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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요경제 항산항심] 한국 경제성장 한계와 부산의 잠재력

김영재 부산대 경제학부 교수·국민경제자문회의 자문위원

  • 김영재 부산대 경제학부 교수·국민경제자문회의 자문위원
  •  |   입력 : 2024-05-20 19:24:43
  •  |   본지 2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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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금리 고환율 그리고 고유가의 짙은 그림자 속에서 우울한 소식이 들려온다. 얼마 전 영국의 유명 일간지 파이낸셜타임스는 ‘한국의 경제적 기적은 끝났는가?’라는 제하에서 정부 주도로 추진 중인 경기도 용인의 반도체 메가클러스터 전략은 더 이상 유효하지 않은 낡은 전략이며, 과거 한국의 경제적 기적을 초래한 제조업 기반, 대기업 중심의 국가 주도 성장 전략이 다시 등장한 것은 새로운 성장 전략 개발이 실패한 것이고 한국의 경제성장률은 한동안 6% 이상이었으나, 2020년대에는 2%대, 2030년대에는 0%대로 급속하게 하락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한때 우리나라는 홍콩, 싱가포르 등과 함께 아시아의 4마리 용으로 불렸으며, 전쟁의 폐허에서 한강의 기적을 일구어낸 유일무이한 국가로 세계인이 부러워하는 작지만 성공한 이미지의 나라였다. 그런데 합계출산율이 0.72라는 초저출산과 급속한 고령화로 잠재성장률의 급격한 하락, 경제 규모(GDP)를 초과하는 가계 부채, 원천기술 개발의 미흡, 중국과의 기술격차 소멸, 매우 낮은 노동생산성 등 사회경제적 문제로 한국의 지속가능성장은 한계에 도달했다. 더욱이 중소기업과 대기업 간, 정규직과 비정규직 간 임금 격차, 그리고 수도권과 지방 간 경제력과 교육의 격차 여기에 지난 수십 년간 지지부진한 교육과 의료, 연금 분야 개혁 등이 성장의 걸림돌이며, 동시에 새로운 성장 전략의 출현이 실패한 요인이라고 지적하고 있다. 이와 같은 사회경제적 문제로 과거 매우 효과적이었던 제조업과 대기업 중심의 국가 주도 성장 전략이 더 이상 유효하지 않은 낡은 전략으로 성공가능성이 낮으며, 한국의 경제적 기적도 끝이 나고 있음을 암시하고 있다. 정책 입안자, 정치가를 포함해 우리 모두 냉혹한 지적에 대해 냉철하게 인식해야 할 것이다.

그러면 왜 제조업, 대기업, 국가 주도 성장 전략이 유효하지 않은가? 첫 번째는 관료주의의 부작용이라 할 수 있는 규제이다. 역대 정부 초기에 가장 역점을 둔 사업이 규제혁신이었으나, 규제로 인해 신산업 발굴 혹은 새로운 산업생태계의 조성이 실패하고 있다. 구체적으로 십수 년 전에 부산금융중심지 육성 전략으로 핀테크가 강조됐으나, 규제로 구호만 외치다 한 걸음도 나아가지 못했다. 즉 관료주의의 장점보다 단점이 부각되는 상황이다. 두 번째는 공정거래질서의 미확립이다. 대기업과 중소기업 간 불공정거래관행, 본 기업과 하청업체 혹은 협력업체 간 비합리적인 관계 등이 대기업 중심 국가 주도 전략이 유효하지 않을 수 있다는 것이다. 세 번째로 앙뜨프리너십, 즉 혁신적 기업가 정신의 결여다. 기존의 것을 타파하고 새로운 것을 만들어야 하는 기업가 정신의 부족이 성장의 한계를 초래하고 있다. 4차 산업혁명과 AI시대의 도래 등 사회경제적 환경은 급속히 변화하고 있는데, 규제에 대한 인식, 불공정 거래관행의 지속과 앙뜨프리너십의 결여 등으로 새로운 성장 전략을 찾는 데 실패하는 듯하다.

과연 미래세대를 위한 경제성장의 한계를 극복할 방안은 없는가?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사회경제적 환경 변화에 대한 명확한 인식이다. 첫 번째, 세계지식포럼에 의하면 4차 산업혁명이 도래하면서 핵심적인 생산요소는 노동과 자본, 그리고 노하우에서 데이터 정보 문화와 상상력으로 전환된다는 것이다. 일찍이 천재 물리학자 아인슈타인은 “지식보다 더 중요한 것은 상상력”이라고 강조했듯이 인식의 전환이 필요하다. 두 번째, 규제의 방식을 포지티브시스템에서 네거티브시스템으로 과감히 전환해야 하며, 마지막으로 위험감수정책의 수립과 집행이 가능하도록 정책입안자에게 자율권과 면책권을 부여할 수 있는 정책 패러다임이 과감히 전환돼야만 새로운 성장 전략이 나타날 수 있다.

이와 함께, 직면한 국가성장의 한계와 지방소멸을 극복하기 위한 지역균형 발전전략은 이제 선택이 아닌 필수적인 정책으로 과거 대한민국의 고도성장을 견인한 부산이 남부권 거점도시로 다시 서울과 함께 대한민국 미래성장의 양대 축 역할을 해야 한다. 이를 위한 법적·제도적 기반구축과 세계적 항만물류, 가덕신공항, 부산금융중심지, 북극항로 등 부산의 잠재력이 극대화되도록 정책적 지원과 부산시 부산상공회의소 지역 소재 대학 등 부산의 흩어진 역량을 모아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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