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
부산메디클럽

[CEO 칼럼] 주52시간제 계도기간 연장, 제도 개선해야

30인 미만 기업 발등의 불…인력난·비용 증가 직격탄

노동자는 투잡에 내몰려…‘유연한 연장근로’ 입법을

허현도 중소기업중앙회 부산울산중소기업회장

  • 허현도 중소기업중앙회 부산울산중소기업회장
  •  |   입력 : 2024-12-03 18:35:10
  •  |   본지 19면
  • 글자 크기 
  • 글씨 크게
  • 글씨 작게
“주52시간제가 시행되었으니 야근은 하지 말라고 하고, 지원자는 없고, 그럼 일은 어떻게 합니까?” “주52시간제 시행 계도기간이 연장되지 않으면 사업을 접을 수밖에 없습니다.” 필자가 만난 소규모 제조업체 대표들의 절박한 하소연이다.

필자도 부산에서 중소기업을 운영하고 있다. 정부 방침이 아니더라도 주52시간 법정근로시간을 준수하면서 직원들과 함께 휴일과 저녁이 있는 여유로운 삶을 즐기고 싶다. 그러나 현실은 녹록지 않다. 숙련기술인력은 구하기 힘들고, 외국인 근로자가 없으면 정상적인 공장 가동도 쉽지 않다. 내국인 신입직원은 구하기 어렵고, 채용한다 하더라도 6개월 내지 1년 이내 퇴사하는 경우가 많다.

올해 말로 30인 미만 사업장에 대한 주52시간제 시행 계도기간이 만료된다. 이미 몇 차례 최저임금 인상으로 큰 어려움에 직면하고 있는 상황에서 또다시 인건비 상승을 유발하는 주52시간제 시행 대상이 된다면 타격을 이중으로 입을 수밖에 없다.

그리되면 소규모 사업장들의 연쇄 도산과 산업기반이 무너지는 불상사로 이어질 수 있다. 소규모 사업장들은 제조업은 물론이고 서비스업에서도 공급체계의 바닥에 있으면서 1차 공급자로서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 마치 건물의 기둥과 같은 역할이다. 소규모 사업장들이 생산한 제품과 서비스가 다른 기업의 중간재가 되고 나아가 최종재로 이어지기 때문에 이들의 건전한 생존 여부가 전체 산업의 앞날을 좌우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스타트업 생태계를 무너뜨릴 우려도 크다. 스타트업은 IT분야는 물론 인공지능 로봇 등 신산업 분야에서 글로벌 경쟁에 사활을 걸고 있다. 이들이 성공하려면 단기간에 집중적으로 연구·개발 성과를 내야 한다. 이를 통해 한국경제의 미래를 주도할 수 있는데 주52시간제라는 제약은 출발점에서부터 스타트업의 발목을 잡는 것과 같다.

근로자들도 장시간 근로로 내몰리게 생겼다. 최근 높은 물가와 금리 등으로 근로자의 실질소득은 크게 줄었다. 여기에 근로시간까지 단축되면 기존 임금을 유지하기 위해 이전보다 더 많은 시간을 일할 수밖에 없다. 연장수당이 통상임금의 1.5배인 점을 감안하면, 근로자들은 기존 임금을 유지하기 위해 1.5배의 장시간 투잡을 강행해야 하기 때문이다. 최근 중소기업중앙회가 부산·울산 중소제조업 생산직 근로자 201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조사 결과를 봐도 주52시간제 시행 이후 근로자 10명 중 4명이 생활비 충당을 위해 투잡에 나서거나 가족이 경제활동에 나섰던 것으로 조사되었고, 절반 이상이 급여소득 증대를 위해 근로시간을 주52시간보다 확대해야 한다고 응답했다.

불법체류자가 대폭 늘어날 수도 있다. 중소기업 생산 현장은 ‘코리안 드림’을 품고 돈을 벌기 위해 우리나라에 온 외국인 근로자가 대부분이다. 지금은 각종 휴일수당과 야근수당을 포함해 높은 임금을 받고 있지만 주52시간제가 적용되어 월급이 280만 원가량으로 줄어들면 사업장을 이탈할 가능성이 높다. 외국인 근로자 입장에서는 불법체류자로 전환하면 세금도 안내고 주52시간제 영향 없이 마음껏 노동하고 돈을 벌 수 있기 때문이다. 설사 적발되더라도 사업주만 과태료 처벌을 받고 당사자는 강제 출국 당할 뿐 큰 제재는 없다. 실제로 건설근로자공제회의 건설근로자 수급 전망 보고서에 따르면 올해 건설업에 근무한 외국인력 42만2765명 가운데 불법 근로자 수가 절반 이상인 24만2913명이나 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결국, 주52시간제 시행으로 어려움을 겪을 소규모 사업장과 근로자뿐만 아니라 전반적인 경제 성장을 위해서도, 주52시간제의 개선은 꼭 필요하다. 가장 시급한 것은 올해 말로 만료되는 30인 미만 사업장에 대한 주52시간제 시행 계도기간 연장이다. 그러나 계도기간 부여는 임시 조치일 뿐 현장에서 느끼는 혼란을 완전히 해소하기에는 부족하다. 따라서 현장의 혼란을 최소화하기 위한 근본적 대책 마련도 필요하다.

