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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청도설] ‘난카이 지진’과 한반도

  • 이노성 기자 nsl@kookje.co.kr
  •  |   입력 : 2024-08-11 19:27:00
  •  |   본지 2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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섬나라 일본은 대륙판과 해양판의 경계에 자리했기에 지진이 잦다. 태평양판과 북미판이 충돌하는 도호쿠(東北)에선 2011년 동일본 대지진으로 1만8000명 이상이 숨지거나 실종되고 후쿠시마 제1원자력발전소가 폭발했다. 유라시아판과 필리핀판이 만나는 ‘난카이(南海·남해) 해곡’은 지진이 일상화한 일본에서도 재앙적 파괴를 의미하는 단어다. 도쿄와 가까운 시즈오카현에서 최남단 규슈까지 800㎞에 이르는 난카이 해곡의 3개 단층대(도카이·도난카이·난카이)에선 100~150년 주기로 강진이 발생한다. 가장 최근에는 1944년 도난카이 지진(규모 7.9)과 1946년 난카이(8.0) 지진으로 1400여 명이 사망하고 집 3만5000채가 무너졌다. 1707년(난카이 전역)과 1854년(도카이·난카이)에도 각각 규모 8.6과 8.4의 거대 지진이 일본을 뒤흔들었다.

‘난카이 공포’가 다시 열도를 흔들고 있다. 지난 8일 규슈 남동부 미야자키현 앞바다에서 규모 7.1 지진이 발생하자 일본 기상청은 난카이 지진의 전조로 보고 ‘거대 지진 주의’를 발령했다. 미야자키·오이타·가고시마현에선 서 있기 곤란할 정도의 흔들림과 최고 높이 50㎝의 쓰나미가 관측됐다. 재난 알림 앱과 방재용품 판매도 크게 늘었다. 일본 정부는 난카이 해곡의 30년 이내 대지진 발생 확률을 70∼80%로 본다. 또 규모 8∼9 강진이 일어나면 사망·실종자 23만 명과 건물 209만 채 파손 피해가 우려된다고 분석했다. 동일본 대지진 인명 피해의 12배가 넘는 규모다. 기시다 후미오 총리가 중앙아시아·몽골 순방을 연기한 것은 위기감이 크다는 증거다.

난카이 주변부 지진이 에너지를 응축 중인 난카이 해곡의 방아쇠가 될 수 있다는 예상도 나온다. 지난 9일 도쿄 서쪽 가나가와현(5.3)에 이어 10일 홋카이도 아사히카와시 북북동쪽 476km 해역(6.8)에서 지진이 발생했다. 혼슈 중부 노토 반도에선 올해 1월 7.6 강진으로 341명이 숨졌다.

환태평양조산대(불의 고리)에서 살짝 비켜 있는 한반도 역시 안전지대가 아니다. 난카이에서 지진이 발생하면 약 400㎞ 떨어진 우리나라 남해안에도 상당한 충격을 줄 수 있다. 동일본 대지진은 경주·포항 지진에 영향을 미쳤다. 규모 9 지진은 지난 8일 미야자키현 지진(7.1)보다 땅을 30배 더 흔들리게 하는 위력을 갖췄다고 한다. 경주지진을 계기로 단층 연구에 나선 기상청은 현재까지 영남권(한반도 동남부)에서만 지진을 유발하는 활성 단층 14개를 확인했다. 요행을 바라지 말고 정확한 지진 예측·경보 시스템과 빈틈 없는 방재대책을 마련할 때다.

이노성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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