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
부산메디클럽

[국제칼럼] ‘백영호 특별전’, 그리고 문화예술 아카이브

특별기획전 ‘동백아가씨’, 부산근현대역사관 마련

‘기록사업’ 들여다볼 기회…‘문화재단 기록관’ 하세월

  • 오광수 기자 inmin@kookje.co.kr
  •  |   입력 : 2024-10-06 18:48:45
  •  |   본지 23면
  • 글자 크기 
  • 글씨 크게
  • 글씨 작게
오는 15일부터 부산근현대역사관에서 ‘특별한’ 자리가 마련된다. 대한민국 대표 대중음악 ‘동백아가씨’(작사 한산도, 작곡 백영호, 노래 이미자) 발표 60주년을 기념하는 행사다. ‘백영호 특별기획전- 동백아가씨’는 오는 12월 8일까지 진행된다. 장소는 본관 2층 기획전시실이다. 노래 ‘동백아가씨’는 같은 이름의 영화(신성일·엄앵란 주연) 주제곡이다. 특별기획전은 3부로 구성된다. 1부(부산의 작곡가, 백영호)는 부산 서구 서대신동에서 태어난 작곡가 백영호(1920∼2003)의 생애와 작곡 활동을 조명한다. 2부(불후의 명곡, 동백아가씨)는 ‘동백아가씨’ 작곡 과정과 가수 이미자의 생애 및 가수 활동을 다룬다. 3부 ‘부산의 노래’는 1950년대 말 미8군 쇼와 캠프 하야리아(현 부산시민공원)의 밴드 음악, 마도로스 음악 등을 소개한다. 특별기획전은 ‘동백아가씨’의 작곡가 백영호 관련 아카이브의 종합편인 셈이다.

백영호는 단지 ‘부산 출신의 전설적인 대중음악 작곡가’에 그치지 않는다. 그는 근현대 부산이 한국 대중음악사에서 차지하는 존재감과도 같다. 국제신문에 ‘이동순의 부산가요 이야기’를 연재한 이동순 씨에 의하면 백영호의 성장 과정과 그 토대는 부산이다. 10대 시절 집을 나와 만주와 몽골 등지를 떠돌던 백영호는 1946년 내몽골에서 부산으로 돌아온다. 그는 부산 영도의 코로나레코드사를 거쳐 1953년 가을 서구 부민동 미도파레코드(지구레코드사 전신)로 자리를 옮겼다. 당시 부산에서는 미도파와 도미도 두 레코드사가 대표적인 음반사로 치열하게 경쟁했다고 한다. 미도파의 계열회사 빅토리레코드의 운영자가 된 백영호는 부산에서 잇달아 곡을 발표한다. 이 무렵 ‘추억의 소야곡’(1955, 노래 남인수), ‘해운대 엘레지’(1958, 노래 손인호) 등을 히트시켰다. 서울로 간 백영호는 ‘동백아가씨’(1964)로 최고 작곡가의 반열에 올랐다. 이어 ‘울어라 열풍아’(1965, 노래 이미자), ‘동숙의 노래’(1966, 노래 문주란), ‘여자의 일생’(1968, 노래 이미자) 등 히트곡을 ‘대량 생산’했다. ‘국민 드라마’의 원조 격인 ‘아씨’(1970, 노래 이미자), ‘여로’(1972, 노래 이미자) 등 TV 드라마 주제가 200여 곡을 작곡하기도 했다.

그렇다면 이러한 ‘전설’의 특별기획전이 왜 부산근현대역사관에서 열리게 됐을까. 유족이자 장남인 내과의사 백경권 씨가 선친의 모든 자료를 기증했기 때문이다. 기증 자료는 친필 악보, 음반과 대중음악 관련 자료 1만1265건 2만5766점에 달한다. 애초 알려진 ‘7000여 점’보다 3배나 많다. 그만큼 방대한 자료다. 더욱이 우리 대중음악사에서 악보와 음반이 이처럼 체계적으로 수집된 적은 없다. 그래서 부산근현대역사관은 ‘백영호 기록화사업’을 진행 중이다. 이는 기증자가 음악과 부산을 사랑한 선친의 자료를 오랜 세월 분류·정리하며 글로 남겼기에 가능했다. 백경권 씨는 2018년 12월 이후 5년여 작업 끝에 360쪽 분량의 ‘작곡가 백영호 평전’을 세상에 내놓기도 했다.

