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
부산메디클럽

[데스크시각] 우물에 갇힌 부산시와 개구리

  • 송진영 기자 roll66@kookje.co.kr
  •  |   입력 : 2024-08-28 19:27:43
  •  |   본지 18면
  • 글자 크기 
  • 글씨 크게
  • 글씨 작게
부산시의 행정고시와 일반 공채 출신의 격차, 나아가 고시 출신이 부이사관(3급) 이상 요직을 독식하는 현상은 어제오늘 일은 아니다. 관료 출신인 안상영 허남식의 민선 2~5기를 지나 정치인인 서병수의 민선 6기를 거쳐 박형준의 민선 8기에 이르렀지만 고시 출신 위주의 관료 기용 기조엔 변화가 없다. 우리는 관료사회를 비판할 때 우물 안의 개구리라는 표현을 쓴다. 매우 식상하고 상투적인 표현이지만 기자 생활 20년의 7할을 사회부에서 근무한 경험에 비춰 작금의 부산시를 비유하는 데 이보다 더 적확한 표현을 찾지 못했다.

부산시 현 2, 3급 26명 중 중앙부처나 광역단체 인사 교류를 한 경험을 가진 이는 김병기 상수도사업본부장이 유일무이하다. 김 본부장이 관광진흥과장 재직 때 기획재정부로 지방예산과에 2년간 파견 근무한 것도 벌써 10년 전 일이다. 당시 서병수 시장은 ‘힘 있는 부산, 능력 있고 경쟁력 있는 인재양성, 공직사회의 새로운 변화’라는 슬로건 아래 중앙부처와의 업무추진 네트워크를 형성하고 미래부산을 선도할 창의적 맨파워 향상을 위해 ‘시-중앙부처간 인사교류 활성화 방안’을 마련했다. 시 간부를 과감하게 중앙부처로 보내 중앙부처와 소통과 협업을 통해 시정현안 수행 역량을 강화하고, 미래부산을 선도할 창의적인 우수인재를 적극 양성하겠다는 서 시장의 의지가 반영된 것이었다.

그렇게 10년이 흘렀다. 그 사이 ‘우물’을 벗어난 부산시 3급 이상 현 고위 관료(교육 인원 포함 고시 출신은 총 15명)는 행정부시장을 맡기 전 행정안전부를 잠깐 경유한 이들을 제외하곤 전무하다. 대신 국장자리를 돌고 도는 회전문 인사는 더욱 고착화했고, ‘부산시의 우물’은 점점 좁고 깊어졌다. 현장 경험이 없으면서도 상대적으로 승진은 빠른 고시 출신을 ‘우물’에 붙잡아둘 실익도 이유도 없는 상황이었다. 3급 부이사관 반열에 오른 고시 출신 인사들은 수년 동안 부산시 실·국장직을 바통 터치하듯 옮긴다. 역대 시장은 젊고 역동적인 이들을 우물 밖으로 내보낼 의지도, 능력도 없었다. 기껏해야 국내·외 교육으로 부산시를 떠난 게 전부였다.

국비 확보와 주요 현안의 입법 과정에서 중앙부처 등에서 일한 경험이 없는 시 고위 인사들은 정책·정무적 네트워크는커녕 일의 순서조차 몰라 호된 비판을 자초하는 일도 적지 않았다. 그런 와중에도 소위 명문대를 나온 고시 출신 인사는 직원들을 “애들”이라 칭하며 부산의 오늘날을 본인이 설계했다는 허풍과 오만방자함을 보였다. 우물 밖에서는 명함조차 꺼내기 힘들었을 인사들도 우물 안에서는 맹주였다.

