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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태호의 와인 한 잔] 선택의 조건

최태호 부산가톨릭대 와인전문가과정 책임교수

  • 최태호 부산가톨릭대 와인전문가과정 책임교수
  •  |   입력 : 2024-10-13 19:08:14
  •  |   본지 2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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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은 무엇으로 행복을 얻는가?

독일의 저널리스트이자 심리학자 바스 카스트는 ‘선택의 조건’에서 하루에도 몇 번씩 부딪히는 사소한 사건부터 우리가 사는 동안 마주하게 되는 중요한 인생의 문제 앞에서 어떻게 하면 후회 없는 인생을 살 수 있는지에 대한 조언을 전한다.

다양한 토양에서 다양한 스타일의 피노누아가 생산되는 독일 라인가우 지역의 와인들.
선택은 특정 존재가 고를 수 있는 다양한 것의 범위이다. 선택의 자유는 일반적으로 소중히 여겨지지만, 선택이 심각하거나 인위적으로 제한되면 선택이 불편해지고 결과가 만족스럽지 못할 수도 있다. 반대로, 선택지가 지나치게 많은 선택은 혼란과 만족 감소, 선택하지 않은 대안에 대한 후회, 존재에 대한 무관심으로 이어질 수 있다.

현재 우리의 환경은 수없이 밀려드는 다양한 정보, 선택해야 하는 수많은 결정과 하고 싶은 일의 만성 과잉 상태에 놓여 있다. 이러한 소비사회에서 개인 스스로의 힘으로 생존하는 것은 충분히 가능하다. 하지만 물질적으로는 풍요롭지만 자기 자신만을 우선으로 하는 삶의 방식 때문에 인간 상호 간의 유대가 약화 되고 친밀감과 배려가 결핍되는 사회적인 문제도 있다.

최근 와인이 대중화되고 있다. 속물 근성에 찌든 낡은 관습이 사라지고 소수 특권층의 선택된 음료에서 남녀노소를 막론하고 누구나 즐길 수 있는 음료로 변화되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동네 마트에서도 구매할 수 있는 와인이 아직 대중화가 어려운 이유는 무엇일까? 잘 알려진 와인이지만 이 비용을 주고 구입해도 될까? 특별 할인 가격이 정말 싼 가격일까? 동유럽 몰도바의 스파클링 와인이 샴페인 못지않게 좋은 와인일까?

이처럼 우리 앞에 놓인 수많은 와인을 제대로 선택할 만한 정보와 지식이 부족한데 누군가 믿을 수 있는 조언을 해줄 사람마저 없다는 불안감 때문이다.

행동경제학의 창시자 대니얼 카너먼은 “성인 한 명은 하루 평균 70번의 선택을 한다. 출근복을 고르는 것부터 중요한 비즈니스 계약을 체결하는 것까지 많은 선택의 상당수는 합리적인 사고 과정보다 즉흥적이고 착각에 빠져 내리는 결정”이라고 했다. 어느 시점에서든 내려진 모든 결정과 선택에는 긍정적이든 부정적이든 그에 따르는 결과가 있다. 인간은 자신의 관계와 연관성을 선택하고 자신의 선택을 통해 삶을 극대화할 수 있는 능력을 가지고 있다.

현명한 선택의 조건은 다양한 경험, 충분한 정보와 즉각적인 피드백 제공이다. 와인에 대한 다양한 정보와 경험 없이 와인을 제대로 즐기기는 쉬운 일이 아니다. 그냥 먹고 마시는 것이 아니라 향과 맛의 차이를 즐기는 테이스팅을 통해 와인의 스타일을 알고 비슷한 와인의 품질을 비교할 수 있다면 와인의 세계에 한 발 더 다가설 수 있다. 페라리는 빠르고 힘이 강하고 요란한 소음이 나며 오만하다. 메르세데스 벤츠는 힘이 강하지만 부드럽고 조용하고 절제된 느낌이다. 선택은 어떤 게 좋고 나쁘다고 말할 수 없는 개인 취향이다. 자신이 좋아하는 와인의 스타일을 알면 선택은 간단하다. 마시는 와인이 그 사람을 나타낸다.

올바른 선택을 하면 올바른 삶을 살 수 있다. 때로는 아무것도 결정하지 않고 유유자적하는 것도 좋은 선택의 방법이다. “선택하지 않는 것도 선택이다.” 사르트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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