이번 ‘백영호 특별기획전’은 지역 문화예술 아카이브의 의미를 되돌아보게 한다. 아카이브(archive)란 무엇인가다. 아카이브의 사전적 의미는 ‘소장품이나 자료 등을 디지털화해 한데 모아서 관리할 뿐만 아니라 그것들을 손쉽게 검색하도록 모아둔 파일’이다. 디지털 기록의 저장·관리와 활용(검색)이 아카이브의 관건이다. 이 때문에 부산문화재단은 2009년부터 문화예술 아카이브를 진행 중이다. 그 결과를 바탕으로 ‘부산문화재단 전자아카이브’(e-archive.bscf.or.kr) 서비스를 제공한다. 여기에 등록한 자료와 데이터베이스(DB)는 3만 건을 웃돈다.

문제는 부산문화재단 전자아카이브에 자료를 쌓기만 할 뿐이라는 것이다. 재단 내부에서 생산한 자료조차 상시적으로 저장·관리할 여력이 없다. 지난달 30일 전자아카이브에 들어가 보니 최근의 자료 업로드 시점이 지난해 11월 28일이었다. 해당 자료 목록은 ‘재단 자료’ 24건, 연구보고서와 정책 자료 및 기타 자료가 82건이었다. 그렇다면 활용도는 어떨까. 마당극 운동가이자 병신춤 실력자인 ‘정승천’을 검색해봤다. 프로필에 나이, 생년월일 등이 보인다. 인물 소개에서는 ‘2011년 제22회 아시아 1인극제’가 ‘가장 최근’ 기록이다. 주요 활동사항, 주요 작품은 비어 있다. 최종 업데이트 날짜는 ‘2015.09.25.’이다. 벌써 9년이 넘었다. 등록자가 직접 고치지 않으면 안 되는 구조다.

부산문화재단은 한때 지역 문화예술 아카이빙 사업으로 온·오프라인 플랫폼 구축을 구상한 적이 있다. ‘한성 1918’ 내 전담인력 배치, 전시 프로그램을 골자로 한 ‘부산문화예술기록관’ 운영이 그것이다. 그러나 아직 감감 무소식이다. 이 구상이 실행된다는 얘기는 들어보지 못했다. 창고 안에 마구 던져놓은 자료는 누구나 찾아보길 꺼린다.

오광수 편집국 선임기자
ⓒ국제신문(www.kookje.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국제신문 뉴스레터
국제신문 네이버 뉴스스탠드 구독하기
국제신문 네이버 구독하기
뭐라노 뉴스

