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
부산메디클럽

[정상도 칼럼] 올 추석에 나눌 이야기

멍게 삶은 바다, 강엔 녹조…최악 더위 배경은 온난화

기후소송 소중한 디딤돌…탄소 줄이기에 너나 없다

  • 정상도 기자 jsdo@kookje.co.kr
  •  |   입력 : 2024-09-09 18:24:56
  •  |   본지 23면
  • 글자 크기 
  • 글씨 크게
  • 글씨 작게
기상청이 내놓은 올여름(6~8월) 기후 분석 자료엔 ‘최악 더위’를 상징하는 수치가 고스란히 담겼다. 전국 평균기온 25.6도, 평균 최저기온 21.7도, 열대야 일수 20.2일은 모두 1위다. 평균 최고기온(30.4도)은 1994년(30.7도)에 이어 2위, 폭염 일수(24.0일)는 2018년(31.0일) 1994년(28.5일) 다음으로 3위다. 기준은 기상관측망이 전국에 확충된 1973년이다. 1994년이나 2018년보다 더 독해졌다는 이야기다.
국회 본회의장이 있는 본청 앞으로 옮겨진 기후위기시계. 국회가 기후위기 대응에 앞장서겠다는 의지가 담겼다. 연합뉴스
추석이 코앞이다. 하늘은 높고 말이 살찌는 천고마비(天高馬肥) 계절, 가을이라지만 마냥 반길 순 없다. 천고마비에 반전의 경고가 있듯이 지독한 여름이 전하는 ‘기후의 경고’를 새겨야 하기 때문이다. 중국은 고대 은나라 때부터 흉노족의 침입에 시달렸다. 초원이 얼어붙는 겨울이 그 시기다. 말을 타고 나타나 약탈을 일삼는 흉노족을 보며 중국인은 말이 살찌는 계절을 두려워할 수밖에 없었다. ‘흉노족이 쳐들어올 시기가 다가왔다’, 이게 ‘천고마비의 경고’다.

기후의 경고는 구체적이고 긴박하다. “뜨거운 바다가 멍게를 삶아버렸다”는 경남 멍게 양식 어민의 호소가 그 예다. 통영 거제에서 양식하던 멍게 95%가 폐사했단다. 멍게는 최적 수온이 13~15도다. 24~26도까지는 그럭저럭 견디지만 그 이상이 되면 버티지 못한다. 올해는 8월 16일 이후 냉수대가 사라지면서 표층에서 하층까지 수온이 28~29도까지 치솟아 집단폐사로 이어졌다. 멍게뿐만 아니다. 지난 6일까지 경남 5개 시·군 양식장에서 폐사한 어류는 2643만 마리로 역대 고수온 최대 피해 규모였던 지난해 1466만 마리를 훌쩍 뛰어넘었다.

낙동강이라고 다를 바 없다. 물금·매리 지점 등은 조류 ‘경계’ 단계가 유지되고 있다. 폭염과 강한 일사량, 적은 강수량 등으로 남조류 개체 수가 급증한 탓이다. 이른바 ‘녹조 라떼’다.

추석 연휴를 맞아 고향을 찾는 많은 사람이 강과 바다에서 이런 현상을 직접 확인하게 될 것이다.

기후의 경고는 언제나 겪었던 것 이상이다. 2018년 폭염, 2019년 최다 태풍(7개), 2020년 최장 장마(54일), 2021년 짧은 장마(17일), 2022년 115년만의 수도권 폭우(서울 강남 483㎜)와 최장 산불(213시간), 2023년 남부지방 최악 가뭄 등 해마다 양상을 달리하며 우리를 불안에 떨게 한다. ‘우리 사회는 근본적이고 포괄적이며 급속한 해결책을 찾아야 한다’, 이게 ‘기후의 경고’다. 우리나라와 전 세계가 모두 해당한다. 일상 생활의 피해는 물론 공급망 차질, 생산성 저하로 경제에 미치는 영향이 막대하다. 자연 환경 변화는 생존의 문제와 직결된다.