엊그제 박형준 시장과 오세훈 서울시장이 부산에서 특별 정치대담을 가지면서 두 도시 간 상호 협력 분위기가 형성됐다. 그렇다면 내친 김에 부산시는 중앙부처와의 인사교류에 앞서 서울시와 인사교류부터 시작하는 것은 어떤가. 앞날이 ‘창창한’ 고시 출신 인사들을 선발해 순환 인사교류를 시작한 뒤 전국시·도지사협의회에서 회장인 박 시장의 주창과 오 시장의 지지 아래 전국 광역단체 간 인사교류로 확장한 뒤 중앙-지방협력회의를 통해 중앙부처와의 정기 인사교류 물꼬를 트는 것이다. 여러 여건 상 인사교류는 전입 전출 매칭이 어렵다고 하지만 행정고시 출신들은 기수로 대등하게 매칭할 수 있다.

박 시장도 인사교류의 필요성을 잘 알고 있다. 물론 3선 연임 도전, 그 이상의 정치적 미래를 꿈꾸는 입장에서 일을 잘하는 친위대를 곁에 두겠다고 생각하는 것을 무조건 비난할 수는 없다. 하지만 우물이 깊으면 깊을수록, 우물 안에서의 시야는 더욱 좁아지고 우물 밖은 멀어진다. 우물을 넘나드는 능력을 가진 개구리도 앞날이 보장된 우물의 안락함에 젖어버리면 힘겨운 우물 밖은 외면하고 우물에서 안주, 도태되기 마련이다.

박 시장이 부산의 건실한 미래를 진심으로 설계하고 싶다면 앞으로 10년 이상 부산에서 근무해야 할 고위 인사들을 우물 밖으로 꺼내야 한다. 당대의 전략가로 국정 전반의 밑그림을 그려본 박 시장이 ‘우물에 갇힌 부산시’를 타파할 적임자다. 우물 안에서 글로벌허브도시를 외쳐본 들, 우물 밖 세상엔 들리지도 않는다.

송진영 사회부장
ⓒ국제신문(www.kookje.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국제신문 뉴스레터
국제신문 네이버 뉴스스탠드 구독하기
국제신문 네이버 구독하기
뭐라노 뉴스

