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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청도설] 스페이스 광개토

  • 이진규 기자 ocean@kookje.co.kr
  •  |   입력 : 2024-06-12 19:39:27
  •  |   본지 18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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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에게서 가장 가까우면서 친숙한 천체, 지구의 유일한 위성이면서 현재까지 인류가 직접 탐험한 유일한 천체. 바로 달이다. 한동안 뜸했던 달 탐사 열기가 달아오른다. 무엇보다 달이 가진 잠재적 경제 가치가 크기 때문이다. 미국항공우주국(NASA)은 지름 200㎞ 소행성 프시케에 무려 100경 달러 가치의 철이 묻혀 있다고 밝힌 바 있다. 달의 경제적 가치는 이보다 훨씬 커 상상을 초월할 것이란 분석이다.

지금까지 유·무인 탐사선의 달 착륙에 성공한 국가는 5개국이다. 1960년대 우주 개발의 라이벌이던 옛 소련과 미국이 3년 간격으로 성공한 이래 21세기 들어 다시 국가 차원의 달 탐사 경쟁이 불붙었다. 2014년 중국에 이어 2023년 인도, 올해 1월 일본이 달에 탐사선을 보냈다. 이런 달 탐사 레이스에 우리나라도 뛰어들었다. 최근 우주항공청 개청 행사에서 윤석열 대통령은 2032년 달에 우리 탐사선을 착륙시키고, 2045년 화성에 태극기를 꽂기 위한 ‘스페이스 광개토 프로젝트’를 추진하겠다고 선언했다. 8년 뒤 달 탐사는 이제야 발사체와 엔진 개발에 성과를 내기 시작한 우리 기술력으로 쉽지 않은 과제다.

우리나라가 달로 가는 길은 험난해 보인다. 일단 예산 규모만 봐도 그렇다. 유럽의 우주산업 전문 분석회사인 유로컨설턴트가 내놓은 지난해 기준 우주 분야 투입 예산을 보면 우리나라는 7억2300만 달러, 우리 돈으로 1조 원에 조금 못 미친다. 미국은 우리 100배가 넘는 732억 달러, 일본도 6배 수준인 46억5300만 달러를 투입했다. 부족한 예산 못지않게 일관성 없는 우리 연구개발(R&D) 지원 정책이 걸림돌로 작용할 가능성도 다분하다. 그동안 R&D에서 단기간에 성과를 요구하거나 투자를 줄이는 일이 여러 차례 있었다. 앞서 이명박 정부 때 단기 성과를 강조하면서 모험적이고 장기간 연구가 필요한 과제들이 뒷전으로 밀려났다. 이번 정부에서는 올해 국가 총예산 대비 R&D 예산 비중을 전년보다 1%포인트나 떨어진 3.9%로 줄였다. 연구 현장의 반발이 수그러들지 않자 지난주 국가 R&D 사업의 예비타당성 심사를 16년 만에 폐지하기로 했다.

연간 1조 원은 발사체와 탑재체 개발, 소행성 탐사와 더불어 달 착륙선 개발까지 하기엔 빠듯한 돈이다. 그래도 지금까지 우리 우주 분야는 어려운 여건에서도 탑재체와 발사체 등에서 빠른 속도로 우주 선진국을 따라잡는 저력을 보였다. R&D 예산 문제에서 보듯 오락가락하는 정책의 헛발질만 없다면 달 착륙국 타이틀이 불가능한 꿈은 아닐 것이다.

이진규 부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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