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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청도설] “일제시대 국적은 일본”

  • 이노성 기자 nsl@kookje.co.kr
  •  |   입력 : 2024-08-27 19:26:23
  •  |   본지 18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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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로운 보수라는 뜻의 ‘뉴라이트(New Right)’ 운동은 2004년 시작됐다. 운동권 출신이 주축인 ‘자유주의연대’와 ‘강철서신’의 김영환이 만든 잡지 ‘시대정신’이 이념적 기틀을 마련했다. 노무현 정부의 대북 정책을 강도 높게 비판하는 동시에 북한 민주화와 한미동맹을 강조해 ‘보수의 우군’이란 평가를 받았다.

이명박 대통령은 집권 초기 뉴라이트 인사를 중용했다. ‘보수 혁신’ 이미지 구축을 위해서다. 꽃길만 걸을 줄 알았던 뉴라이트 권세는 ‘열흘 붉은 꽃 없다’는 말처럼 급격히 소멸했다. 권력이라는 ‘잿밥’만 탐내다 국민 눈밖에 나거나 왜곡된 역사관으로 ‘친일’ 비판을 자초한 영향이 컸다. 뉴라이트 성향 일부 학자들은 일본 우익이 주장하는 식민지 근대화론을 옹호했다. 임시정부 수립일이나 광복절보다 1948년 8월 15일 ‘건국’의 의미를 더 강조했다. 김구 선생을 테러리스트로 부르는 인사도 있었다. ‘독도가 우리 영토라는 증거가 없다’ ‘일제강점기에 강제 동원은 없었다’는 식의 그들 주장에 동의하는 국민이 많을 리 없었다. 뉴라이트에 ‘친일파’라는 꼬리표가 따라붙는 이유다.

최근 과거사 논쟁이 다시 불붙었다. 윤석열 대통령이 독립기념관장을 포함해 뉴라이트 계열 인사를 요직에 앉힌 게 발단이다. 윤 대통령 역시 광복절 경축사에서 일본에 식민지배 사과를 요구하지 않아 논란을 키웠다. 김태효 안보실 1차장은 “중요한 것은 일본 마음”이라고 했다 역풍을 맞았다.

기름을 끼얹은 건 김문수 고용노동부장관 후보자다. 그는 지난 26일 인사청문회에서 ‘일제시대 선조들 국적이 일본이었냐’는 야당 의원 질의에 “일본이지 그걸 모르느냐”고 되물었다. 또 “일제시대 때 나라가 망했는데 무슨 (한국) 국적이 있느냐” “그러면 일제시대 때 국적이 한국이냐. 상식적인 얘기를 해야지”라고 목소리 높였다. 김 후보자 주장대로라면 김구 선생이나 이승만 대통령은 일본 국적으로 독립운동 한 셈이다.

김 후보자는 과거 강연에선 “문재인 대통령은 건국은 1948년 8월 15일이 아니라 1919년이라는 이상한 얘기를 하고 있다”고 한 적이 있다. ‘3·1운동으로 건립된 임시정부의 법통을 계승한다’고 못 박은 헌법을 부정하는 것인가. 김 후보자는 또 제주 4·3사건을 “명백한 남로당 폭동”이라고도 규정했다. 4·3 희생자 추념일이 국가기념일로 지정된 것이 박근혜 정부 시절인 2014년이다. 보수정부가 한 일조차 인정할 수 없다는 태도다. 윤 대통령 주변에는 김 후보자 같은 사람만 있는지 묻지 않을 수 없다.

이노성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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