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
부산메디클럽

[데스크시각] 박형준의 정치적 위상과 시민 자존심

  • 송진영 기자 roll66@kookje.co.kr
  •  |   입력 : 2024-06-19 19:33:01
  •  |   본지 18면
  • 글자 크기 
  • 글씨 크게
  • 글씨 작게


부산 울산 경남의 ‘부울경’과 대구 경북의 ‘TK’는 국민의힘의 정치적 텃밭이다. 그나마 부울경은 뭐만 꽂아도 당선이 된다는 일방적 지형에서 벗어났다고 하지만 그래도 보수에게 유리한 것을 부인할 수 없다. 그렇다면 부울경과 TK 정치세력 간 비교우위는 어떤가. 길게 설명할 것도 없다. 보수 정치권에서는 부울경은 TK의 아류요, TK가 중심이라면 부울경은 변방이다.


박형준 부산시장(왼쪽)과 박완수 경남도지사가 17일 부산시청에서 공동 현안과 관련한 공동합의문에 서명하고 나서 악수하고 있다. 부산시 제공


이런 정치적 열세에 민감해서일까, 부울경은 TK에 행정통합 논의마저 밀리는 느낌을 지울 수 없다. 극한의 수도권 집중으로 신음하는 대한민국에서 지역균형발전의 전범으로 평가받던 부울경 메가시티를 부울경이 스스로 걷어찬 지 2년 만에 대구 경북은 급행 열차를 탄 듯 통합 논의에 속도를 낸다. 부산시와 경남도는 부인하겠지만 되는 것도, 안 되는 것도 아닌 듯하던 부산 경남 행정통합 논의는 TK발 통합 논의에 떠밀리듯 추진된다는 게 여론의 지배적인 시각이다. 부울경 메가시티를 유지하려는 박형준 부산시장에게 메가시티를 이탈한 박완수 경남지사가 대안으로 제시한 게 부산 경남 행정통합이다. 이 과정에서 울산은 경북 포항시, 경주시와 함께 해오름 동맹을 추진하면서 사라졌다.

특히 TK의 일사불란한 속도전은 홍준표 대구시장의 강력한 정치력이 바탕이 됐다. 홍 시장은 특유의 저돌적 정치력을 과시하면서 대구 경북 통합 논의를 주도했다. 압권은 “저야 임기가 2년여 밖에 안 남았지만 경북지사는 6년이나 남았으니깐 통합하면 대구 경북에서 가장 유리한 위치에 올라선다”고 말한 대목이었다. 발언의 적절성 등을 살피기 전에 홍 시장은 부산시민은 단 한 번도 경험한 적 없는 시장의 화끈한 정치력과 함께 연임이 아닌 시장 이후의 정치적 미래를 분명히 보여줬다. 정치적 미래가 있는 단체장의 추진력은 문재인 정부의 김경수 경남지사가 그러했듯 정부 부처 내에서의 압도적인 파워를 갖는다는 점에서 부럽기만 하다.

그동안 부산시민은 정치적 미래가 있는 강력한 정치인 시장을 갈망했다. 역대 부산시장의 정치적 목표는 재선 내지는 연임이었다. 여야의 경쟁이 실종된 정치구도 속에 연임을 목표로 하는 부산시장에게 정치적 위상과 존재감을 기대할 수는 없었다. 부산에서만 위풍당당한 ‘방구석 여포’의 한계는 분명했다. 그렇기에 박형준 시장의 등장은 정치적 호불호, 이념 성향 등을 떠나 화려한 미래가 보인다는 점에서 기대를 모았다. ‘합리적 보수’를 자임하는 박 시장은 실제 가덕도신공항 건설 등 전임 시장이 추진하던 대형 사업을 이어갔다. 부울경 메가시티도 마찬가지였다. 그렇게 박 시장은 수도권 일극주의를 타파할 최고의 기제인 가덕도신공항과 부울경 메가시티라는 과제를 오롯이 떠안으면서 부울경은 물론 비수도권을 상징하는 정치인으로 부상할 수 있는 기회를 잡았다.

하지만 부울경 메가시티가 무산되면서 박 시장의 정치적 위상도 타격을 입었다는 게 중론이다. 물론 2030세계박람회를 부산에 유치하는 데 성공했더라면, 아니 유치전에서 선전만 했더라도 상황은 달라졌을 테지만 박 시장에게 이 같은 기회가 다시 찾아올지는 미지수다.

박 시장의 정치적 위상은 개인의 것이 아닌 부산시민의 것, 나아가 부산시민의 자존심이다. 그리고 그런 정치적 위상은 수도권 일극주의를 타파하는, 그래서 국민의힘 내에서는 찾아보기 힘든 지역균형발전의 기치를 드는 데서 찾을 수 있고, 찾아야만 한다. 당대의 전략가로 이명박 정부의 ‘5+2 광역경제권 모델’을 입안한 경험에, 30년 전 시민운동가로서 부울경 통합을 가장 먼저 외쳤던 열정과 호기를 더해야 한다. 가덕도신공항의 온전하고 안전한 개항, 제2 활주로 추가의 목표 달성은 물론 부산경남 행정통합 등에서도 압도적인 존재감을 보이는 부산시장의 행보는 시민의 자존심과 직결된다.

