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
부산메디클럽

[국제칼럼] ‘제작극장’을 향하여

오페라하우스·콘서트홀, 부산에 남는 것 있게 해야 공공성·수월성 조화 가능

클래식부산 수장도 중요

  • 조봉권 기자 bgjoe@kookje.co.kr
  •  |   입력 : 2024-08-11 19:07:59
  •  |   본지 23면
  • 글자 크기 
  • 글씨 크게
  • 글씨 작게
박형준 부산시장은 지난달 31일 문화 담당 부산 언론인 간담회를 열었다. 이 자리에서 박 시장은 부산시 문화·예술 정책 기조를 두 갈래로 우선 짚었다. “시민 생활 속에 다채로운 프로그램·시설이 촘촘하고 튼튼히 뿌리내리도록 해 시민이 이를 잘 누리는 저변·환경을 조성해야 한다. 동시에 하이엔드(high end) 문화 콘텐츠와 기반이 있어야 한다.” 이런 전략의 목표는 시민 행복도·삶의 질을 높이며 부산을 더욱 세계적인 도시로 가꾸는 일이다.

박 시장은 이어 “부산오페하우스(2026년 하반기 준공·2027년 하반기 개관 예정)와 부산콘서트홀(올해 8월 준공 예정·2025년 상반기 개관 예정) 등이 들어설 예정이니 시설 면에서는 (하이엔드를 감당할) 좋은 조건이 갖춰진다”고 말했다. 이어 “앞서 지난해 세계적인 음악가 정명훈 선생을 부산오페라하우스·부산콘서트홀 예술감독으로 위촉한 만큼 권한을 보장하고 그분 특유의 역량과 네트워크를 잘 활용하면 좋은 성과를 내리라 기대한다”고 내다봤다.

현장에 갔던 처지에서 말하면, 문화정책의 전략·얼개를 이렇게 잡은 근거와 그에 따른 세부 실천 과제를 설명하는 박 시장의 높은 문화 영역 이해도와 지식은 인상 깊었다.

여기서 부산콘서트홀과 부산오페라하우스 건립-완공-운영이 부산 문화정책의 중요한 당면 현안임이 거듭 확인된다. 현재 부산시가 이들 시설 운영을 위해 잡은 방향은 크게 세 가지다. ▷공연 작품을 직접 기획·제작하는 극장 ▷시즌단원제라는 시스템을 통해 부산이 중심이 돼 예술인을 육성하는 방식 ▷무대·미술·의상·조명 등 관련 분야가 부산에서도 제작이 이뤄지며 문화 산업(industry) 구조를 갖도록 하기. 이를 포괄하기 위해 가져온 개념이 이른바 ‘제작극장’이다.

부산시가 잡은 ‘제작극장’ 방향은 부산에 정말로 중요하고 반드시 필요한 가치를 담는다. 이 세 가지 방향을 추구하지 않는다면? 오페라하우스 등 하이엔드 시설은 부산 공연예술계에 재앙이 될 공산이 크다. 기획·제작을 통해 역량과 경험을 쌓고, 공연예술인이 부산으로 와 연습·출연·성장 기회를 갖고 일거리(일자리와는 또 다르다)를 갖도록 보장하며, 기술·제작 측면의 문화산업 구조를 짠다면 부산에는 ‘남는 게’ 있고 성장 기회가 생긴다.

이걸 하지 않는다면? 대극장을 채우기 위해 ‘중앙’의 대형 기획사에 크게 의지하는 대관 공연 중심으로 돌아가고 그 공연단이 떠나면 부산엔 남는 게 없으며 지역 공연예술계는 초토(焦土)가 될 것이다. 무엇보다 부산시의 ‘제작극장’ 방향은 세금으로 운영되는 오페라하우스·콘서트홀을 축으로 예술 공공성을 최대한 살리면서도, 최신 대형 공연장으로서 수월성·유명도가 높은 외부 공연도 확보할 수 있는 방안이다.

