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건희 여사 공천 개입 의혹의 핵심 인물로 떠오른 명태균 씨를 둘러싼 논란이 점입가경이다. 명 씨는 지난 7일 언론에 “(검사에게) 잡아넣을 건지 말 건지. 한 달이면 하야하고 탄핵될 텐데 감당되겠나. 감당되면 하라고 할 것”이라고 말했다. 명 씨는 2022년 6월 국회의원 보궐선거 뒤 김영선 전 의원으로부터 금전을 받은 혐의로 검찰 수사를 받고 있다. 사실 여부에 대한 검증이 필요하지만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로 검찰 수사를 받는 선거 브로커가 대통령을 협박을 하는 것은 납득하기 어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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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싱가포르를 방문 중인 윤석열 대통령과 김건희 여사가 9일 오후(현지시간) 싱가포르 샹그릴라 호텔에서 열린 동포 오찬 간담회에 입장하고 있다. 연합뉴스 |
대통령실은 지난 8일 언론 공지를 통해 “2021년 7월 초, 윤 석열 대통령 자택을 찾아 온 국민의힘 고위당직자가 명 씨를 데리고 와 처음으로 보게 됐다”고 알렸다. 하지만 고위당직자로 지목된 김종인 전 국민의힘 비대위원장은 9일 “윤 대통령 부부를 처음 만났을 당시 명씨가 함께 있었다”며 대통령실 주장을 반박했다. 윤 대통령이 대선 뒤 명 씨와 연락을 끊었다고 한 용산 해명도 그대로 믿기 어렵다. 명 씨가 2022년 9월 김 여사와 주고받은 텔레그램 메시지를 공개한 것에 대해 설명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이와 관련해 김 전 의원 회계책임자인 강혜경 씨가 한 유튜브 방송에 출연해 ‘명 씨가 대선기간 윤 후보를 위한 여론조사 비용 3억6000만 원을 받지 못했고, 대신 김 전 의원 공천과 이를 교환했다’는 취지로 말해 파문이 확산되고 있다. 김 여사 공천개입 의혹이 불법 정치자금이나 뇌물 수수 문제로 비화할 수 있다는 의미다. 명 씨의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를 수사 중인 창원지검은 ‘무상 여론조사’ 여부도 철저히 수사해야 할 것이다.
설상가상으로 한동훈 대표를 겨냥한 ‘공격 사주’ 의혹으로 파문을 일으켰던 김대남 전 대통령실 행정관이 이번엔 김 여사가 대통령실 참모를 통해 국정에 개입했다는 취지의 말을 하는 녹취 파일이 공개됐다. 그는 “용산에 (박근혜 청와대 시절 논란이 됐던) ‘십상시’같은 몇 사람이 있다”며 “여사하고 딱 네트워킹이 됐다”고 밝혔다. 대통령실이 이런 문제적 발언에 침묵하면서 국민 우려감이 커지고 있다. 마냥 일축하고 넘길 사안이 아니다.
발언의 진위를 떠나 윤 대통령 부부의 ‘국민 눈높이’에 맞지 않는 주변 관리를 지적하지 않을 수 없다. 사기 및 변호사법 위반 혐의로 유죄판결을 받은 전력이 있는 명 씨와 교류를 하거나 대통령실 출신인 김 전 행정관의 부적절한 언행은 비난을 자초한 일이다. 김 여사를 둘러싼 의혹이 쌓이고 있으나 제대로 해결되지 않으면서 국정 혼란이 가중되고 있다. 오죽하면 더불어민주당이 김 여사 의혹과 관련해 상설특검을 추진하고 나섰겠는가. 국민의힘 한동훈 대표도 엄정하고 신속한 수사를 촉구했다. 윤 대통령은 명 씨와의 관계는 물론 여론조사 무상 제공 의혹, ‘십상시’ 논란에 대해 입장을 밝혀야 한다. 또한 ‘여권 리스크 진원지’로 꼽히는 김 여사와 관련, 제2부속실 설치 등 구체적인 조치가 필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