명실상부 부산이 대한민국 제2도시로서, 수도권 일극주의에 맞서는 비수도권의 상징이 되려면 부산시장의 정치적 위상부터 달라져야 한다. 열흘 뒤 박 시장은 재선 임기의 반환점을 맞는다. ‘동네 맹주’가 아닌 전국이 주목하는 부산시장 박형준의 모습을 기대해본다.

송진영 사회부장

ⓒ국제신문(www.kookje.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국제신문 뉴스레터
국제신문 네이버 뉴스스탠드 구독하기
국제신문 네이버 구독하기
뭐라노 뉴스

 많이 본 뉴스RSS

  1. 1폭발음 뒤 불길…인근 7000명 대피(종합)
  2. 2정부, 공연장 겸 돔구장 추진…북항 돔 아레나 ‘기회’
  3. 3부산시, 퐁피두 분관·라 스칼라 공연 백지화(종합)
  4. 4프로야구 역대급 흥행에도 쪼그라든 ‘거인 팬심’
  5. 5이기대 예술공원 사업도 차질
  6. 6‘신천지 與 입당 정황’ 친청계 반발…“김 대표, 조사 과정 제대로 밝혀라”(종합)
  7. 7울산 온산 화학공장 화재
  8. 8호텔 셔틀 타고 황령산 야경 보러가요
  9. 9변성완·박상준,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 송치
  10. 10구·군은 맘대로 불법 현수막…민간엔 과태료 폭탄
  1. 1‘신천지 與 입당 정황’ 친청계 반발…“김 대표, 조사 과정 제대로 밝혀라”(종합)
  2. 2신임 靑 비서실장에 임광현 국세청장(종합)
  3. 3김민석 격주 부산행 PK 민심잡기…부마항쟁 기념식 찾는다
  4. 4김지용 “정치검사 1호는 尹”…과거 행적 놓고 與 집안싸움(종합)
  5. 5박형준 “새로 할 일 없는 사람들, 전임 시정 뒤집기 집착”
  6. 6여도 야도 농지 전수조사 질타…임대수탁 부작용 등 지적
  7. 7이 대통령, 부캉이 보러 북항 방문…전재수 ‘돔 아레나’ 건의
  8. 8이헌승 “국제신문 100억대 체임 구속사유”…장관 “엄정 대응”
  9. 9“북극항로 가능성, 시범운항서 확인”(종합)
  10. 10김민석, 주진우 겨냥 “막말 땐 자격 정지 추진”
  1. 1호텔 셔틀 타고 황령산 야경 보러가요
  2. 2부산 호텔업계 “바가지요금 논란 되풀이 막자”
  3. 3금융사 AI해킹 16곳으로 늘어나…130곳은 ‘보안 미흡’
  4. 4올해 자사주 62조 태웠다…‘삼전닉스’ 과반
  5. 5현대차, 인도에 20조 통 큰 투자…생산·연구개발 거점 강화
  6. 6친환경에너지·AI기술 각축…업계 트렌드 읽고 미래로 항해
  7. 716, 17일 ‘부산금융주간’…청년교육·세미나 등 다채
  8. 8주가지수- 2026년 10월 14일
  9. 9市 기관장 하세월 임명절차…청문 통과해도 공백
  10. 10공공기관 이전 연내 발표…“산은·금감원 반드시 부산 와야”
  1. 1폭발음 뒤 불길…인근 7000명 대피(종합)
  2. 2부산시, 퐁피두 분관·라 스칼라 공연 백지화(종합)
  3. 3변성완·박상준,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 송치
  4. 4구·군은 맘대로 불법 현수막…민간엔 과태료 폭탄
  5. 5부산도시철 교대인력 공백 떠안은 직원들…현장 아우성
  6. 6市 ‘시간 쪼개기 계약’ 채용 관행 전면 손질
  7. 7부산중수청장 “지방청 중심 수사…기존 검찰 구조와 다를 것”
  8. 8[단독] “어? EBS서 봤던 문젠데” 부산 고교 118명 중간고사 재시험
  9. 9“나노산단 분양률 50% 고무적…미래전략 앵커기업 유치 목표”
  10. 10오늘의 날씨- 2026년 10월 15일
  1. 1프로야구 역대급 흥행에도 쪼그라든 ‘거인 팬심’
  2. 2인종차별 당한 엄지성…英 경찰 수사
  3. 3거인 3년 연속 7위…레이예스·한동희는 날았다
  4. 4황성빈은 첫 도루왕…끝까지 뜨거웠던 타이틀 경쟁
  5. 5한화, 새 사령탑에 류지현…3년 20억원
  6. 63년 無가을로 계약 만료…김태형 감독 운명은?