핵심은 이산화탄소다. 산업혁명은 값싼 화석연료가 있어 가능했다. 화석연료의 힘은 연탄 한 장에서 나오는 에너지로 확인할 수 있다. 이론적으로 연탄 한 장은 100㎏짜리 역기를 3만 번 들 수 있는 힘을 낸다. 열에너지를 운동에너지로 변환하며 발생하는 손실을 빼면 1만 번 드는 힘이다. 화석연료는 온실가스를 배출할 수밖에 없고, 이로 인한 온난화는 기후변화로 이어졌다. 기후변화는 기후위기로, 다시 기후재앙으로 악화일로다. 2050년까지 이산화탄소 순배출량을 ‘0’으로 만들자는 ‘넷제로’가 그래서 나왔다.

기후소송은 소중한 성과다. 미래세대인 청소년과 태아가 주축인 아시아 최초 기후소송에서 절반의 성공을 거뒀다. 정부가 2050년까지 넷제로를 달성하겠다고 목표를 세웠으나 정작 온실가스 배출량 감축 목표치는 2030년까지만 설정한 것은 국민 기본권인 환경권 침해라는 취지다. 다만 2030년까지의 목표치는 유지된다. 지난달 29일 헌법재판소가 내린 결정이다. 이에 따라 정부는 탄소중립·녹색성장기본법 8조1항을 2026년 2월까지 바꿔야 한다.

이는 기후 정책의 변화가 불가피하다는 의미다. 더 구체적이고 더 투명한 넷제로 방안이 필요하다는 말이다. 정부가 입안하고 국회가 처리해야 한다. 국회는 지난 4일 ‘기후위기시계’를 본회의장이 있는 본청 건물 앞으로 옮기고 기후위기 총력 대응 의지를 다졌다. 기후재앙을 막기 위한 마지노선으로 여기는 지구 평균기온 1.5도 상승까지 남은 시간을 보여주는 시계다. 정부에 비상한 각오를 촉구하고 이를 제도화하는 임무가 막중하다. 에너지 정책과 기후 기술 혁신이 급선무다.

기후소송은 2020년 3월 청소년 환경단체의 헌법 소원에서 비롯해 2022년 태명이 ‘딱따구리’인 20주 차 태아 등이 가세했다. 이 소송을 제기한 관계자들은 “헌법을 통해, 정부의 책임으로 우리의 존엄한 삶을 지켜야 한다는 선언이고 정의로운 기후 대응의 시작점”이라고 강조했다. 미래세대에게 살기 좋은 환경을 전해주는 건 기성세대 몫이다. 지금 해야 할 일을 하는 건 미래세대가 하고 싶은 일을 할 기회를 제공하는 것이다. 30년 남았다.

정상도 논설주간
ⓒ국제신문(www.kookje.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국제신문 뉴스레터
국제신문 네이버 뉴스스탠드 구독하기
국제신문 네이버 구독하기
뭐라노 뉴스