 많이 본 뉴스RSS

  1. 1정부, 공연장 겸 돔구장 추진…북항 돔 아레나 ‘기회’
  2. 2폭발음 뒤 불길…인근 7000명 대피(종합)
  3. 3프로야구 역대급 흥행에도 쪼그라든 ‘거인 팬심’
  4. 4부산시, 퐁피두 분관·라 스칼라 공연 백지화(종합)
  5. 5[단독] “어? EBS서 봤던 문젠데” 부산 고교 118명 중간고사 재시험
  6. 6‘신천지 與 입당 정황’ 친청계 반발…“김 대표, 조사 과정 제대로 밝혀라”(종합)
  7. 7[속보]홈플러스 희망퇴직 신청자 몰리는 바람에 접수 조기마감
  8. 8호텔 셔틀 타고 황령산 야경 보러가요
  9. 9구·군은 맘대로 불법 현수막…민간엔 과태료 폭탄
  10. 10이기대 예술공원 사업도 차질
  1. 1‘신천지 與 입당 정황’ 친청계 반발…“김 대표, 조사 과정 제대로 밝혀라”(종합)
  2. 2北 "전날 동해서 2종 잠수함발사 전략순항미사일 시험발사"
  3. 3신임 靑 비서실장에 임광현 국세청장(종합)
  4. 4김민석 격주 부산행 PK 민심잡기…부마항쟁 기념식 찾는다
  5. 5이 대통령 "부마항쟁 헌법 조문화, 이제는 실천할 때"
  6. 6김민석, 강훈식 서울시장 후보론에 “가능성 열려있다”
  7. 7김지용 “정치검사 1호는 尹”…과거 행적 놓고 與 집안싸움(종합)
  8. 8李 대통령 지지율, 2주 전보다 소폭 오른 44%…부정 평가 49%
  9. 9박형준 “새로 할 일 없는 사람들, 전임 시정 뒤집기 집착”
  10. 10강훈식 다음 수순은 서울시장 출마?(종합)
  1. 1[속보]홈플러스 희망퇴직 신청자 몰리는 바람에 접수 조기마감
  2. 2호텔 셔틀 타고 황령산 야경 보러가요
  3. 3올해 자사주 62조 태웠다…‘삼전닉스’ 과반
  4. 4부산 호텔업계 “바가지요금 논란 되풀이 막자”
  5. 5금융사 AI해킹 16곳으로 늘어나…130곳은 ‘보안 미흡’
  6. 6삼전닉스 급락에 코스피 5600선까지 추락…매도사이드카 발동
  7. 7부산 온 금융공공기관 '지역인재 채용률 30%' 눈 가리고 아웅(종합)
  8. 8“밀양·부산 내륙 기행” 인기 폭발… 1~9월 6000여 명이 열차 이용
  9. 9‘8% 넘게 폭락’ 두 달만에 코스피·코스닥 1단계 서킷브레이커 발동
  10. 10[속보]“편의점 김밥 잘 골라야”… 속 재료·영양·가격 등 제품마다 제각각
  1. 1폭발음 뒤 불길…인근 7000명 대피(종합)
  2. 2부산시, 퐁피두 분관·라 스칼라 공연 백지화(종합)
  3. 3[단독] “어? EBS서 봤던 문젠데” 부산 고교 118명 중간고사 재시험
  4. 4구·군은 맘대로 불법 현수막…민간엔 과태료 폭탄
  5. 5부산도시철 교대인력 공백 떠안은 직원들…현장 아우성
  6. 6변성완·박상준,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 송치
  7. 7고성 출신 세계적 산악인 엄홍길 대장, 자랑스런 경남인상 수상
  8. 8해인사, 팔만대장경 한 본 더 제작한다…29일 판각 시작 알리는 고불식
  9. 9市 ‘시간 쪼개기 계약’ 채용 관행 전면 손질
  10. 10근무 중 헬스장 222차례 간 경감…법원 “강등 정당”
  1. 1프로야구 역대급 흥행에도 쪼그라든 ‘거인 팬심’
  2. 2[뭐라노] 롯데, 이젠 성찰할 때
  3. 3인종차별 당한 엄지성…英 경찰 수사
  4. 4거인 3년 연속 7위…레이예스·한동희는 날았다
  5. 5황성빈은 첫 도루왕…끝까지 뜨거웠던 타이틀 경쟁
  6. 6한화, 새 사령탑에 류지현…3년 20억원
  7. 73년 無가을로 계약 만료…김태형 감독 운명은?
  8. 8프로야구 한화, 신임 사령탑으로 류지현 국가대표 감독과 계약
  9. 9최동원 어린이 야구교실, 출범 11년 만에 프로선수 배출
