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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스크시각] 연대해야 부산이 산다

  • 박태우 기자 yain@kookje.co.kr
  •  |   입력 : 2024-05-01 19:52:46
  •  |   본지 18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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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폴리코노미(정치·경제 합성어, 경제가 정치에 휘둘리는 현상)’. 전문가들이 꼽은 2024년 세계 경제의 최대 변수다. 올해 전 세계 예정된 선거로 정치가 경제를 흔들 것이라는 우려다.

부정적 의미를 담고 있지만, 지금 부산은 그 효과라도 기대야 할 상황이다. 번듯한 대기업도, 산업도 없으니 청년 유출은 갈수록 빨라진다. 올해 1분기 부산 순유출 인구는 2433명. 지난해보다 무려 75.8% 급증했다. 부산이 앞으로 존속할지도 우려스럽다. 2월 출생아 수는 1037명. 1년 전(1136명)보다 8.7% 줄었다. 2월 기준 역대 최저치다. 전국 감소율(-3.3%)보다 월등히 높다. 2월까지 누계 출생아 수도 2181명. 지난해 같은 기간(2443명)보다 10.7% 급감했다. 역시 전국 감소율(5.7%)보다 배 가까이 높았다.

‘제2도시’라는 명성은 빛바랜지 오래다. ‘노인과 바다’라는 별칭이 더 익숙하다. 경제 자생력은 턱없이 약해졌다. 정치가 개입할 수밖에 없는 상황인 셈이다. ‘2030 월드엑스포 유치’가 정치적 목적으로 제기돼 확대된 이유다.

‘글로벌 허브도시 특별법’과 ‘산업은행 이전법’. 부산 명운을 가를 경제 법안으로 거론된다. 역시 정치적 화두로 등장했다. 21대 국회 통과는 어렵다. 곧 시작할 22대 국회서라도 처리되면 부산의 획기적 발전을 이룰 기반이 마련될 수 있다고 한다. 포장은 화려하다. 특별법은 부산에 세 개 특구를 지정, 정부와 시가 각종 지원을 하도록 규정한다. ‘국제물류특구’는 경제자유구역에, ‘국제금융특구’는 금융중심지에 준하는 특례를 적용한다. ‘투자진흥지구’에는 외국 투자 기관, 입주 기업 등에 대한 특례를 담았다. 외국인이 살고 싶도록 전폭 지원한다는 내용도 포함됐다. ‘부산의, 부산에 의한, 부산을 위한 법안’으로 평가받을 만하다.

그런데 특별법이, 산은 이전법이 과연 통과될 수 있나. 현재로선 가능성이 높지 않다. 유감스럽지만 객관적 진단이다. 4·10총선 이후 부산을 둘러싼 정치적 환경은 급변했다. ‘부산 우선’을 공언했던 윤석열 대통령이 국정 장악력을 회복할지 미지수다. 국민의힘이 총선 이전처럼 부산에 힘을 실어줄지도 불확실하다. 설령 그렇더라도 소수 여당의 한계는 분명하다. 부산 국민의힘 당선인 17명만으로 할 수 있는 일은 없다. 이는 부산의 정치적 현실이다. 남은 방법은 좋든, 싫든 범야권 세력과의 전략적 연대뿐이다. 이념과 정치적 지향점까지 공유해야 한다는 의미로 오독하지 않았으면 한다. 지역 경제를 위한, 지역 소멸을 막기 위한 교집합을 찾아야 한다는 말이다. 어렵지만 불가능하지 않다. ‘부산 법’으로 인식된 이들 법안이 범야권 지지 기반에도 득이라는 것을 확인시키는 것이다. 연대는 ‘우리의 이익’일 때 가능하다. 서로의 선의, 양보를 전제하는 협치와는 다르다.

부산시와 정부는 ‘부산만을 위한 법’이 아니라고 알려야 한다. 당장 ‘부산 글로벌 허브 조성’ ‘산업은행 부산 이전’의 전국적 파급 효과에 대한 실증적 연구가 필요하다. 동남권은 물론 남부권에, 대한민국에 돌아갈 혜택을 내놓아야 한다. 이는 다른 지자체의 협력을 끌어낼 명분이다.

부산 국민의힘 당선인 개개인은 야당과 실질적 소통에 나서라. 두 법안은 지방의 먹고 사는 문제와 직결된 것 아닌가. 당내 눈치 볼 일이 아니다. 함께하는 모임을 만들고, 토론회를 개최하고 이해의 폭을 넓혀야 한다. 22대 국회서 ‘부산끼리’ 할 수 있는 일은 ‘골목 수리’밖에 없다. 이런 노력 없이 부산을, 자신의 지역구를 엄청나게 발전시키겠다고 한다면? 단언컨대 ‘거짓말’이다.

다음 선거는 2026년 6월 지방선거다. 내년 말까지 남은 1년 6개월이 법안을 통과시킬 ‘골든 타임’이다. ‘지지층 결집용’ 여론전을 할 필요도 없고, ‘네 탓’을 할 이유도 없다. ‘골목 정치’ 부담도 덜 한 시기다. 총선이 끝난 지 20일이 지났다. ‘배지’를 달기 위한 고생은 이미 보상받았으리라 생각한다. 이전 선배와 동료 의원, 그리고 스스로 했던 방식은 잊는 게 낫다. 그 시기 부산 경제는 더 악화됐다. 새로운 접근으로 책임과 역할을 다할 때다.

박태우 서울경제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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