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
부산메디클럽

[메디칼럼] 신종마약 펜타닐의 습격

정승규 약사

  • 정승규 약사
  •  |   입력 : 2024-06-02 19:20:10
  •  |   본지 22면
  • 글자 크기 
  • 글씨 크게
  • 글씨 작게
진통제는 너무나도 친숙하고 가까이에 있는 약이다. 두통 치통 생리통으로 시작되는 오래된 광고 속의 약뿐만 아니라 코로나19를 거치며 백신 접종 후 복용한 아세트아미노펜 성분의 세계적인 브랜드 해열진통제가 집에 하나쯤은 있을 것이다. 근육통과 관절통이 있어 방문한 정형외과나 통증 클리닉이 아니더라도 이비인후과 가정의학과 내과 치과 같은 동네 병원에서 발행하는 처방전에도 대부분 들어 있고 약국에서도 판매 빈도가 높은 약이 진통제다.

통증에서 벗어나고 싶은 인간의 욕망은 본능적이어서 진통제는 종류도 다양하다. 해열진통제 외에 아스피린 이부프로펜 나프록센같이 엔세이드(NSAID)로 불리는 비스테로이드 계열의 소염진통제가 일반적이지만 마약성 진통제도 있다. 마약성 진통제는 이름에서 알 수 있듯이 강력한 진통 효과를 발휘해 큰 수술 후나 말기 암으로 인한 어쩔 수 없는 고통에 쓰이는데 의존성이 강해 반드시 의사 처방을 받아야 사용할 수 있다.

마약성 진통제는 다시 약한 마약성 진통제와 강한 마약성 진통제로 나뉜다. 약한 마약성 진통제는 만성 통증에 흔히 처방되고 강한 마약성 진통제는 주사 알약 패치 같은 제형으로 나온다. 최근 사회적으로 이슈가 되는 신종마약 펜타닐은 강한 마약성 진통제다. 모르핀 코카인 대마 같이 식물에서 유래한 전통적인 마약과 달리 펜타닐은 화학합성으로 만든 약이다.

마약의 대명사 필로폰(메스암페타민)도 펜타닐과 마찬가지로 화학적으로 합성해서 만든다. 차이점을 들라면 들킬까 봐 조마조마하며 음성적으로 거래되는 필로폰과는 달리 펜타닐은 합법적으로 병원에서 처방해 약국에서 살 수 있는 약이라는 점이다. 어떻게 이럴 수가 있을까. 끔찍한 통증을 피하게 도와주는 고마운 약이 합법적으로 마약중독자를 양산하고 있다는 현실을. 이 사건의 비극은 거대 제약회사의 탐욕과 돈을 위해 양심을 판 일부 의사들의 무분별한 처방이 합작해서 초래되었다.

원래 펜타닐은 아주 심한 통증에만 제한적으로 사용하도록 미국 FDA(식품의약국)의 허가를 받았다. 신약을 출시한 제약회사의 입장으로선 약물의 짧은 사용은 매출 저하를 의미한다. 매출을 높이기 위해 약물을 규제하는 정부 기관과 의사를 상대로 한 치열한 로비가 펼쳐진다. 약품 허가에 관여하는 공무원이 퇴직한 다음 취직할 수 있게 일자리를 제공하고 리베이트 명목으로 의사에게 처방량에 따라 거액의 돈이 오가는 것은 기본이다. 이 모든 일이 최근 20여 년간 일어났고 그로 인해 미국은 약물 오남용으로 한 해 10만 명이 사망하는 재앙을 겪고 있다.

‘좀비 랜드’로 알려진 미국 필라델피아의 켄싱턴은 몸을 제대로 가누지 못해 기괴한 자세로 있는 좀비 같은 사람이 거리에 넘쳐난다. 펜타닐에 중독된 사람인데 수가 너무 많아 경찰이 통제할 수 없을 정도다. 모르핀보다 100배 강한 진통 효과를 나타내는 펜타닐을 투여하면 뇌 속에서 신경전달 물질 도파민이 엄청나게 분비되어 짜릿한 쾌감을 느낀다. 과도한 환각과 환상을 맛본 사람은 마약을 얻기 위해 무슨 짓이라도 하게 된다. 치사량이 2mg에 불과해 결국 호흡이 마비돼 질식으로 죽는다.

문제는 펜타닐 중독이 태평양 건너 미국만의 문제가 아니라는 사실이다. 식품의약품안전처에 따르면 우리나라에서 2018년 806만 건이었던 펜타닐 처방이 2022년에는 1411만 건으로 대폭 증가했다. 각종 SNS를 통해 마약을 하는 나이가 점점 낮아지고 있고 고교생까지 내려온 중독자들 사이에서는 펜타닐을 쉽게 처방받을 수 있는 병원 리스트를 공유하기도 한다. 3년 전에는 부산 경남 청소년 41명이 펜타닐 패치 남용으로 경찰에 검거되기도 했다.

