가꾼다
  10. 10구청 직원의 웹소설 연재 방치…감사원, 강서·수영구 13건 적발
  1. 1부산 총선후보 1인당 선거비용 1억6578만 원…野최형욱 2억5240만 원 최고액
  2. 2[속보] '채상병특검법' 본회의 재표결에서 부결
  3. 3野 특검·연금개혁 압박 총공세…벼랑끝 與 막판 결속 독려
  4. 43국 협력체제 복원 공감대…안보 현안은 韓日 vs 中 온도차
  5. 5교역·투자 활성화…실무협의체 추진
  6. 6개혁신당 "6월 조직위원장 공모...2026년 지방선거 준비 돌입"
  7. 7박수영 "부산으로 오시면 됩니다" 삼성전자에 부산행 러브콜
  8. 8부산 총선 당선인 1호 법안 ‘재건축 완화’ 최다
  9. 9법조인 출신 곽규택 해사법원, 기장 정동만 고준위법 재발의
  10. 10국민의힘 전당대회 선관위원장에 부산 5선 서병수 임명
  1. 1“항만 넘어 해양과학기술 투자 절실”
  2. 2“영도 중심 해양신산업…R&D·창업·수출 원스톱체제 가능”
  3. 3기장 신소재산단에 에너지 저장시스템…분산에너지 허브로
  4. 4경남 항공국가산업단지, ‘스마트 그린산단’ 됐다
  5. 5“어촌 부족한 소득원 해양관광객으로 보완을”
  6. 6[뭐라노]외식이 겁난다?…올라도 너무 오른 물가
  7. 7고준위 방폐물 안전처분 논의, 부산서 27~31일 국제회의
  8. 8국내 첫 이커머스 티몬, CBT 플랫폼으로 쿠팡 넘는다
  9. 9집구경하고, 노래도 듣고…행복을 주는 모델하우스 음악회
  10. 10“100년 이상 이어질 K-음식점 브랜드가 목표”
  1. 1“나 조폭인데…” 2명이 집단 폭행…경찰은 귀가조치(종합)
  2. 2“55보급창 신선대 이전, 주민 동의 받아야” 부산 남구·의회 반발
  3. 3명지·정관 늘봄스쿨 96억…23개교 교통안전에 20억 편성
  4. 4부산시 ‘바이오필릭시티’ 우뚝…생태친화적 낙동강 가꾼다
  5. 5구청 직원의 웹소설 연재 방치…감사원, 강서·수영구 13건 적발
  6. 6부산 아파트 경관 작업 하던 50대 추락해 숨져
  7. 7천도재 지내다 저수지 빠진 무속인 구하다 2명 숨져(종합)
  8. 8사상구 공개공지 금연구역 지정 길 열어(종합)
  9. 9천도재로 싸우다?…가덕도 저수지서 남녀 2명 익사
  10. 10수능 난도 가늠하는 첫 리허설…졸업생 접수자 14년 만에 최다
  1. 1상승세 탄 롯데, 어수선한 한화 상대 중위권 도약 3연전
  2. 2한화 성적 부진에 ‘리빌딩’ 다시 원점으로
  3. 3살아있는 전설 최상호, KPGA 선수권 출전
  4. 4임성재 시즌 3번째 톱10…올림픽 출전권 경쟁 불 붙였다
  5. 5축구대표팀 배준호·최준 등 7명 새얼굴
  6. 6전웅태·성승민 근대5종 혼성계주 동메달
  7. 7울산현대 프로축구단 자체 브랜드 맥주 ‘울산 라거’ 출시
  8. 83명 부상 악조건에도…거인, 삼성에 위닝시리즈
  9. 9부산고 황금사자기 2연패 불발
  10. 10통산 상금 57억9778만 원…박민지, KLPGA 1위 등극
우리은행
후보가 후보에게 묻는다
부산 서동
4·10 총선 지역 핫이슈
원도심 숙원 고도제한
강동묵의 디톡스 [전체보기]
노동자 건강을 위한 국제사회의 경향
소규모사업장 중처법, 투약 중단이 필요한가?
강동진의 도시이야기 [전체보기]
더 많이 두들겨 보아야 할 산복도로라는 돌다리
옛 부산세관 복원, 진정한 새로운 전통이 되길
과학에세이 [전체보기]
과학기술 R&D 투자가 나아가야 할 길
축복의 계절
국제칼럼 [전체보기]
‘3요’와 칸 레드카펫을 빛낸 조연들
AI시대 유토피아? 디스토피아?
기고 [전체보기]
대학은 私的인가 公的인가?
지역 창업기획자가 부산의 미래다
기자수첩 [전체보기]
영화의전당 대표 연임…소통 외치는 현장에 귀 기울여야
김갑수의 생각 [전체보기]
이재명 대표께
김석환의 이미 도착한 미래 [전체보기]
아직 명당 덕을 덜 본 것일까?
노무현이 옳았다
김용석의 시사탐방 [전체보기]
신문은 살아 있고, 칼럼은 말을 건다
김지윤의 우리음악 이야기 [전체보기]
디아스포라의 노래 영천아리랑
우리 융복합 음악의 시초 고구려악
뉴스와 현장 [전체보기]
소통을 이기는 무기는 없다
선한 영향력
데스크시각 [전체보기]
가덕신공항과 박형준의 정치적 미래
도청도설 [전체보기]
비혼 축의금
꾀끼깡꼴끈
메디칼럼 [전체보기]
일하는 사람의 1차 의료, 근로자 건강진단
100세시대의 건강관리법
박상현의 끼니 [전체보기]
대만과 밀크피시
조식전쟁
박지욱의 뇌력이 매력 [전체보기]
뇌력(腦力)을 키우는 다섯 가지 비결
뇌, 팩트 체크!
사설 [전체보기]
출범 20주년 한국거래소 향후 과제도 만만찮다
한일중 공동선언 한반도 균형외교 밑거름되길
세상읽기 [전체보기]
지옥에서 국가명승으로
우리의 가까운 미래를 위하여
이상이 칼럼 [전체보기]
의대 입학정원 갈등의 올바른 해법
우리 시대의 올바른 복지 원칙
이제명의 오션 드림 [전체보기]
기회의 바다, 우리네 함장은 어디로 키를 잡을까
부산항, 글로벌 물류 허브 플러스 알파
이해인 수녀 '기도의 창가에서' [전체보기]
12월의 기도편지
이홍의 세상현미경 [전체보기]
경제문제가 풀려야 인구문제가 풀린다
중국의 한국시장 시장교란
인문학 칼럼 [전체보기]
호모 사피엔스의 바다
세상을 뒤흔든 춤
전호환의 두잉세상 [전체보기]
한국교육의 새 지평을 여는 IB교육학회 창립
‘자신과의 경쟁’이 ‘경쟁 교육’ 대안이다
차재원의 정치평설 [전체보기]
비례대표 제도는 죄가 없다
‘자객공천’ 유감
최태호의 와인 한 잔 [전체보기]
오페라 와인
와인이란
특별기고 [전체보기]
부산의 위대한 도전은 계속 된다
하순봉의 음악이야기 [전체보기]
낭만오페라의 종언! 푸치니
정명훈과 도쿄필하모닉 오케스트라
황정수의 그림산책 [전체보기]
처음 보는 ‘무릉도원’
무호 이한복의 ‘운룡도’
CEO 칼럼 [전체보기]
우리는 역사적 사명을 띠고 태어났다
드론으로 변화할 부산의 미래
  • 국제크루즈아카데미
  • 유콘서트
걷고 싶은 부산 그린워킹 홈페이지
국제신문 대관안내
스토리 박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