 많이 본 뉴스RSS

  1. 1부산 돼지국밥 톱3 ‘민락동 수변최고·신평동 영진·용호동 합천’…미식 열기 펄펄
  2. 2김태형 유임이냐, 이동욱 전 NC 다이노스 감독·조성환 해설위원 등 새 얼굴이냐
  3. 3“통합 진에어, 처음 취지대로 부산 이전해야”
  4. 4금감원 공공기관 재지정되나…쇄신안 수위 부산이전 분수령
  5. 5고향사랑기부금 왜 받았나…한 푼도 활용 않는 기초단체들
  6. 6“‘재정빨대’ 사과 바라시니 사과” 秋 순직 소방관 빈소 발언 파장(종합)
  7. 7시민공원 인근 또 오염토 나왔다…이번엔 중학교 이전 부지
  8. 8지역사회 ‘국제신문 회생인가’ 법원에 탄원
  9. 9돌아온 ‘캪틴큐’, 한정판 위스키…편의점 취향저격 ‘酒목’
  10. 10북항환승센터 ‘3.3m 단차’ 갈등, 법원 조정안 확정으로 봉합 수순(종합)
  1. 1“통합 진에어, 처음 취지대로 부산 이전해야”
  2. 2“‘재정빨대’ 사과 바라시니 사과” 秋 순직 소방관 빈소 발언 파장(종합)
  3. 3퐁피두 중단에 국힘 박수영 1인 시위…시민사회 “토건 논리 부활 시도” 반발
  4. 4이 대통령 지지율 3주만에 반등한 37.3%…민주 36.2%·국힘 40.9%
  5. 5박철우 서울공소청장 “李 대통령 사건 공소취소 검토한 적 없다”
  6. 6李 “부마와 5·18정신, 헌법에 담아야” 국회 논의 촉구
  7. 7[속보]‘재정 빨대’·사과 논란 추미애, 국감서 소방관들에게 재차 사과
  8. 8김민석 ‘조희대 탄핵’ 밀어붙이나…국힘 “강행 땐 李 마지막 날”
  9. 9국감 후반 ETF·부동산 사찰 의혹 쟁점…김현지 증인 채택 두고는 여야 신경전
  10. 10국힘 박수영, 퐁피두 백지화에 1인 시위…”도시 경쟁력 높일 기회 날려“
  1. 1부산 돼지국밥 톱3 ‘민락동 수변최고·신평동 영진·용호동 합천’…미식 열기 펄펄
  2. 2금감원 공공기관 재지정되나…쇄신안 수위 부산이전 분수령
  3. 3돌아온 ‘캪틴큐’, 한정판 위스키…편의점 취향저격 ‘酒목’
  4. 4북항환승센터 ‘3.3m 단차’ 갈등, 법원 조정안 확정으로 봉합 수순(종합)
  5. 5국제선 유류할증료 또 인상
  6. 6[뭐라노] ‘가덕’ 공사비 상향 문서화 갈등…11월 착공 불투명
  7. 7리밸런싱 유예 ‘부메랑’…국민연금 100일새 182조 증발
  8. 8‘AI 드론’으로 참치떼 찾는다…수산업 AX 대전환 본격화
  9. 9우리 아이 가을 옷 고민 끝…신세계센텀, 키즈웨어 팝업
  10. 10기후부 지원금 다른 잣대…변전소 되고 발전소 안 되고
  1. 1고향사랑기부금 왜 받았나…한 푼도 활용 않는 기초단체들
  2. 2시민공원 인근 또 오염토 나왔다…이번엔 중학교 이전 부지
  3. 3지역사회 ‘국제신문 회생인가’ 법원에 탄원
  4. 4경남도, 추가 교육지원청 신설 대신 제2청사로
  5. 5동남권 최초 외국교육기관, 19일 명지서 착공
  6. 6“돔? 재건축? 미래가치 따져야” “전문가 주도적 역할 부여를”
  7. 7부산 서구 산복도로 노후 주택가 주차난 환경개선 3곳 추진
  8. 8[한 손 뉴스] 12·12 때 숨진 김오랑 중령, 고향 김해에 추모공원 조성
  9. 9해임 억울해 모금한다더니…초등제자 성추행 벌금 납부(종합)
  10. 10‘법조 파트너’ 격상돼 로펌행…수사정보 유출 ‘카르텔’ 우려
  1. 1김태형 유임이냐, 이동욱 전 NC 다이노스 감독·조성환 해설위원 등 새 얼굴이냐
  2. 2돈으로 우승은 못 샀다…MLB 월드시리즈 연봉 하위팀 반란
  3. 3배드민턴 '세계 최강' 안세영, 여자 단식 최다우승 기록세워
  4. 4부산시청 고은, 전국체전 金…女사격 비공인 세계신기록
  5. 5김도영의 KIA냐, 오스틴의 LG냐
  6. 6득점은 킹, 리바운드는 롱…KCC 살릴 ‘믿을맨’ 찾았다
  7. 7자금 숨통 틔웠다…LIV골프 살아날까