필자는 노사 간 합의를 조건으로 한 ‘근로 시간 유연화’, 현행 주 단위 연장근로 단위를 월 분기 반기 연간 단위 중에 선택할 수 있도록 ‘연장근로 단위 기간 확대 법제화’를 제안한다. 이를 통해 근로자는 소득 보전과 유연한 근로시간으로 삶의 질을 높이고, 기업은 융통성 있는 인력 운영을 통해 주52시간제를 급격하게 도입하면서 발생한 부작용들을 바로잡을 수 있을 것이다. 연장 근로시간 논의는 노사 만의 문제는 아니기 때문에 필자는 최근 국민의힘과 더불어민주당 대표를 직접 만나 제도 개선을 건의한 바 있다.

근로시간 문제는 기업의 살길과 근로자의 생계가 달린 민생 문제 중에서도 가장 시급하고 중요한 사안이다. 현장과 맞지 않는 주52시간제의 한계를 직시하고 하루빨리 근본적인 개선이 이뤄져야 한다.
ⓒ국제신문(www.kookje.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국제신문 뉴스레터
국제신문 네이버 뉴스스탠드 구독하기
국제신문 네이버 구독하기
뭐라노 뉴스

 많이 본 뉴스RSS

  1. 1부캉이가 남기고 갈 ‘북항 활성화·기후 대응’ 숙제
  2. 2아파서도, 부적응도 아니다…고교 자퇴 71% ‘내신 세탁용’
  3. 3부산 이전 1차 공공기관 4곳, 수도권에 여전히 495명 잔류
  4. 4세입자 보증금 안 준 前 금정구의원…추가 피해 확산
  5. 5민주항쟁사 한 폭에 담은 작가 “부마정신 헌법에”
  6. 6구·군 부단체장 출퇴근 의전 논란, 부산 5곳 폐지 결정…4곳은 “고수”
  7. 7부산국제영화제 11년 만에 ‘관객 20만’ 재돌파
  8. 8부산행 KTX 하부 패널 파손…승객 300명 열차 갈아타
  9. 9김도영의 KIA냐, 오스틴의 LG냐
  10. 10[정가 인&아웃] 지역현안 해결사 이헌승 국힘 부산 국회의원, 국제신문 회생에도 팔 걷어
  1. 1[정가 인&아웃] 지역현안 해결사 이헌승 국힘 부산 국회의원, 국제신문 회생에도 팔 걷어
  2. 2[속보] 김민석 "'조희대 탄핵 추진' 논의 공식화"
  3. 3이 대통령 "부마항쟁과 5·18, 헌법 담아내야" 국회에 개헌 논의 촉구 (종합)
  4. 4北, 잠수함발사 전략순항미사일 2종 시험발사(종합)
  5. 5이헌승 "국제신문 실질적 대주주 조사 미흡" 질타에 부산노동청장 "다음주 면담"
  6. 6李대통령 지지율 39%, 하락세 멈췄다…민주 36% 국힘 27%
  7. 7李대통령 “국무회의 비공개 동의못해…할말 못하는 국무위원 없다 확신”
  8. 8이혼소송 중 주소 노출…서울고법원장, 아내 살해 공무원 사건에 “제도개선”
  9. 9李대통령 “부마항쟁과 5·18 헌법 수록 개헌, 국회가 나서달라”
  10. 10이 대통령, 김지용 첫 출근에 "피아구별 없이 엄중 수사하길"
  1. 1부산 이전 1차 공공기관 4곳, 수도권에 여전히 495명 잔류
  2. 2부산TP 수장 중기부 승인…신임 기관장들 내주 취임
  3. 37.5% 폭락 ‘녹아내린 코스피’…7000서 7일 만에 5500으로(종합)
  4. 4누리호 탄 군집위성, 발사 14시간 만에 첫 지구 촬영 성공
  5. 5‘신뢰 시그널’ 없는 증시…외인 이달만 18조 투매
  6. 640돌 수산무역협회도 부산시대 연다