  7. 7프로야구 한화, 신임 사령탑으로 류지현 국가대표 감독과 계약
  8. 8HJ重·동부건설, 소외층·골프 꿈나무에 3000만원 기부
  9. 9어깨 부상 김우민, 수술 대신 재활로
  10. 10최동원 어린이 야구교실, 출범 11년 만에 프로선수 배출
우리은행
10대 부산시의회 상임위 들여다보기
“학교 통폐합 지역 맞춤형으로 접근”
10대 부산시의회 상임위 들여다보기
해운기업 유치, 해사법원 신설 “해양수도 부산 경쟁력 키울 것”
강동진의 도시이야기 [전체보기]
바흐를 찾아간 나, 한국을 꿈꾸는 그녀
세계유산위원회, 부산의 시간을 세계와 나누다
경제프리즘 [전체보기]
소비 아닌 문화 생산 주체 오페라하우스
한국 갯벌의 2단계 확대 등재 의미
과학에세이 [전체보기]
AI 시대, 부산 R&D의 대전환
원자력 청출어람, 스승을 가르치다
국제칼럼 [전체보기]
사라지는 것, 귀 기울일 것
열린 사회와 그 적들
기고 [전체보기]
거장은 떠나도, 오케스트라는 남아야 한다
전문대학을 소개합니다
기자수첩 [전체보기]
금고 이사장 전횡, 지금도 진행중
엘리트 자평해온 市 공무원…생중계 회의서 능력 입증을
김준희의 클래식 인사이트 [전체보기]
여름의 끝자락, 브람스
여름날의 애상, 왈츠
김지윤의 우리음악 이야기 [전체보기]
다대포에서 만난 퇴계 이황
세종시대 음악이 전해진 이유
뉴스와 현장 [전체보기]
북극항로, 첫 배보다 중요한 것은 다음 배다
솔직할 수 있는 용기, 당신에게도 닿기를
도청도설 [전체보기]
다시 영화의 시간
사형 생중계
독자 투고 [전체보기]
새로운 시작 ‘황혼 이혼’
무료 화장실 깨끗하게 쓰자
메디칼럼 [전체보기]
요추부 척추관협착증, ‘메포츠’로 극복하기
B형 간염 ‘바이러스 수치’에 ‘급여’ 맞춰야
목지수의 도시브랜드 산책 [전체보기]
랜드마크 시스템의 시대
북항 돔구장에서 야구 보며 사우나를
박지욱의 뇌력이 매력 [전체보기]
건망증, 이렇게 잡자
운동으로 해마를 키우자
박진희의 컬처 픽 [전체보기]
‘부캉이’ 스펙터클에서 공존으로
부산 문화정책, 지금 필요한 선택
사설 [전체보기]
퐁피두 중단·라 스칼라 보류, 새 문화 대안 필요하다
정부와 정치권, 산은 부산 이전 강력한 의지 보여라
세상읽기 [전체보기]
다민족 사회
부캉이가 북항에 던진 질문
안재철의 연결하는 공간 [전체보기]
지구와 도시의 연결을 묻다
해양수도 부산, ‘제3의 경계 공간’
엄길청의 문전성시 [전체보기]
말과 현실이 너무 다른 부산
반도체와 부산
이보성의 미술 현장 산책 [전체보기]
두 미술관, 각자의 역할을 묻다
시장이 강해진 것일까, 비엔날레가 약해진 것일까
이상이 칼럼 [전체보기]
보건의료에서 지방정부 역할과 ‘정책 의료’
행위별수가제와 인두제, 오해와 진실
이정구의 맛과 건강 [전체보기]
미식과 오래 씹기
이제명의 오션 드림 [전체보기]
광복 81년, 다음은 바다의 산업 주권
HMM 부산 이전, 해양수도의 시험대
이홍의 세상현미경 [전체보기]
국제질서의 지각변동과 한국의 성장경로
한국이 가진 자산
정쾌호의 부동산 탐구생활 [전체보기]
부산 아파트 10년, 이중 양극화와 위상 추락
미분양의 경고, 지방 맞춤 ‘출구전략’ 서둘러야
주재민의 명당을 찾아서 [전체보기]
조선 8대 명당 중 하나인 정문도 묘
금가락지가 땅에 떨어진 형국, 곡전재
최태호의 와인 한 잔 [전체보기]
추석의 식탁, 가족을 잇는 와인
오스트리아 와인,빈의 시간을 마시다
특별기고 [전체보기]
‘해양수도 부산’ 토대부터 바로 놓아야
당론 따를지 역사 따를지 양심의 선택을
하순봉의 음악이야기 [전체보기]
박자와 기보
국민악파
황정수의 그림산책 [전체보기]
이대원의 ‘온정리 풍경’
유영국의 1957년 작 ‘사람’
CEO 칼럼 [전체보기]
거울 속의 외계인
물 들어올 때 노 저어라
  • 국제신문 골프대회
  • 맘편한 부산
  • 부산국제마라톤
  • BNK생명나눔챌린지
  • 유콘서트
걷고 싶은 부산 그린워킹 홈페이지
국제신문 대관안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