  10. 10HJ重·동부건설, 소외층·골프 꿈나무에 3000만원 기부
우리은행
10대 부산시의회 상임위 들여다보기
“학교 통폐합 지역 맞춤형으로 접근”
10대 부산시의회 상임위 들여다보기
해운기업 유치, 해사법원 신설 “해양수도 부산 경쟁력 키울 것”
강동진의 도시이야기 [전체보기]
바흐를 찾아간 나, 한국을 꿈꾸는 그녀
세계유산위원회, 부산의 시간을 세계와 나누다
경제프리즘 [전체보기]
소비 아닌 문화 생산 주체 오페라하우스
한국 갯벌의 2단계 확대 등재 의미
과학에세이 [전체보기]
AI 시대, 부산 R&D의 대전환
원자력 청출어람, 스승을 가르치다
국제칼럼 [전체보기]
사라지는 것, 귀 기울일 것
열린 사회와 그 적들
기고 [전체보기]
배의 피부를 지키는 기술은 도장이다
거장은 떠나도, 오케스트라는 남아야 한다
기자수첩 [전체보기]
금고 이사장 전횡, 지금도 진행중
엘리트 자평해온 市 공무원…생중계 회의서 능력 입증을
김준희의 클래식 인사이트 [전체보기]
여름의 끝자락, 브람스
여름날의 애상, 왈츠
김지윤의 우리음악 이야기 [전체보기]
다대포에서 만난 퇴계 이황
세종시대 음악이 전해진 이유
뉴스와 현장 [전체보기]
북극항로, 첫 배보다 중요한 것은 다음 배다
솔직할 수 있는 용기, 당신에게도 닿기를
도청도설 [전체보기]
은정이라는 이름
다시 영화의 시간
독자 투고 [전체보기]
새로운 시작 ‘황혼 이혼’
무료 화장실 깨끗하게 쓰자
메디칼럼 [전체보기]
요추부 척추관협착증, ‘메포츠’로 극복하기
B형 간염 ‘바이러스 수치’에 ‘급여’ 맞춰야
목지수의 도시브랜드 산책 [전체보기]
랜드마크 시스템의 시대
북항 돔구장에서 야구 보며 사우나를
박지욱의 뇌력이 매력 [전체보기]
건망증, 이렇게 잡자
운동으로 해마를 키우자
박진희의 컬처 픽 [전체보기]
‘부캉이’ 스펙터클에서 공존으로
부산 문화정책, 지금 필요한 선택
사설 [전체보기]
초대 중수청장, 내편 네편 아닌 국민편에 서라
지자체, 현수막 법 준수하고 실태부터 파악해야
세상읽기 [전체보기]
다민족 사회
부캉이가 북항에 던진 질문
안재철의 연결하는 공간 [전체보기]
지구와 도시의 연결을 묻다
해양수도 부산, ‘제3의 경계 공간’
엄길청의 문전성시 [전체보기]
말과 현실이 너무 다른 부산
반도체와 부산
이보성의 미술 현장 산책 [전체보기]
두 미술관, 각자의 역할을 묻다
시장이 강해진 것일까, 비엔날레가 약해진 것일까
이상이 칼럼 [전체보기]
복지의 ‘필요 원칙’과 포퓰리즘
보건의료에서 지방정부 역할과 ‘정책 의료’
이정구의 맛과 건강 [전체보기]
미식과 오래 씹기
이제명의 오션 드림 [전체보기]
광복 81년, 다음은 바다의 산업 주권
HMM 부산 이전, 해양수도의 시험대
이홍의 세상현미경 [전체보기]
국제질서의 지각변동과 한국의 성장경로
한국이 가진 자산
정쾌호의 부동산 탐구생활 [전체보기]
부산 아파트 10년, 이중 양극화와 위상 추락
미분양의 경고, 지방 맞춤 ‘출구전략’ 서둘러야
주재민의 명당을 찾아서 [전체보기]
조선 8대 명당 중 하나인 정문도 묘
금가락지가 땅에 떨어진 형국, 곡전재
최태호의 와인 한 잔 [전체보기]
추석의 식탁, 가족을 잇는 와인
오스트리아 와인,빈의 시간을 마시다
특별기고 [전체보기]
‘해양수도 부산’ 토대부터 바로 놓아야
당론 따를지 역사 따를지 양심의 선택을
하순봉의 음악이야기 [전체보기]
박자와 기보
국민악파
황정수의 그림산책 [전체보기]
이대원의 ‘온정리 풍경’
유영국의 1957년 작 ‘사람’
CEO 칼럼 [전체보기]
거울 속의 외계인
물 들어올 때 노 저어라
  • 국제신문 골프대회
  • 맘편한 부산
  • 부산국제마라톤
  • BNK생명나눔챌린지
  • 유콘서트
걷고 싶은 부산 그린워킹 홈페이지
국제신문 대관안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