 많이 본 뉴스RSS

  1. 1부산 울산 경남 흐리고 밤부터 가끔 비
  2. 2[속보] 이 대통령, 유시민 겨냥 "국가보안법 폐지 주장하다 독소조항 삭제 못해"
  3. 3우크라 “북한군 포로 한국행, 韓과 직접 대화…비밀이송은 이상했을 것”
  4. 4귀성·귀경 행렬로 고속도로 정체…서울→부산 8시간 40분
  5. 5집세 받는 미성년 집주인?…올해 20세 미만이 산 주택 115건
  6. 6[속보] 이 대통령, 임기 관련 "2030년 6월 2일 넘기는 일 절대 없어"
  7. 7세금 안 낸 '억대 유튜버' 작년만 총 17명…당국, 239억원 추징
  8. 8“美·이란, 호르무즈 재개방 위한 단계적 합의 모색”
  9. 9시진핑 "美 동물원에 '우호의 사절' 판다 두 마리 보낼 것"
  10. 10장동혁 “한동훈 ‘당원게시판’ 사건 수사 중…복당 언급 부적절”
  1. 1[속보] 이 대통령, 유시민 겨냥 "국가보안법 폐지 주장하다 독소조항 삭제 못해"
  2. 2우크라 “북한군 포로 한국행, 韓과 직접 대화…비밀이송은 이상했을 것”
  3. 3[속보] 이 대통령, 임기 관련 "2030년 6월 2일 넘기는 일 절대 없어"
  4. 4장동혁 “한동훈 ‘당원게시판’ 사건 수사 중…복당 언급 부적절”
  5. 5청와대 ‘검찰개혁 국민 속였다’ 유시민에 법적 대응 검토
  6. 6우크라이나에 생포된 북한군 포로 2명, 이미 한국 입국해
  7. 7[정가 인&아웃] 울산 남갑서 당권파 - 친한계 격돌하나
  8. 8“학교 통폐합 지역 맞춤형으로 접근”
  9. 9[속보] 정부, 젤렌스키 ‘북한군 포로 한국행’ 발언 사실상 확인
  10. 10국힘 유용원 “北포로 송환, 정부 노고 감사…젤렌스키 통해 알려진 건 아쉬워”
  1. 1집세 받는 미성년 집주인?…올해 20세 미만이 산 주택 115건
  2. 2세금 안 낸 '억대 유튜버' 작년만 총 17명…당국, 239억원 추징
  3. 3다대소각장 개발 다시 원점…부산시, 부지매각 해지 결정
  4. 4HJ重 올해 8척 ‘릴레이 수주’…대형선 경쟁력 입증
  5. 5가덕신공항 부지공사 기본설계 정부심의 통과
  6. 6북항 핫플만든 인싸 상어 '부캉이', "인기 덕 좀 봅시다" 마케팅 열풍
  7. 7[한 손 뉴스] 국산 전투기로 영공 수호…KF-21 공군 1호기 배치
  8. 8바리스타 심사위원이 만든 스페셜티
  9. 9홍지선호 국토부 출범 “公기관 2차이전 속도”(종합)
  10. 10빚에 허덕이는 20·30세대…올해 '개인회생 신청' 3만명 육박
  1. 1부산 울산 경남 흐리고 밤부터 가끔 비
  2. 2귀성·귀경 행렬로 고속도로 정체…서울→부산 8시간 40분
  3. 3'부캉이' 북항 놀러 왔다가 덜컥 정착?…부산 명예홍보대사 도전
  4. 4대구도 ‘돔 유치’ 참전…부산 부지·재원 서둘러야 국비 선점
  5. 5장기체류 ‘부캉이’ 연휴 뒤 외해로 유도할 듯(종합)
  6. 6수해 상처 여전한 거제, 전국서 ‘한가위 온정’
  7. 7곳간 적자 사하구, 감천마을축제 예산은 더 늘려
  8. 8북항 핫플만든 인싸 상어 '부캉이', "인기 덕 좀 봅시다" 마케팅 열풍
  9. 9밀양 분만 의료공백 현실화…산모들 부산·창원 원정
  10. 10가게 이름 ‘시진핑’이라서?…한밤중 괴한에 ‘페인트 테러’ 당한 중식당
  1. 13경기 1실점 철벽 마운드 韓, 조1위 슈퍼라운드행
  2. 2父 여홍철과 어깨 나란히…여서정, 8년 만에 도마 금메달
  3. 3여서정·안세영·우상혁…‘금빛낭보’ 기대
  4. 42전 전승 한국축구, 조 선두로 8강 진출
  5. 5송세라, 항저우 한 풀었다…AG 첫 ‘금빛찌르기’
  6. 6[속보]한국 카누, 아시안게임 남자 카약 4인승 500m 금메달
  7. 7부상 악재 이정후, 사실상 시즌 아웃
  8. 8육상 8년 만의 금빛 질주 기대…육상 29일까지 ‘골든데이’
  9. 9셔틀콕 女단체 4강행…배드민턴 女단체전 2연패 시동
