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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지역 창업기획자가 부산의 미래다

류영철 지역고용문제연구소장

  • 류영철 지역고용문제연구소장
  •  |   입력 : 2024-05-23 18:47:37
  •  |   본지 18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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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부산이 직면한 경제 상황을 한마디로 정리하면 드라마 오징어 게임에서 나온 ‘이러다가는 다 죽어’로 표현해도 이상하지 않다. 다들 알고 있는 지역경제 전반의 문제는 생략하고 스타트업 육성에만 초점을 맞춰보면 더욱 참담한 실정이다.

신규 창업가의 가능성을 위주로 초기 투자 후 빠른 성장을 지원하는 창업기획자가 ‘엑셀러레이터(AC)’이며, 잠재력 있는 예비 창업자 또는 초기 창업기업을 발굴, 보육하는 프로그램을 엑셀러레이팅(가속)하여 빠른 성장을 유도한다. 이어 기업의 매출 신장과 글로벌 진출 등을 지원하고 후속 투자유치로 연계해 기업가치를 높인 뒤 성장한 기업의 공개(IPO) 또는 우호적 인수합병(M&A) 등을 추진해 초기 투자금을 회수한다. 회수된 자금은 새로이 신규 창업기업에 투자되는 것이 창업생태계의 기본 시스템이다.

서울지역 성공 사례들을 보면 과거 공공영역에서 지원했던 것을 민간 주도로 투자, 육성토록 기능을 대거 이양한 것이 주효했다. 스타트업의 빠른 성장과 함께 벤처캐피탈 투자로 즉시 연계하고 유니콘 기업화로 규모의 경제를 이뤄 투자시장이 호응하는 기업공개를 한 것이다. 부산의 창업생태계와 비교하면 자금 규모나 기업의 수 등에 차이가 있지만 주목할 점은 민간의 전문성과 빠른 속도의 엑셀러레이팅이라는 장점을 활용하고 있다는 것이다.

2020년 벤처투자촉진법의 제정을 통해 초기기업을 발굴, 투자하는 AC에 대해서도 일정한 자격 요건을 갖추면 벤처투자조합 결성을 허용해 AC가 조금 더 모험 투자를 할 수 있도록 제도개선을 했다. 초기 펀드의 평가 방식에서 기존 투자 실적이 평가 기준에 적용돼 이전에 펀드를 운용할 수 없었던 AC는 펀드를 유치할 방법이 없었기에 모태펀드에서 AC 특화펀드를 조성하는 길이 열렸고 전국 AC의 투자 유치전이 시작됐다.

그러나 펀드 유치를 받은 AC 중 일부는 초기기업 발굴과 보육이라는 애초 목적보다는 수수료 따먹기 식의 자사 이익을 우선시하여 투자 유치를 더 선호하는 기현상이 일어났다. 이로 인해 AC가 유망기업을 발굴하고 보육하는 기능이 약해지는 폐해가 발생, 도전적인 창업기업과 투자할 만한 우수기업이 오히려 감소하는 역효과로 스타트업 펀드를 운용하고 있는 벤처캐피탈의 투자 위축이 우려되는 실정이다. 펀드운용이 허용되면서 오히려 전문 벤처캐피탈(VC)과의 차이가 옅어지는 문제가 발생한 것이다.

정부의 대규모 재정 투입에도 인구 감소와 수도권 쏠림 현상이 가속화돼 지역은 소멸 단계에 진입했다. 이런 와중에 지역 창업기업 보육으로 청년에게 양질의 일자리를 제공하고자 시작된 스타트업 육성 정책은 이젠 어느 정도의 결실을 맺어 지역사회에 의미 있는 중간보고를 해야 하며, 이런 과정에 지역 기반의 민간 AC가 반드시 주도적인 역할을 해야만 한다.

박형준 부산시장과 정책 관계자들에게 감히 말씀드린다. 지속가능한 양질의 일자리 창출을 위해 창업 정책이 수도권에 종속되지 않도록 지역의 창업생태계를 적극 보호, 육성하는 민간 주도의 책임 있는 정책지원이 그 어느 때보다 필요하다는 엄혹한 현실에 집중하시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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