탁월하고 크고 유명한 하이엔드 작품을 외부에서 수혈하지 않으면 오페라하우스·콘서트홀은 안목이 높아진 시민에게서 외면받을 것이라는 의견이 있다. 그런데 대도시 부산은 지역 중심의 문화 발전 시스템 구축과 하이엔드 방향 추구를 동시에 감당할 수 있다. 그렇게 가야 한다. 박 시장이 밝힌 문화정책 기조 자체가 ‘하이엔드+생활 속 문화’ 아닌가. ▷자체 기획·제작 ▷시즌단원제 등 예술인 육성·성장·일거리 시스템 ▷문화산업 구축, 이 같은 지향을 놓아버린다면 시 문화정책의 공공성은 어디서 찾겠다는 것인가.

‘부산은 제작극장이 뭔지도 모르면서 하겠다고 한다’. ‘제작극장이란 유럽에서 형성된 역사적 개념으로 …’. ‘유럽 제작극장과 비교하면 부산이 말하는 제작극장은 엉터리’. 자주 접하는 의견이다. 개념이 중요하다는 건 안다. 그런데 저 말을 들으면 “어찌 중국에서 온 주자의 학설을 그대로 따르지 않고 나름대로 해석하느냐!”고 외치던 조선 후기 성리학자들이 종종 생각난다.

부산에서 ‘제작극장’ 개념은 툭 튀어나온 면은 있다. 유럽 제작극장 시스템을 가져와 구현해 보자는 기획은 애초 아니었다. 부산에 실질과 성과가 남는 방향을 고심하는 과정에서 만난 용어다. 저 표현이 그렇게 걸리면 다른 말을 찾을 수도 있다. 지역에 실질과 성과가 남으면서 시민 만족도도 채울 방향을 찾겠다는데 뭘 그리 애면글면하겠는가.

부산시가 ‘제작극장’ 방향을 잘 틀어쥐어도, 과제는 산처럼 있을 것이다. 지역형 제작극장 개념은? 시즌단원제 향상 방안은? 유명 공연 수급 방법은? 이런 과제는 중심을 잡아놓고 가닥을 잡아 풀어갈 수 있다. 우선은 두 최신 공연장 운영을 총괄할 시 산하 기관인 클래식부산 수장 선임에 관심이 높다. 극장은 개관하면 할 일이 정말 많다. 클래식부산 첫 대표는 건물·시설·음향·무대·조명·안전이 안착하게 할 역량·지식을 갖춰야 한다. 극장 경영 전문성도 필수다. 정명훈 예술감독과 역할이 중복되지 않아야 한다. 박 시장도 간담회에서 극장 경영 역량을 강조했다.

조봉권 부국장 겸 문화라이프부장
ⓒ국제신문(www.kookje.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국제신문 뉴스레터
국제신문 네이버 뉴스스탠드 구독하기
국제신문 네이버 구독하기
뭐라노 뉴스

