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
부산메디클럽

[하순봉의 음악이야기] 바로크 음악

  • 하순봉 작곡가
  •  |   입력 : 2024-06-09 19:06:13
  •  |   본지 21면
  • 글자 크기 
  • 글씨 크게
  • 글씨 작게
음악사에는 크게 르네상스부터 바로크 고전 낭만 후기낭만(국민악파) 인상주의 근대 현대 등 많은 시대양식과 악파가 있다. 음악의 긴 역사에서 이 시기의 음악은 오늘날까지 악보가 남아 있고 지금도 연주가 되는 살아있는 음악들이다. 이들 음악 사조의 지속 기간은 대략 500년 정도이다. 오늘은 이 중에서 바로크의 의미를 한번 되새겨보고자 한다. 음악사에서 고전과 낭만이 가장 황금의 시대라면, 그 시대를 가능케 한게 바로 바로크이다. 바로크는 점진적이고 온건했던 르네상스와 달리 과감한 변화와 혁신이 많은 진정한 과도기였다고 할 수 있다. 그래서 바로크의 이런 수많은 개혁과 변화는 훗날 다 서양음악의 근간이 된다. 바흐를 ‘음악의 아버지’란 별명을 붙인 것도 다 이런 근본적인 업적과 무관하지 않다.

바로크 음악의 시대를 연 요한 세바츠찬 바흐의 초상화.
지금의 관점에서는 바로크 음악(1600~1750)은 교과서적인 느낌이지만 당시의 르네상스 음악과 비교하면 매우 파격적이었다. 그래서 바로크란 용어 자체가 ‘일그러진 진주’란 뜻으로 새로운 양식에 대한 비하의 의미가 있었다. 이 용어는 미술이나 건축에서 주로 쓰이지만 원래 1734년 라모의 오페라를 비판한 프랑스 잡지 머큐리에서 사용되었다. 보수적인 사람들에겐 너무 급진적인 음악이었던 것이다.

바로크의 음악은 어떻게 남달랐을까? 우선 성부의 흐름을 중시하는 르네상스의 대위법 음악에선 볼 수 없었던 강력한 리듬과 박자, 그리고 강약의 선명한 대비가 돋보였고 음악이 힘이 있고 전달이 명쾌하다. 또 베이스가 음악의 중심이 되는 통주저음이란 양식이 확립되고 그에 따라 화성과 조성의 개념도 정립이 된다. 그러면서 다양한 전조나 반음계적 선율이 가능해 지면서 표현도 더욱 극대화된다.

또한 이 시기엔 중요한 형식도 많이 나타났다. 음악의 중요한 형성개념인 변주곡 형식, 독주악기를 위한 협주곡, 소나타 같은 다악장제를 예견하는 모음곡, 그리고 오라토리오 오페라 등이 다 이 시기에 태어났다. 기악이 발전하며 근대 관현악의 기초가 만들어졌다.

한편 바로크는 모순의 시대이기도 하다. 피아노가 출현하면서 바로크의 상징인 통주저음악기 쳄발로가 사라지게 되고 다성음악이 궁극적으로 완성되면서도 그 반대 개념인 단선율이 강조되는 모노디 양식이 나온다. 교회의 전례음악에서 벗어나 다양한 본격적인 세속음악들이 나오기 시작한다. 도시와 시민계급이 형성되면서 전문 음악홀도 생겨나게 되고 음악은 점점 대중을 상대하게 된다. 이런 바로크 음악을 토대로 음악은 고전을 맞이하지만 바흐를 끝으로 바로크는 잊혀져 갔다. 사람들은 새로운 시대와 새음악에만 관심을 가졌다. 그러나 멘델스존이 바흐의 ‘마태수난곡‘을 재조명했고 브람스도 교향곡4번의 4악장에 바로크의 변주곡 형식인 파사칼리아를 통째로 사용하는 등 바로크는 부활이 되었다. 바로크의 중요성을 외친 것은 20세기에도 마찬가지였다. 힌데미트는 바로크의 가치를 중시한 신바로크주의를 주창했고 라벨은 ‘쿠프랭의 무덤’에서 바로크에의 향수를 추억했다.

음악은 다른 의미의 부여 없이 순수한 음들만의 결합으로 생기는 기악음악,즉 절대음악에서 그것의 가장 본질적인 속성을 찾을 수 있다. 바로크는 그런 본질에 가장 가까운 음악이다. 바로크는 서양음악의 근간이 되는 많은 것들이 나타난 시대이고 또 음악들도 텔레만의 가벼운 타펠무지크(식탁음악)부터 경전과도 같은 바흐의 ‘무반주 첼로모음곡’이나 ‘샤콘느’까지 그 내용도 다양하다.