펜타닐 외에도 합성대마 야바 엑스터시 GHB(물뽕) 등 신종마약이 활개를 치면서 해가 갈수록 마약사범은 큰 문제가 되고 있다. 미국 같은 재난에 빠지지 않도록 각별한 주의와 경각심이 필요한 때다.
ⓒ국제신문(www.kookje.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국제신문 뉴스레터
국제신문 네이버 뉴스스탠드 구독하기
국제신문 네이버 구독하기
뭐라노 뉴스

 많이 본 뉴스RSS

  1. 1제주 천지연폭포서 사진 촬영 중 추락…50대 관광객 숨져
  2. 2올해 초과세수 '최소 50조원'…내년 미래대응기금 200조원대
  3. 3부산·울산·경남 흐리고 일부 지역은 비
  4. 4충남 부여 남서쪽서 규모 2.6 지진 발생
  5. 5만남 거부했다고 차에 감금 후 고속도로서 여자친구 때린 60대
  6. 6[속보] 박홍근 “호남 반도체, 기업 팔 비틀기 아냐…성과 내야 해”
  7. 7李대통령, 미국·멕시코 순방 후 귀국…한미회담 등 성과 점검
  8. 8“죽여버리겠다” 음주운전 출소 나흘만에 신고자 협박한 60대
  9. 9우승 타이틀 박탈 위기…맨시티 ‘유죄 판단’보도에도 회장 “결백 입증하겠다”
  10. 10추석 연휴 마지막날 정체 시작…부산→서울 5시간
  1. 1李대통령, 미국·멕시코 순방 후 귀국…한미회담 등 성과 점검
  2. 2오세훈 “李대통령 실거주 이어 실경작 집착…국민 싸울 대상 아냐”
  3. 3장동혁 “국민 분노 폭발 직전…재산 약탈중지하라”
  4. 4울산 북구·구의회, 노동자 권익 보호 위해 맞손 잡았다
  5. 5“개인통관고유부호 도용 의심 신고 3년 새 46배 증가”
  6. 6[속보] 靑, 우크라 北포로 송환 공개 논란에 “원칙 따라 대응”
  7. 7군·유엔사 ‘DMZ 지뢰 추정 폭발’ 현장 조사 절차 시작
  8. 8조희대 대법원장 '재제청 거부' 여진…여야 공방 계속
  9. 9李대통령 “한·멕시코 무역협정 논의 조속 재개해야”
  10. 10국힘, DMZ 지뢰사고 공세 지속…“증거유실 기다리나”
  1. 1올해 초과세수 '최소 50조원'…내년 미래대응기금 200조원대
  2. 2[속보] 박홍근 “호남 반도체, 기업 팔 비틀기 아냐…성과 내야 해”
  3. 3“문제 없을까?”… 공정위 퇴직자들, 대형 로펌에 대거 취업
  4. 4"미래기금 사업 131건 중 95%는 부처 요구대로…감액 6건 불과"
  5. 5숙박업 세금체납 4년간 3.4배↑…주요 업종 중 최대폭 증가
  6. 6‘말로만 자율주행 기술 육성’… 관련 부처 예산 오히려 삭감돼
  7. 7미국의 몽니?… 공식 발표 계속 미뤄지는 ‘대미(對美) 투자 1호’
  8. 84분기 제조업 경기전망 86, 전분기 대비 6P 상승
  9. 91243회 로또 복권 1등 12명…당첨금 각 25억 9252만 원씩
  10. 10음주로 목숨 잃은 여성 10년새 증가…50대 유독 늘어
  1. 1제주 천지연폭포서 사진 촬영 중 추락…50대 관광객 숨져
  2. 2부산·울산·경남 흐리고 일부 지역은 비
  3. 3충남 부여 남서쪽서 규모 2.6 지진 발생
  4. 4만남 거부했다고 차에 감금 후 고속도로서 여자친구 때린 60대
  5. 5“죽여버리겠다” 음주운전 출소 나흘만에 신고자 협박한 60대
  6. 6추석 연휴 마지막날 정체 시작…부산→서울 5시간
  7. 7‘서해피격 공무원 월북’ 수사 발표 해경총경, 직위해제 취소소송 승소
  8. 8중국 최고지도자 상호 중식당 테러…용의자 모두 중국인
  9. 9올해 7개월간 ‘사이버 도박’ 검거 10대 267명…작년 전체보다 많아
  10. 10소주 탄 분유 먹이고 딸 강제추행…자녀 3명 학대한 40대 징역 7년
  1. 1우승 타이틀 박탈 위기…맨시티 ‘유죄 판단’보도에도 회장 “결백 입증하겠다”
  2. 2남동헌, 아시안게임 승마 마장마술 금메달
  3. 3[속보] 한국, 아시안게임 e스포츠 대전격투 첫 금메달
  4. 4남자 사브르, 일본에 45-44 역전승…아시안게임 단체전 4연패
  5. 5한국 야구, 중국 꺾고 결승 진출…27일 일본과 금메달 결정전
  6. 6한국 남자핸드볼, 중국 꺾고 8년 만에 아시안게임 4강