 많이 본 뉴스RSS

  1. 1부산시, ‘부산항선’ 이달 예타 신청…원도심~북항 잇는 24.21㎞ 트램
  2. 2“이래서 당첨 힘들었나”… 최근 5년간 민간아파트 부정 청약 1669건
  3. 3부산 동래·금정구 하늘에 뜬 ‘쌍무지개’…희망과 행운의 메시지
  4. 4HD현대중공업 올해 임단협 잠정합의안 부결노사 갈등 커질 듯
  5. 5[단독]서지영 “기보, 본사는 부산에 두고 부산 기업은 심각한 홀대"
  6. 6[속보]돌아온 ‘부캉이’, 식지 않는 인기…누적 방문객 80만 넘어
  7. 7금융권 광범위 AI 공격 “해킹 시도 더 많을 수도”
  8. 82026 진주남강유등축제 화려한 개막…18일까지 ‘빛의 향연’
  9. 9“의도한 거라면 안 좋다” 축구 금메달 시상식서 제때 오르지 못한 태극기
  10. 10"친구가 총기 들고 탈영"…허위 신고한 20대 벌금 500만 원
  1. 1[단독]서지영 “기보, 본사는 부산에 두고 부산 기업은 심각한 홀대"
  2. 2'좌아하게'? 다시 논란 부른 이 대통령 SNS 정치
  3. 3오세훈, 영화 암살자(들) ‘탄흔 티켓’에 “문화 품격 훼손”
  4. 4[속보]민주당, 국힘 집회에 “극우 유튜버들 박수 세례에 중독된 장동혁”
  5. 5與 “조희대, 국감 출석 불응 의사…불출석은 국회법 위반”
  6. 6李대통령, 금융기관 개인정보 유출에 “철저 조사 지시”
  7. 7'광대극' 조소 이어 미사일로 응답한 北. 좁아진 청와대 입지
  8. 8영화 '암살자(들)' 논란 속 장동혁, 고(故) 육영수 생가 방문
  9. 9국힘, 싱가포르영화제 ‘암살자(들)’ 상영 철회 서한…與 “영틀막”
  10. 10김민석 “차기 총선 주 싸움터는 한강 아니라 낙동강”
  1. 1“이래서 당첨 힘들었나”… 최근 5년간 민간아파트 부정 청약 1669건
  2. 2[속보]돌아온 ‘부캉이’, 식지 않는 인기…누적 방문객 80만 넘어
  3. 3금융권 광범위 AI 공격 “해킹 시도 더 많을 수도”
  4. 4"산업용 차등요금제, 기업의 지역이전 효과 극히 불투명"
  5. 5"차명계좌 적발, 작년 이후 총 3471건…NH농협 가장 많아"
  6. 6알래스카 LNG 프로젝트 둘러싼 한·미 불협화음 언제까지 이어지나
  7. 7정부의 농축산물 할인 지원 예산 급증… 재정 부담 가중될 듯
  8. 8카카오 월4900원 멤버십 출시…네이버 쿠팡과 3파전
  9. 9이억원 “AI 해킹 가능성…금융권 최고수준 경각심 가져야”
  10. 10미래대응기금, 국감 쟁점 부상…국회 "재원 지속가능 의문"
  1. 1부산시, ‘부산항선’ 이달 예타 신청…원도심~북항 잇는 24.21㎞ 트램
  2. 2부산시, ‘부산항선’ 이달 예타 신청…원도심~북항 잇는 24.21㎞ 트램
  3. 3부산 동래·금정구 하늘에 뜬 ‘쌍무지개’…희망과 행운의 메시지
  4. 4HD현대중공업 올해 임단협 잠정합의안 부결노사 갈등 커질 듯
  5. 52026 진주남강유등축제 화려한 개막…18일까지 ‘빛의 향연’
  6. 6"친구가 총기 들고 탈영"…허위 신고한 20대 벌금 500만 원
  7. 7[속보] “법 위반한 적 없어” 김상욱 울산시장 첫 경찰 출석
  8. 8AI 성착취물 텔레그램방 ‘그놈’…잡고 보니 경찰관
  9. 9“술값 내라” 여러 차례 여자친구 때릴 듯 위협한 20대 집유
  10. 10울산바위 배경으로 사진 찍다 추락한 70대 등산객 숨져
  1. 1“의도한 거라면 안 좋다” 축구 금메달 시상식서 제때 오르지 못한 태극기
  2. 2AG 4연패 위업 축구 대표팀, 병역 관련 언행 논란
  3. 3‘단체전 대역전극’ 펜싱 2관왕 오상욱, 한국선수단 MVP
  4. 4스포츠클라이밍 서채현, 한국 선수단 폐회식 기수
  5. 5[속보] '짜릿한 역전극' 14세 최지운, AG 요트 소년부 금메달
  6. 6이우석, 양궁 리커브 남자 개인전 金…단체전까지 2관왕
  7. 7태권도 송다빈, 여자 67㎏초과급 금메달…겨루기 첫 金 수확