  8. 8[뭐라노] 롯데, 이젠 성찰할 때
  9. 9프로야구 역대급 흥행에도 쪼그라든 ‘거인 팬심’
  10. 10인종차별 당한 엄지성…英 경찰 수사
우리은행
10대 부산시의회 상임위 들여다보기
“학교 통폐합 지역 맞춤형으로 접근”
10대 부산시의회 상임위 들여다보기
해운기업 유치, 해사법원 신설 “해양수도 부산 경쟁력 키울 것”
강동진의 도시이야기 [전체보기]
바흐를 찾아간 나, 한국을 꿈꾸는 그녀
세계유산위원회, 부산의 시간을 세계와 나누다
경제프리즘 [전체보기]
소비 아닌 문화 생산 주체 오페라하우스
한국 갯벌의 2단계 확대 등재 의미
과학에세이 [전체보기]
AI 시대, 부산 R&D의 대전환
원자력 청출어람, 스승을 가르치다
국제칼럼 [전체보기]
‘빵과 책’·양자경·강말금 그리고
사라지는 것, 귀 기울일 것
기고 [전체보기]
배의 피부를 지키는 기술은 도장이다
거장은 떠나도, 오케스트라는 남아야 한다
기자수첩 [전체보기]
금고 이사장 전횡, 지금도 진행중
엘리트 자평해온 市 공무원…생중계 회의서 능력 입증을
김준희의 클래식 인사이트 [전체보기]
여름의 끝자락, 브람스
여름날의 애상, 왈츠
김지윤의 우리음악 이야기 [전체보기]
다대포에서 만난 퇴계 이황
세종시대 음악이 전해진 이유
뉴스와 현장 [전체보기]
북극항로, 첫 배보다 중요한 것은 다음 배다
솔직할 수 있는 용기, 당신에게도 닿기를
도청도설 [전체보기]
“난 짜장”
은정이라는 이름
독자 투고 [전체보기]
새로운 시작 ‘황혼 이혼’
무료 화장실 깨끗하게 쓰자
메디칼럼 [전체보기]
25년을 간직한 리플렛 세 장
요추부 척추관협착증, ‘메포츠’로 극복하기
목지수의 도시브랜드 산책 [전체보기]
랜드마크 시스템의 시대
북항 돔구장에서 야구 보며 사우나를
박지욱의 뇌력이 매력 [전체보기]
건망증, 이렇게 잡자
운동으로 해마를 키우자
박진희의 컬처 픽 [전체보기]
‘부캉이’ 스펙터클에서 공존으로
부산 문화정책, 지금 필요한 선택
사설 [전체보기]
국면전환용 대법원장 탄핵, 민심이반 부른다
지역인재 의무채용 예외규정 개선 필요하다
세상읽기 [전체보기]
다민족 사회
부캉이가 북항에 던진 질문
안재철의 연결하는 공간 [전체보기]
지구와 도시의 연결을 묻다
해양수도 부산, ‘제3의 경계 공간’
엄길청의 문전성시 [전체보기]
말과 현실이 너무 다른 부산
반도체와 부산
이보성의 미술 현장 산책 [전체보기]
두 미술관, 각자의 역할을 묻다
시장이 강해진 것일까, 비엔날레가 약해진 것일까
이상이 칼럼 [전체보기]
복지의 ‘필요 원칙’과 포퓰리즘
보건의료에서 지방정부 역할과 ‘정책 의료’
이정구의 맛과 건강 [전체보기]
미식과 오래 씹기
이제명의 오션 드림 [전체보기]
광복 81년, 다음은 바다의 산업 주권
HMM 부산 이전, 해양수도의 시험대
이홍의 세상현미경 [전체보기]
국제질서의 지각변동과 한국의 성장경로
한국이 가진 자산
정쾌호의 부동산 탐구생활 [전체보기]
부산 아파트 10년, 이중 양극화와 위상 추락
미분양의 경고, 지방 맞춤 ‘출구전략’ 서둘러야
주재민의 명당을 찾아서 [전체보기]
사람은 갔어도 명당은 남아 있다
조선 8대 명당 중 하나인 정문도 묘
최태호의 와인 한 잔 [전체보기]
추석의 식탁, 가족을 잇는 와인
오스트리아 와인,빈의 시간을 마시다
특별기고 [전체보기]
‘해양수도 부산’ 토대부터 바로 놓아야
당론 따를지 역사 따를지 양심의 선택을
하순봉의 음악이야기 [전체보기]
박자와 기보
국민악파
황정수의 그림산책 [전체보기]
이대원의 ‘온정리 풍경’
유영국의 1957년 작 ‘사람’
CEO 칼럼 [전체보기]
거울 속의 외계인
물 들어올 때 노 저어라
  • 국제신문 골프대회
  • 맘편한 부산
  • 부산국제마라톤
  • BNK생명나눔챌린지
  • 유콘서트
걷고 싶은 부산 그린워킹 홈페이지
국제신문 대관안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