요즘과 같이 온갖 장르의 음악이 혼재하는 시대일수록 바로크 음악은 더욱 어떤 흔들리지 않는 원칙이나 신념 같은 의미로 내게 다가온다. 바로크 음악은 뭔가 잘못 됐을 때 다시 시작하는 첫 출발지 같은 음악이다.
ⓒ국제신문(www.kookje.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국제신문 뉴스레터
국제신문 네이버 뉴스스탠드 구독하기
국제신문 네이버 구독하기
뭐라노 뉴스

 많이 본 뉴스RSS

  1. 1부단체장 출퇴근 의전 고수하던 4개 구·군, 결국 폐지
  2. 2롯데, 공격서 수비로 중심 이동…주전 새판짜기 예고
  3. 3부산시 “북항에 5만 석 돔 아레나” 유치의향서 제출
  4. 4“르노 부산, 글로벌 개발·생산거점” 쐐기
  5. 5지광, 국회 동행명령 끝내 불응…여야 “즉시 고발”
  6. 6이태원 악몽 겪고도…서면 ‘만취길’ 대응 탁상공론
  7. 7영도 중리해변 알박기 텐트, 1개 더 늘었다
  8. 8[눈높이 사설] 부캉이가 알려준 부산관광의 새로운 가능성
  9. 9주민이 낸 감사청구서, 피감부서로 떠넘긴 부산시
  10. 10[사설] 북항 돔 아레나 유치전, 사업 타당성이 성패 가른다
  1. 1지광, 국회 동행명령 끝내 불응…여야 “즉시 고발”
  2. 2조현, 한미관계 난기류 우려에 “벨트 단단히 매면 돼”
  3. 3민주 “조희대 국정조사 실시”…국힘 “탄핵보다 더 비열”
  4. 4국힘 “공소취소 특검 전에 3+1 조작 특검 국조부터”
  5. 5국감 출석 거부한 지광(국제신문 대주주)에 국회 ‘동행명령’(종합)
  6. 6시설공단 이사장 후보 자진사퇴…田 인사 첫 낙마
  7. 7"농지조사 송 장관이 제안" 이 대통령에 野 "불리해지니 장관 탓"
  8. 8김정호 "국제신문 100억 체불 지광, 동행명령장 거부시 고발조치"
  9. 9중수청장 “한동훈 딸 의혹 규명 필요”(종합)
  10. 10김지용 중수청장, 또다시 국무회의 참석
  1. 1“르노 부산, 글로벌 개발·생산거점” 쐐기
  2. 2애플 ‘아이폰듀오’ 화면 결함 인정, 무상 교체 방침(종합)
  3. 3부산국제금융진흥원장 최병호
  4. 4내년 상반기 재가동…한빛 등 7기도 연장 속도(종합)
  5. 5강연 통역하고 요금 모니터링…관광·마이스산업 AI 바람
  6. 6부산시 벤처펀드 받은 유망기업 ‘쑥쑥’…IPO 도전
  7. 7“임기내 부산 1호 유니콘기업, 기업공개 2건 목표”
  8. 8주가지수- 2026년 10월 27일
  9. 9복권판매점 늘어난다…정부, 우선계약 대상에 14만명 추가
  10. 10농식품부, ‘한우의 날’ 맞아 최대 63% 할인 행사 진행
  1. 1부단체장 출퇴근 의전 고수하던 4개 구·군, 결국 폐지
  2. 2부산시 “북항에 5만 석 돔 아레나” 유치의향서 제출
  3. 3이태원 악몽 겪고도…서면 ‘만취길’ 대응 탁상공론
  4. 4영도 중리해변 알박기 텐트, 1개 더 늘었다
  5. 5[눈높이 사설] 부캉이가 알려준 부산관광의 새로운 가능성
  6. 6주민이 낸 감사청구서, 피감부서로 떠넘긴 부산시
  7. 7동부산 시민 만난 전재수 “산은 유치·동남투자공사 동시 추진”
  8. 8“국제신문 회생 더이상 미룰 수 없어”…전재수 시장, 지광에 공식서한 보내
  9. 9법원 “부하직원 횡령, 감독 안 한 상급자 견책 정당”
  10. 10“국제신문 지켜야” 시민단체 대표·원로 29일 법원 앞 선다
  1. 1롯데, 공격서 수비로 중심 이동…주전 새판짜기 예고
  2. 2‘무관의 제왕’은 옛말…케인 발롱도르 품었다
  3. 3허구연 KBO 총재, 3연임 사실상 성공
  4. 4K리그2 준PO 12월 2일 개최
  5. 5롯데 자이언츠 신임 감독 이동욱·단장 이택근(종합)
  6. 6올해 딱 한 번 지고 66번 이겼다
  7. 7차준환 계보 잇는 피겨 왕자 서민규
  8. 8똑똑한 ‘데이터 야구’와 수비 강화…개혁의 칼 뽑은 롯데