  8. 8서채현, 아시안게임 스포츠클라이밍 여자 리드 금메달
  9. 9한국, AG 남자 축구 4회 연속 금메달…결승 한일전 1-0 승리
  10. 10송교창·최준용 빠진 KCC…‘루이스 킹’ 희망될까
우리은행
10대 부산시의회 상임위 들여다보기
“학교 통폐합 지역 맞춤형으로 접근”
10대 부산시의회 상임위 들여다보기
해운기업 유치, 해사법원 신설 “해양수도 부산 경쟁력 키울 것”
강동진의 도시이야기 [전체보기]
바흐를 찾아간 나, 한국을 꿈꾸는 그녀
세계유산위원회, 부산의 시간을 세계와 나누다
경제프리즘 [전체보기]
소비 아닌 문화 생산 주체 오페라하우스
한국 갯벌의 2단계 확대 등재 의미
과학에세이 [전체보기]
‘인공지능 정렬’ 골든타임 놓치지 말라
자동화의 세상에서 지능화의 세계로
국제칼럼 [전체보기]
배지의 실력행사
개헌 말하려면 헌법 준수부터
기고 [전체보기]
전문대학을 소개합니다
상어가 떠난 뒤, 북항에 남겨야 할 것
기자수첩 [전체보기]
금고 이사장 전횡, 지금도 진행중
엘리트 자평해온 市 공무원…생중계 회의서 능력 입증을
김준희의 클래식 인사이트 [전체보기]
여름의 끝자락, 브람스
여름날의 애상, 왈츠
김지윤의 우리음악 이야기 [전체보기]
다대포에서 만난 퇴계 이황
세종시대 음악이 전해진 이유
뉴스와 현장 [전체보기]
솔직할 수 있는 용기, 당신에게도 닿기를
히말라야의 경고
도청도설 [전체보기]
상표권 알박기
민원인(들)
독자 투고 [전체보기]
새로운 시작 ‘황혼 이혼’
무료 화장실 깨끗하게 쓰자
메디칼럼 [전체보기]
B형 간염 ‘바이러스 수치’에 ‘급여’ 맞춰야
‘공동선(Common Good)’으로서 간병 복지
목지수의 도시브랜드 산책 [전체보기]
랜드마크 시스템의 시대
북항 돔구장에서 야구 보며 사우나를
박지욱의 뇌력이 매력 [전체보기]
건망증, 이렇게 잡자
운동으로 해마를 키우자
박진희의 컬처 픽 [전체보기]
부산 문화정책, 지금 필요한 선택
지독한 집념이 세운 로컬 자산, 대한도기
사설 [전체보기]
가덕도신공항 공사비, 법 개정 앞서 정부가 힘 실어야
AI 해킹에 노출된 금융권 보안체계 재점검 시급하다
세상읽기 [전체보기]
드골 대통령과 군복
청년기본법, 청년친화도시
안재철의 연결하는 공간 [전체보기]
지구와 도시의 연결을 묻다
해양수도 부산, ‘제3의 경계 공간’
엄길청의 문전성시 [전체보기]
말과 현실이 너무 다른 부산
반도체와 부산
이보성의 미술 현장 산책 [전체보기]
시장이 강해진 것일까, 비엔날레가 약해진 것일까
아트부산, 숫자 이후의 질문
이상이 칼럼 [전체보기]
보건의료에서 지방정부 역할과 ‘정책 의료’
행위별수가제와 인두제, 오해와 진실
이정구의 맛과 건강 [전체보기]
미식과 오래 씹기
이제명의 오션 드림 [전체보기]
광복 81년, 다음은 바다의 산업 주권
HMM 부산 이전, 해양수도의 시험대
이홍의 세상현미경 [전체보기]
국제질서의 지각변동과 한국의 성장경로
한국이 가진 자산
정쾌호의 부동산 탐구생활 [전체보기]
부산 아파트 10년, 이중 양극화와 위상 추락
미분양의 경고, 지방 맞춤 ‘출구전략’ 서둘러야
주재민의 명당을 찾아서 [전체보기]
조선 8대 명당 중 하나인 정문도 묘
금가락지가 땅에 떨어진 형국, 곡전재
최태호의 와인 한 잔 [전체보기]
추석의 식탁, 가족을 잇는 와인
오스트리아 와인,빈의 시간을 마시다
특별기고 [전체보기]
‘해양수도 부산’ 토대부터 바로 놓아야
당론 따를지 역사 따를지 양심의 선택을
하순봉의 음악이야기 [전체보기]
박자와 기보
국민악파
황정수의 그림산책 [전체보기]
이대원의 ‘온정리 풍경’
유영국의 1957년 작 ‘사람’
CEO 칼럼 [전체보기]
무(武)
의료 전문성이 병원 밖 나가는 길 열어야
  • 맘편한 부산
  • 부산국제마라톤
  • BNK생명나눔챌린지
  • 유콘서트
걷고 싶은 부산 그린워킹 홈페이지
국제신문 대관안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