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이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로 재판을 받아온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에게 징역 2년을 구형했다. 선고 공판은 11월 15일 열릴 예정이다. 이 대표와 관련한 형사 사건 4건 중 첫 사건에서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에 대한 사실상 최고 수준의 구형이 나온 것이다. 이 대표는 대선 후보 시절이던 2021년 12월 고 김문기 성남도시개발공사 개발1처장과 관련해 ‘성남시장 재직 때 알지 못했다’는 취지의 허위 발언을 한 혐의로 2022년 9월 재판에 넘겨졌다.

지난 대선 과정에서 허위 발언을 한 혐의로 기소된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20일 오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공직선거법 위반 1심 결심 공판을 마치고 법원 청사를 나서고 있다. 연합뉴스

검찰은 지난 20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 34부 심리로 열린 결심 공판에서 “두 사람은 2021년 김 전 처장 사망 직전까지 객관적으로 확인된 것만 무려 12년에 걸쳐 교유 행위를 한 사이”라며 “금방 탄로 날 거짓말을 한 것은 당시 피고인이 대선 후보로 출마한 상황 때문이다”며 징역 2년을 구형했다. 이 대표는 최후진술에서 “최소한 이 사건에 대해 저는 제 기억에 어긋나는 거짓말을 일부러 한 적이 없다”며 “검사가 권력을 남용해 증거를 숨기고 조작해 결국 정치적으로 죽이고 국민 선택권을 빼앗는 것이 맞느냐”며 결백을 주장했다. 백현동 한국식품연구원 부지 용도 변경 특혜 의혹과 관련해 국토교통부의 협박이라고 한 발언도 허위사실 유포 혐의로 공소사실에 포함됐다.

공직선거법 270조에 따르면 선거 관련 범죄 재판은 1심은 기소 후 6개월, 항소심과 상고심은 각각 3개월 내로 마쳐 1년 안에 모든 절차를 마무리지어야 한다. 이 대표의 경우 2022년 9월 재판에 넘겨진 지 2년이 넘어 1심 결심 공판을 한 것이다. 지연 재판은 이 대표가 단식농성과 선거운동을 이유로 불참한 탓이 크다. 또 재판장이었던 강규태 부장판사가 재판을 1년4개월 끌다 돌연 사임하면서 재판부가 바뀐 점도 영향을 줬다. 이런 속도라면 이 대표 관련 사건에 대한 대법원 확정 판결이 대선 전까지 나올 수 있을지 불투명하다. 이 대표와 관련한 재판 중 위증교사 의혹 결심공판은 오는 30일 진행되나 대장동 개발 비리 및 성남FC 후원 의혹, 쌍방울 대북 송금 의혹 사건 등은 1심 선고조차 언제 나올지 모르는 상황이다.

이번 사건으로 벌금 100만 원 이상의 형이 확정되면 이 대표는 의원직을 잃고 다음 대선에도 출마하지 못하게 된다. 결과에 따라 당선이 무효가 되거나 피선거권이 제한될 수 있다는 뜻이다. 이 대표의 대선 출마는 거의 확정적이다. 자칫 재판이 길어지면 피선거권 박탈 여부가 불분명한 사람을 뽑아야 할지 유권자들이 혼란을 겪게 된다. 만약 확정판결 전 이 대표가 출마하면 나라 전체가 사회적 갈등과 혼돈에 빠질 우려가 크다. 사법부는 무죄 추정 원칙을 지키되 이번 사건 상급심을 규정에 맞게 신속하게 진행해야 한다. 또 이 대표 관련 다른 의혹들도 2027년 대선 전 대법원 판단을 확정해야 하겠다. 이 대표도 사법리스크를 벗어나려면 재판이 신속하게 진행되도록 협조하며 무죄를 입증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