  9. 9[뭐라노] 데이터 기반 똑똑한 야구·수비강화…롯데의 ‘새판 짜기’
  10. 10[뭐라노] 아직도 '그들만의 체전'?
우리은행
10대 부산시의회 상임위 들여다보기
“학교 통폐합 지역 맞춤형으로 접근”
10대 부산시의회 상임위 들여다보기
해운기업 유치, 해사법원 신설 “해양수도 부산 경쟁력 키울 것”
강동진의 도시이야기 [전체보기]
바흐를 찾아간 나, 한국을 꿈꾸는 그녀
세계유산위원회, 부산의 시간을 세계와 나누다
경제프리즘 [전체보기]
소비 아닌 문화 생산 주체 오페라하우스
한국 갯벌의 2단계 확대 등재 의미
과학에세이 [전체보기]
지역이 기획, 국가가 지원하는 R&D 시대 열자
진짜 질문의 시작
국제칼럼 [전체보기]
부캉이에게 부끄러운 북항 재개발 민낯
부산 관광, 마냥 좋기만 할까
기고 [전체보기]
‘2028 세계디자인수도 부산’의 과제
배의 피부를 지키는 기술은 도장이다
기자수첩 [전체보기]
금고 이사장 전횡, 지금도 진행중
엘리트 자평해온 市 공무원…생중계 회의서 능력 입증을
김준희의 클래식 인사이트 [전체보기]
여름의 끝자락, 브람스
여름날의 애상, 왈츠
김지윤의 우리음악 이야기 [전체보기]
다대포에서 만난 퇴계 이황
세종시대 음악이 전해진 이유
뉴스와 현장 [전체보기]
AX·반도체 전시회 5개 동시에 열렸는데…
북극항로, 첫 배보다 중요한 것은 다음 배다
도청도설 [전체보기]
어떤 ‘최장수’ 기록
프랑스를 망친 결정
독자 투고 [전체보기]
새로운 시작 ‘황혼 이혼’
무료 화장실 깨끗하게 쓰자
메디칼럼 [전체보기]
개정 응급의료법이 ‘미수용 방지법’?
25년을 간직한 리플렛 세 장
목지수의 도시브랜드 산책 [전체보기]
랜드마크 시스템의 시대
북항 돔구장에서 야구 보며 사우나를
박지욱의 뇌력이 매력 [전체보기]
건망증, 이렇게 잡자
운동으로 해마를 키우자
박진희의 컬처 픽 [전체보기]
‘부캉이’ 스펙터클에서 공존으로
부산 문화정책, 지금 필요한 선택
사설 [전체보기]
국회 동행명령 외면한 지광스님, 법적 책임 물어야
북항 돔 아레나 유치전, 사업 타당성이 성패 가른다
세상읽기 [전체보기]
한국 경제 떠받치는 중장년, 이제 다시 봐야
AI 시대, 평가의 진정성을 묻다
안재철의 연결하는 공간 [전체보기]
지구와 도시의 연결을 묻다
해양수도 부산, ‘제3의 경계 공간’
엄길청의 문전성시 [전체보기]
말과 현실이 너무 다른 부산
반도체와 부산
이보성의 미술 현장 산책 [전체보기]
두 미술관, 각자의 역할을 묻다
시장이 강해진 것일까, 비엔날레가 약해진 것일까
이상이 칼럼 [전체보기]
복지의 ‘필요 원칙’과 포퓰리즘
보건의료에서 지방정부 역할과 ‘정책 의료’
이정구의 맛과 건강 [전체보기]
미식과 오래 씹기
이제명의 오션 드림 [전체보기]
광복 81년, 다음은 바다의 산업 주권
HMM 부산 이전, 해양수도의 시험대
이홍의 세상현미경 [전체보기]
대규모 대미 투자, 기회인가 위협인가
국제질서의 지각변동과 한국의 성장경로
정쾌호의 부동산 탐구생활 [전체보기]
부산 아파트 10년, 이중 양극화와 위상 추락
미분양의 경고, 지방 맞춤 ‘출구전략’ 서둘러야
주재민의 명당을 찾아서 [전체보기]
사람은 갔어도 명당은 남아 있다
조선 8대 명당 중 하나인 정문도 묘
최태호의 와인 한 잔 [전체보기]
와인은 어떻게 마음에 남는가
추석의 식탁, 가족을 잇는 와인
특별기고 [전체보기]
‘해양수도 부산’ 토대부터 바로 놓아야
당론 따를지 역사 따를지 양심의 선택을
하순봉의 음악이야기 [전체보기]
박자와 기보
국민악파
황정수의 그림산책 [전체보기]
이대원의 ‘온정리 풍경’
유영국의 1957년 작 ‘사람’
CEO 칼럼 [전체보기]
시민 주거안정에서 지역경제 활성화까지
청년 떠나는 지방, 수도권 인구 분산해야
  • 국제신문 골프대회
  • 맘편한 부산
  • 부산국제마라톤
  • BNK생명나눔챌린지
  • 유콘서트
걷고 싶은 부산 그린워킹 홈페이지
국제신문 대관안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