  7. 7[속보] 여자농구, 일본 꺾고 12년 만에 금메달…남녀 동반 우승
  8. 8[속보] ‘평균대 유망주’ 황서현, 아시안게임 기계체조 금메달
  9. 9한국 여자 축구, 우즈벡에 6-3 승리로 준결승행
  10. 10류지현호, 일본에 0-5 영봉패
10대 부산시의회 상임위 들여다보기
“학교 통폐합 지역 맞춤형으로 접근”
10대 부산시의회 상임위 들여다보기
해운기업 유치, 해사법원 신설 “해양수도 부산 경쟁력 키울 것”
강동진의 도시이야기 [전체보기]
바흐를 찾아간 나, 한국을 꿈꾸는 그녀
세계유산위원회, 부산의 시간을 세계와 나누다
경제프리즘 [전체보기]
소비 아닌 문화 생산 주체 오페라하우스
한국 갯벌의 2단계 확대 등재 의미
과학에세이 [전체보기]
자동화의 세상에서 지능화의 세계로
인간만의 영역 ‘관광과 과학’의 결합
국제칼럼 [전체보기]
추석 밥상에 오를 이재명 정부의 성적표
그때 부끄러움을 알았더라면
기고 [전체보기]
존엄 보장하는 부산형 청년보장제 되기를
복합재난에 강한 도시의 조건
기자수첩 [전체보기]
금고 이사장 전횡, 지금도 진행중
엘리트 자평해온 市 공무원…생중계 회의서 능력 입증을
김준희의 클래식 인사이트 [전체보기]
여름의 끝자락, 브람스
여름날의 애상, 왈츠
김지윤의 우리음악 이야기 [전체보기]
세종시대 음악이 전해진 이유
영산회상, 불교음악에서 풍류음악으로
뉴스와 현장 [전체보기]
솔직할 수 있는 용기, 당신에게도 닿기를
히말라야의 경고
도청도설 [전체보기]
작자 미상
범숙학교의 기적
독자 투고 [전체보기]
새로운 시작 ‘황혼 이혼’
무료 화장실 깨끗하게 쓰자
메디칼럼 [전체보기]
직업병에 대한 자세, 무지와 고의 사이
아이의 근시, 안경만 쓰면 끝?
목지수의 도시브랜드 산책 [전체보기]
랜드마크 시스템의 시대
북항 돔구장에서 야구 보며 사우나를
박지욱의 뇌력이 매력 [전체보기]
건망증, 이렇게 잡자
운동으로 해마를 키우자
박진희의 컬처 픽 [전체보기]
부산 문화정책, 지금 필요한 선택
지독한 집념이 세운 로컬 자산, 대한도기
사설 [전체보기]
부산대·부산교대 통합, 구체적 로드맵부터 마련하라
동남권 건강지표 ‘빨간불’…촘촘한 의료 안전망 구축해야
세상읽기 [전체보기]
‘지방시대위’ 부산 이전, 다시 뛰는 대한민국
니트 세대와 한국 노동시장의 불편한 현실
안재철의 연결하는 공간 [전체보기]
지구와 도시의 연결을 묻다
해양수도 부산, ‘제3의 경계 공간’
엄길청의 문전성시 [전체보기]
말과 현실이 너무 다른 부산
반도체와 부산
이보성의 미술 현장 산책 [전체보기]
시장이 강해진 것일까, 비엔날레가 약해진 것일까
아트부산, 숫자 이후의 질문
이상이 칼럼 [전체보기]
보건의료에서 지방정부 역할과 ‘정책 의료’
행위별수가제와 인두제, 오해와 진실
이정구의 맛과 건강 [전체보기]
미식과 오래 씹기
이제명의 오션 드림 [전체보기]
광복 81년, 다음은 바다의 산업 주권
HMM 부산 이전, 해양수도의 시험대
이홍의 세상현미경 [전체보기]
국제질서의 지각변동과 한국의 성장경로
한국이 가진 자산
정쾌호의 부동산 탐구생활 [전체보기]
미분양의 경고, 지방 맞춤 ‘출구전략’ 서둘러야
6·3 부산시장 선거, 부동산 정책의 길
주재민의 명당을 찾아서 [전체보기]
조선 8대 명당 중 하나인 정문도 묘
금가락지가 땅에 떨어진 형국, 곡전재
최태호의 와인 한 잔 [전체보기]
오스트리아 와인,빈의 시간을 마시다
공정함이 만드는 브랜드 가치
특별기고 [전체보기]
‘해양수도 부산’ 토대부터 바로 놓아야
당론 따를지 역사 따를지 양심의 선택을
하순봉의 음악이야기 [전체보기]
박자와 기보
국민악파
황정수의 그림산책 [전체보기]
이대원의 ‘온정리 풍경’
유영국의 1957년 작 ‘사람’
CEO 칼럼 [전체보기]
의료 전문성이 병원 밖 나가는 길 열어야
청년·노인 예산은 경쟁 관계가 아니다
  • 2026 국제환경에너지산업전
  • 국제골프아카데미
  • 부산국제마라톤
  • 어린이청소년경제아카데미
  • BNK생명나눔챌린지
  • 유콘서트
걷고 싶은 부산 그린워킹 홈페이지
국제신문 대관안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