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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읽기] 포위된 정치, 제22대 국회에 대한 기대

김해원 부산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헌법학자

  • 김해원 부산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헌법학자
  •  |   입력 : 2024-06-18 19:22:48
  •  |   본지 18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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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회가 새롭게 출범했다. 하지만 법률(안)은 배척하고 시행령에 기댄 행정권력과 국회의원의 정치적 생명을 집요하게 위협하는 사법권력의 포위는 여전하다. 물론 국회의 역량을 행정권으로 보완하고, 정치적 부패를 사법권으로 예방·견제하는 것은 중요하다. 실제로 국회가 의결한 법률(안)이 불완전할 수 있고, 이재명 조국 의원이 범죄자이며 이들의 혐의가 검찰권의 편파적 남용을 용납하거나 민주적 선거 결과를 되돌릴 만큼 중한 것이라고 희망할 수도 있다.

하지만 우리의 자유를 지탱하려면, 행정권과 사법권에 의한 정치적 지형 변화에 아주 민감해야 한다. 특히 행정과 사법의 점이지대에서 양자의 강권을 높은 자율성에 기대어 기회적으로 행사할 수 있는 특수한 권력인 검찰에 대한 우리의 통제부터 확고하게 세워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정치적 무관심과 무능 속에서 야욕을 키운 검찰에 우리가 능멸당할 가능성이 크다. 정치적 혼란을 일거에 해소하고 공동체의 이상을 단숨에 실현코자 비민주적 강권에 침묵·동조한 우리의 태만·욕망이 이승만 경찰독재와 박정희·전두환 군사독재의 근본이었음을 기억하고, 민주화 이후 국가폭력의 새로운 상징으로 거듭난 검찰의 위상을 직시해야 한다. 부패는 피해야 할 더러운 것이지만, 권력은 숨통을 조이는 무서운 것임을 알아야 한다.

따라서 급히 살펴야 한다. 정부의 수반으로서 검찰을 장악한 검찰총장 출신의 현직 대통령을 우리는 우리의 머슴으로 확고히 부리고 있는지를. 20%대의 지지율에도 끄떡없는 대통령을 보면, 오히려 우리가 대통령의 머슴이라는 착각이 든다. 또 선출된 대통령에 의해 민주적 열망이 짓밟힌다는 의심도 든다. 왜냐하면 민주주의는 권력 창출뿐만 아니라, 창출된 권력의 존속과 행사에서도 구현돼야 할 이념이기 때문이다. 어쩌면 우리의 민주주의는 민의를 억압·왜곡한 검찰독재적 경향으로 다시 시험대에 올랐고, 우리는 이러한 시험을 감당할 일차적 전사들을 지난 선거를 통해 국회로 보낸 것일 수 있다. 그래서 제22대 국회에 바란다.

첫째, 정부를 견제·통제하는데 비상한 능력을 보여야 한다. 채상병 사망사건 수사를 방해하고 부당한 외압을 행사했다는 혐의로 고발된 대통령과 주가 조작 등 각종 범죄혐의로 수사 중인 대통령 배우자의 처지를 고려할 때, 현 정부는 국민 전체가 아닌 윤석열·김건희 부부를 위한 봉사자로 전락할 우려가 크다. 따라서 국회는 입법권은 물론이고 예산안 확정권, 국정감사·조사권, 국무위원 등에 대한 출석·답변 요구권, 탄핵소추권 등과 같은 헌법상 권한 행사에 과감할 필요가 있겠다.

둘째 ‘정치의 사법화’와 ‘사법의 정치화’에 적극 맞서야 한다. 특히 검찰·감사원 등과 같은 행정사법기관이 정치를 조종·왜곡할 우려를 차단하는 실효적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 실제로 윤 대통령 취임 후 우리나라는 검사 출신이 요직을 차지하는 ‘검사의 나라’가 됐고, 민주주의는 검사에 의해 압수수색을 당했다는 평이 있다. 따라서 검찰·공수처·감사원 등에 소속된 고위 관료들의 피선거권을 이들의 경력·직책에 비례해 일정 기간 제한하는 입법을 통해, 검찰총장 등이 퇴임 후 정치에 입문코자 자신의 직을 정적 제거용으로 유린하는 것을 막을 필요가 있겠다. 이는 적극적 사법권력이 의도적으로 민주정치를 훼손할 동기와 정치권력이 사법관료를 자신의 시녀로 부릴 유인책을 줄이는 것인바, 정치를 복원하고 법치를 위한 사법의 기능을 정상화하는 길이기도 하다.

국회는 자신의 의지를 직접, 그리고 즉각 관철하기 어려운 합의제 의결기관이다. 힘들게 법률안을 의결해도 집행을 위해서는 행정기관이 나서야 하며, 정권의 범죄를 적발하거나 탄핵소추를 의결해도 수사·기소·심판을 위해서는 사법기관에 기대야 한다. 따라서 국회의 적극적 권력 행사로 야기될 직접적·즉각적·종국적 폐해의 심각성은 행정·사법기관의 권력 행사에 비해서 상대적으로 덜할 것이다. 반면 국회에 대한 행정·사법기관의 존중과 권력적 자제를 기대하기 힘든 현실에서, 국회의 주저함은 행정·사법관료에 의한 지배체제를 열고, 민주주의의 파국을 예고할 가능성을 높일 것이다. 그러므로 제22대 국회는 국민과 헌법에 기대어 무소의 뿔처럼 가야 한다. 국회를 응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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