  10. 10프로농구 시범경기 24일 점프볼
10대 부산시의회 상임위 들여다보기
“학교 통폐합 지역 맞춤형으로 접근”
10대 부산시의회 상임위 들여다보기
해운기업 유치, 해사법원 신설 “해양수도 부산 경쟁력 키울 것”
강동진의 도시이야기 [전체보기]
바흐를 찾아간 나, 한국을 꿈꾸는 그녀
세계유산위원회, 부산의 시간을 세계와 나누다
경제프리즘 [전체보기]
소비 아닌 문화 생산 주체 오페라하우스
한국 갯벌의 2단계 확대 등재 의미
과학에세이 [전체보기]
자동화의 세상에서 지능화의 세계로
인간만의 영역 ‘관광과 과학’의 결합
국제칼럼 [전체보기]
추석 밥상에 오를 이재명 정부의 성적표
그때 부끄러움을 알았더라면
기고 [전체보기]
존엄 보장하는 부산형 청년보장제 되기를
복합재난에 강한 도시의 조건
기자수첩 [전체보기]
금고 이사장 전횡, 지금도 진행중
엘리트 자평해온 市 공무원…생중계 회의서 능력 입증을
김준희의 클래식 인사이트 [전체보기]
여름의 끝자락, 브람스
여름날의 애상, 왈츠
김지윤의 우리음악 이야기 [전체보기]
세종시대 음악이 전해진 이유
영산회상, 불교음악에서 풍류음악으로
뉴스와 현장 [전체보기]
솔직할 수 있는 용기, 당신에게도 닿기를
히말라야의 경고
도청도설 [전체보기]
작자 미상
범숙학교의 기적
독자 투고 [전체보기]
새로운 시작 ‘황혼 이혼’
무료 화장실 깨끗하게 쓰자
메디칼럼 [전체보기]
직업병에 대한 자세, 무지와 고의 사이
아이의 근시, 안경만 쓰면 끝?
목지수의 도시브랜드 산책 [전체보기]
랜드마크 시스템의 시대
북항 돔구장에서 야구 보며 사우나를
박지욱의 뇌력이 매력 [전체보기]
건망증, 이렇게 잡자
운동으로 해마를 키우자
박진희의 컬처 픽 [전체보기]
부산 문화정책, 지금 필요한 선택
지독한 집념이 세운 로컬 자산, 대한도기
사설 [전체보기]
부산대·부산교대 통합, 구체적 로드맵부터 마련하라
동남권 건강지표 ‘빨간불’…촘촘한 의료 안전망 구축해야
세상읽기 [전체보기]
‘지방시대위’ 부산 이전, 다시 뛰는 대한민국
니트 세대와 한국 노동시장의 불편한 현실
안재철의 연결하는 공간 [전체보기]
지구와 도시의 연결을 묻다
해양수도 부산, ‘제3의 경계 공간’
엄길청의 문전성시 [전체보기]
말과 현실이 너무 다른 부산
반도체와 부산
이보성의 미술 현장 산책 [전체보기]
시장이 강해진 것일까, 비엔날레가 약해진 것일까
아트부산, 숫자 이후의 질문
이상이 칼럼 [전체보기]
보건의료에서 지방정부 역할과 ‘정책 의료’
행위별수가제와 인두제, 오해와 진실
이정구의 맛과 건강 [전체보기]
미식과 오래 씹기
이제명의 오션 드림 [전체보기]
광복 81년, 다음은 바다의 산업 주권
HMM 부산 이전, 해양수도의 시험대
이홍의 세상현미경 [전체보기]
국제질서의 지각변동과 한국의 성장경로
한국이 가진 자산
정쾌호의 부동산 탐구생활 [전체보기]
미분양의 경고, 지방 맞춤 ‘출구전략’ 서둘러야
6·3 부산시장 선거, 부동산 정책의 길
주재민의 명당을 찾아서 [전체보기]
조선 8대 명당 중 하나인 정문도 묘
금가락지가 땅에 떨어진 형국, 곡전재
최태호의 와인 한 잔 [전체보기]
오스트리아 와인,빈의 시간을 마시다
공정함이 만드는 브랜드 가치
특별기고 [전체보기]
‘해양수도 부산’ 토대부터 바로 놓아야
당론 따를지 역사 따를지 양심의 선택을
하순봉의 음악이야기 [전체보기]
박자와 기보
국민악파
황정수의 그림산책 [전체보기]
이대원의 ‘온정리 풍경’
유영국의 1957년 작 ‘사람’
CEO 칼럼 [전체보기]
의료 전문성이 병원 밖 나가는 길 열어야
청년·노인 예산은 경쟁 관계가 아니다
  • 2026 국제환경에너지산업전
  • 국제골프아카데미
  • 부산국제마라톤
  • 어린이청소년경제아카데미
  • BNK생명나눔챌린지
  • 유콘서트
걷고 싶은 부산 그린워킹 홈페이지
국제신문 대관안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