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김일성대 출신으로 한국 정착에 성공한 한 탈북자는 우연히 남한의 교도소 실태를 알고는 깜짝 놀랐다. 수세식 양변기와 온돌이 있고 텔레비전과 신문을 보면서 바깥 세상 소식을 접할 수 있다는 게 너무 신기했다는 것이다. 그가 탈북 직전 경험한 북한 감옥은 말 그대로 지옥이었다. 한겨울 얼음장처럼 차가운 맨바닥에서 벌레 물린 피가 덕지덕지 붙은 담요를 덮고 자고, 시멘트를 대충 발라 만든 변기에 물을 채워 세수하고 빨래도 해야 했다. 그는 “남한 죄수들이 김일성대 기숙사 학생들보다 더 잘 먹고 잘 잔다”고 감탄했다.
‘아이언 메이든’은 중세 유럽의 고문도구다. ‘철녀’라는 이름처럼 겉보기엔 성모마리아를 새긴 평범한 관이지만 안에는 가시가 꽂혀 있다. 사람을 넣고 문을 닫으면 철침이 온몸을 찔러 죽음에 이르게 한다. 이때만 해도 인간은 동물이나 큰 차이가 없었다. 18세기 프랑스혁명과 미국 독립전쟁 이후 본격적으로 성장하기 시작한 인권 의식은 그저 사람으로서 포괄적인 권리에 머물지 않고 나이 성별 인종 종교 장애 성정체성 등으로 확장됐고, 지금도 분화와 심화를 거듭하고 있다.
서울중앙지법이 최근 “교정시설 면적이 1인당 2㎡도 안돼 일상생활조차 어려울 만큼 협소하다면 인간 존엄과 가치를 침해한다고 보는 게 타당하다”며 국가 배상 책임을 인정했다. 배상액은 1인당 5만~250만 원이다. 앞서 전국 각 교도소와 구치소에 수감됐던 A 씨 등 16명은 “인간의 존엄성을 유지할 수 있는 최소 면적인 1인당 2.58㎡ 보다 좁은 곳에서 정신적 고통을 당했다”며 수감일 하루당 9000원을 곱한 금액 만큼 국가가 배상해야 한다고 소송을 제기했다. 이미 2022년 7월 대법원이 “2㎡ 미만 공간에 배정된 수용자에게 국가가 배상해야 한다”고 판결한 바 있다.
최소한도 인권 보장에 필요한 면적은 위생시설 포함 여부, 방 안 뿐만 아니라 방 밖에서 얼마나 자유로운 활동이 가능한가 등에 따라 다르다. 2016년 교정시설 수감자 1인당 최소 면적 판단을 내린 우리나라 헌법재판소의 기준은 2.58㎡였다. 평수로 따지면 0.78평으로, 성인 한 사람이 다리를 쭉 펴고 누우면 끝나는 공간이다. 유럽인권재판소는 3㎡ 이상, ‘고문·형벌·모욕적 처우 방지 유럽위원회’의 권고 사항은 4㎡ 이상이다. 인권 의식 성숙도에 비례해 교정시설 환경은 개선 혹은 선진화할 수밖에 없다. 다만 재소자들이 그 안에서 자신이 유린했을 수 있는 인간 존엄의 진짜 의미를 한번쯤은 곱씹어보길 바랄 뿐이다.
강필희 논설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