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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디칼럼] 폐쇄성 배변 증후군: 배출의 어려움을 넘어서

황성환 부산제2항운병원장

  • 황성환 부산제2항운병원장
  •  |   입력 : 2024-08-18 19:45:47
  •  |   본지 2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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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55세 여성은 언제부턴가 뒤가 무직하고, 배변 후에도 시원하지 않고, 팬티가 깨끗하지 않아 혼란에 빠졌다. 시간이 지나면서 변 배출이 점차 어렵게 되더니 급기야 항문 주위를 만지거나 비데의 도움을 받아 겨우 변을 볼 수 있게 됐다. 어떤 때는 며칠 내내 변을 보지 못해 관장을 하기도 했다. 외출할 때는 패드와 여분의 팬티를 준비해야 했다. 병원에서 몇 가지 검사를 받은 그녀는 ‘폐쇄성 배변 증후군’이라는 다소 생소한 진단을 받았다.

폐쇄성 배변 증후군은 배출장애 변비의 특정 유형으로 항문 직장 주위 괄약근의 구조적, 기능적 문제로 배변이 어렵거나 불완전하게 이루어지는 상태를 의미한다. 원인은 다양하지만 대표적인 원인으로 직장탈출, 직장류, 항문 협착, 괄약근 이완부전 등을 들 수 있다. 최근 연구 결과, 여성 폐경기에 발생하는 배출장애의 원인과 기전이 다양하게 해석되면서 특히 골반 내 장기를 지지하는 중요 인대의 역할이 주목을 끌고 있다.

호주의 비뇨부인과 의사인 피터 페트로스는 ‘통합 이론’을 통해 출산 시 발생한 손상은 골반장기인 방광, 자궁 및 직장의 지지조직의 약화를 초래하고 노화와 폐경으로 조직의 ‘콜라겐’과 ‘엘라스틴’ 성분이 약해지면서 골반장기 탈출이 발생한다고 주장했다. 이후 여러 의학자는 동일한 발병 원인과 기전으로 요실금 변비 변실금 직장통 등의 증상이 동반된다는데 의견을 같이 했다. 비만 자궁절제 다산 흡연 만성 기침 항문 손상 등이 이러한 증상의 악화 요인으로 거론된다.

여성은 질식 분만 시, 초산 35%, 다산 44%, 유도분만의 80%에서 골반 지지조직 손상을 동반한다. 인대가 손상돼도 젊은 시기에는 주위 정상 조직의 도움으로 불편함을 느끼지 못한다. 그러나 나이가 들고 폐경기에 접하면 단단하고 탄력 있는 인대가 약해지고 느슨한 상태로 변한다. 초기에는 대개 빈뇨 절박뇨 야간뇨 등의 증상이 나타난다. 심해지면 변 배출의 어려움을 겪게 되고 닫힘 능력이 저하되면서 변을 참지 못하게 된다. 방광 자궁 직장의 탈출이 동반되기도 한다.

배출장애는 배변 배출이 불완전해지는 것에서 시작된다. 직장이 늘어나 잔변이 남고 직장 내에 변이 정체되면서 굳고 딱딱해진 변 덩이의 배출은 더 힘들어진다. 이 딱딱한 변을 보고 나서야 상부의 부드러운 변이 나오게 된다. 직장주위 조직이 더 느슨해지면 손가락으로 회음 주위를 눌러서 자극하거나 관장을 하고서야 변을 배출할 수 있다.

배출장애의 진단은 환자의 병력으로 추정할 수 있으나 명확한 범위와 상태를 파악하려면 항문 직장 및 골반 지지조직에 대한 기능검사가 필요하다. 기능 검사를 통해 골반장기를 지지하는 항문거근과 주요 인대와 회음의 느슨함을 관찰할 수 있다. 방광 자궁 직장의 탈출 정도와 직장류 회음탈장 등을 확인하고 항문직장 주위 괄약근의 긴장 수축 이완 등 역동적 움직임과 기능상태 불완전 배출의 정도를 관찰, 치료를 결정할 수 있다.

경미한 증상을 느낄 때는 지지요법을 통해 증상이 악화되는 것을 예방할 수 있다. 지지요법은 식생활, 배변습관 조절, 적절한 운동 등 극히 상식적인 생활 수칙과 같은 것이어서 전문가의 도움으로 그 방법을 배우고 관리하면 수술을 피할 수 있다. 지지요법으로 해결되지 않는 배출장애는 그 원인과 기전, 병증의 정도에 따라 바이오피드백, 약물 치료 등의 보존 치료로 증상의 개선을 기대할 수 있다. 폐경에 의한 호르몬의 변화는 호르몬 복용으로 증상의 악화를 예방할 수 있다.

그러나 구조적인 문제가 심한 경우 수술이 불가피하다. 수술은 회음성형 및 재건 수술법, 질 또는 직장으로 수술하는 항문 접근법, 복강경 수술법이 있다. 질과 직장 사이의 느슨하고 약한 구조적 결손을 재건하는 수술이다. 심하지 않으면 자신의 조직을 이용하고 너무 망가진 경우는 신생인대를 만들어 준다.

올바른 치료와 관리로 증상을 완화하고 건강한 배변 습관을 유지하는 것이 폐쇄성 배변 증후군에 의한 변비를 극복하는 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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