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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청도설] 부산항대교와 크루즈

  • 이흥곤 기자 hung@kookje.co.kr
  •  |   입력 : 2024-05-07 19:08:47
  •  |   본지 18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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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43억 원을 들여 2015년 8월 개장한 부산항국제여객터미널에는 크루즈 전용 선석이 4개 있지만 개장 1년이 지나도록 높이 60m 이상의 초대형 크루즈는 컨테이너 전용인 감만부두에 대야 했다. 사연은 이랬다. 크루즈가 터미널에 접안하기 위해선 부산항대교를 통과해야 한다. 다리는 개통될 때 선박 입출항 관련 법률에 따라 통과 높이를 정해 고시해야 한다. 부산항대교의 개통 시기는 2014년 5월. 세월호 참사로 범국가적으로 ‘선박 안전’이 아주 강조되던 시기였다. 부산항대교의 높이는 66~67.5m. 업계는 높이 60m 이상의 초대형 크루즈 등장이 가시화했다며 고시 높이를 63m 정도로 건의했다. 하지만 주무관청인 부산해양수산청은 보수적으로 접근해 60m로 낮춰 결정했다.

우려가 현실로 바뀐 건 불과 2년 뒤였다. 실제 60m 이상의 초대형 크루즈가 부산항에 등장하자 부산항대교 고시에 따라 이 다리를 통과할 수 없어 황량한 감만부두로 안내할 수밖에 없었다. 도시 이미지 먹칠이었다.

늦었지만 외양간 고치기에 나섰다. 우선 고시 개정. 국립해양조사원의 실측 결과 예전과 같이 다리 높이가 66~67.5m로 나왔다. 부산항만공사(BPA)는 이를 근거로 부산해수청에 고시 상향 조정을 정식 요청했다. 통항 안전성 시뮬레이션도 필요했다. 초대형 크루즈의 대표격인 퀀텀호와 같은 모델 선박을 제작하고, 부산항 전경을 재현할 수 있는 시각데이터베이스 구축도 필요했다. BPA 부산해수청 부산항도선사회 등 유관 기관들과 퀀텀호 선장 기관장 등이 해양수산연수원에서 모델 선박이 바람 파도 등 여러 변수에도 안전하게 부산항대교를 통과한 후 1.2㎞ 떨어진 국제여객터미널에 무사히 접안하고, 이후 180도를 돌려 안전하게 이안이 가능함을 확인했다. 부산해수청은 결국 해를 넘겨 2017년 1월 고시 개정을 통해 부산항대교 통항 높이를 63m로 최종 확정됐다. 기항지 항만당국이 정한 다리 통과 높이가 선체보다 2m 이상 여유가 있어야 하는 규정과 퀀텀호(62.5m)가 굴뚝을 접고 입항하기로 결정한 점을 고려한 것이다.

지난달 부산항 개항 최초로 크루즈 4척이 동시 기항한데 이어 다음 주부턴 부산 모항 크루즈가 9차례 운항되는 등 올해 118척이 부산항에 들어온다. 바야흐로 크루즈 관광이 기지개를 켜고 있다. 그래도 걱정은 된다. 높이 63m 이상의 초대형 크루즈 2대가 동시에 들어오면 어떻게 될까. 영도 국제크루즈터미널이 있지만 선석이 하나뿐이다. 그럼 또 감만부두에?

이흥곤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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