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47대 미국 대통령을 뽑은 선거에서 공화당 후보인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민주당 후보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을 이겼다. 유례를 찾을 수 없는 초박빙의 선거전이라는 예상과 달리 트럼프의 완승이었다. 5일(현지시간) 치러진 대선 투표 결과가 그에게 기울자 6일 공식 발표에 앞서 승리를 선언했다. 트럼프는 “47대 대통령에 당선돼 영광”이라며 행정부에 이어 의회 권력도 차지했다고 밝혔다. 미국 헌정사상 최고령 대통령이자 두번째 징검다리 재선 대통령인 트럼프 대통령 집권 2기가 열렸다. ‘MAGA’(Make America Great Again·미국을 다시 위대하게)란 슬로건을 앞세운 그의 임기 4년이 불러올 불확실성에 우리나라를 비롯한 세계가 주목한다. 국제 정치·외교·안보·교역 등에서 미국의 영향력이 그만큼 크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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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도널드 트럼프 미국 공화당 대통령 후보가 6일(현지시간) 플로리다주 팜비치 컨벤션센터에서 대선 승리를 선언하고 있다. AFP 연합뉴스 |
미국도 트럼프도 영광과 상처가 함께한 선거전이었다. 애초 선거 레이스의 출발은 조 바이든 대통령과 트럼프 전 대통령의 재대결이었다. 6월 27일 바이든과 트럼프의 TV토론 이후 판세가 요동쳤다. 바이든의 고령과 인지력 논란이 불거졌다. 7월 13일 트럼프가 펜실베이니아주 버틀러 야외유세 도중 피격되는 사건은 바이든 사퇴를 앞당겼다. 피 묻은 얼굴로 “Fight”(싸우자)라며 주먹을 불끈 쥔 트럼프의 모습은 ‘대통령은 내것이다’고 외치는 듯했다. 7월 21일 바이든은 후보를 사퇴하면서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을 대타로 내세웠다. 해리스는 미국 최초 흑인 여성 대통령의 꿈을 키우며 선전했으나 끝내 트럼프의 벽을 넘지 못했다.
트럼프의 승리 요인은 여러 가지가 있겠으나 무엇보다 최대 쟁점인 경제 분야에서 바이든의 실정을 파고 든 점을 꼽을 수 있겠다. 미국 우선주의 카드로 중국을 압박하고 제조업을 일으켜 일자리를 만들겠다는 그의 공약에 유권자가 표를 던진 것이다. 불법 이민 문제에 강경한 태도를 취하는 점도 마찬가지다. 상대 후보를 비방하고 조롱하는데도 오히려 환호성을 지르는 콘크리트 지지층은 트럼프 승리의 또다른 요인이다. 그 배경엔 극단적인 미국 정치의 양극화가 깔렸으니 민주주의를 선도한다는 미국의 민낯이기도 하다. 4년 전 대선에서 패배하자 승복하지 않았으며 더욱이 민의의 전당이라는 의사당 점거 폭동에 연루된 트럼프다.
대통령 취임까지 절차가 남았다. 다음 달 17일 선거인단 투표와 내년 1월 6일 상·하원 합동위의 선거 결과 인준을 거쳐 내년 1월 20일 47대 대통령으로 취임한다. 트럼프 집권 2기 출발에 앞서 그 어느 미국 대통령보다 강력한 힘을 과시할 것으로 보인다. 공식 집계가 이뤄져야 하겠으나 연방 상·하원을 공화당이 장악할 것으로 보이는 까닭이다. 중동과 우크라이나에서 벌어지고 있는 두 개의 전쟁, 중국과의 패권 경쟁, 점증하는 북한 핵 위협 등 국제 지형에 큰 변화를 가져올 가능성이 커졌다. 불확실성의 증대에 대처하려면 정신을 바짝 차려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