  7. 7부산 9월 취업자 9000명 늘었지만…'경제허리' 40·50대 3만명↓
  8. 8모건스탠리 “고물가 고착화 위험에 한은 내달 금리 올릴 듯”
  9. 9부산항에 석유 보세구역…북극항로 선박연료 생산·공급
  10. 10AI 투자 회의론 고개…글로벌 반도체주 ‘먹구름’
  1. 1부캉이가 남기고 갈 ‘북항 활성화·기후 대응’ 숙제
  2. 2아파서도, 부적응도 아니다…고교 자퇴 71% ‘내신 세탁용’
  3. 3세입자 보증금 안 준 前 금정구의원…추가 피해 확산
  4. 4민주항쟁사 한 폭에 담은 작가 “부마정신 헌법에”
  5. 5구·군 부단체장 출퇴근 의전 논란, 부산 5곳 폐지 결정…4곳은 “고수”
  6. 6부산행 KTX 하부 패널 파손…승객 300명 열차 갈아타
  7. 7고성서 세계적 산악인 엄홍길 대장과 함께하는 등산축제
  8. 8“장림항 레저보트 철수명령 정당” 대법 확정
  9. 9예고 임용강사·학원장 겸직, 전국서 부산예고 가장 높아
  10. 10거짓자백 받았나…法, 17년전 ‘창원 택시기사 살인’ 재심청구 인용
  1. 1김도영의 KIA냐, 오스틴의 LG냐
  2. 2득점은 킹, 리바운드는 롱…KCC 살릴 ‘믿을맨’ 찾았다
  3. 3자금 숨통 틔웠다…LIV골프 살아날까
  4. 4[뭐라노] 롯데, 이젠 성찰할 때
  5. 5프로야구 역대급 흥행에도 쪼그라든 ‘거인 팬심’
  6. 6인종차별 당한 엄지성…英 경찰 수사
  7. 7거인 3년 연속 7위…레이예스·한동희는 날았다
  8. 8황성빈은 첫 도루왕…끝까지 뜨거웠던 타이틀 경쟁
  9. 9한화, 새 사령탑에 류지현…3년 20억원
  10. 103년 無가을로 계약 만료…김태형 감독 운명은?
우리은행
10대 부산시의회 상임위 들여다보기
“학교 통폐합 지역 맞춤형으로 접근”
10대 부산시의회 상임위 들여다보기
해운기업 유치, 해사법원 신설 “해양수도 부산 경쟁력 키울 것”
강동진의 도시이야기 [전체보기]
바흐를 찾아간 나, 한국을 꿈꾸는 그녀
세계유산위원회, 부산의 시간을 세계와 나누다
경제프리즘 [전체보기]
소비 아닌 문화 생산 주체 오페라하우스
한국 갯벌의 2단계 확대 등재 의미
과학에세이 [전체보기]
AI 시대, 부산 R&D의 대전환
원자력 청출어람, 스승을 가르치다
국제칼럼 [전체보기]
사라지는 것, 귀 기울일 것
열린 사회와 그 적들
기고 [전체보기]
배의 피부를 지키는 기술은 도장이다
거장은 떠나도, 오케스트라는 남아야 한다
기자수첩 [전체보기]
금고 이사장 전횡, 지금도 진행중
엘리트 자평해온 市 공무원…생중계 회의서 능력 입증을
김준희의 클래식 인사이트 [전체보기]
여름의 끝자락, 브람스
여름날의 애상, 왈츠
김지윤의 우리음악 이야기 [전체보기]
다대포에서 만난 퇴계 이황
세종시대 음악이 전해진 이유
뉴스와 현장 [전체보기]
북극항로, 첫 배보다 중요한 것은 다음 배다
솔직할 수 있는 용기, 당신에게도 닿기를
도청도설 [전체보기]
은정이라는 이름
다시 영화의 시간
독자 투고 [전체보기]
새로운 시작 ‘황혼 이혼’
무료 화장실 깨끗하게 쓰자
메디칼럼 [전체보기]
요추부 척추관협착증, ‘메포츠’로 극복하기
B형 간염 ‘바이러스 수치’에 ‘급여’ 맞춰야
목지수의 도시브랜드 산책 [전체보기]
랜드마크 시스템의 시대
북항 돔구장에서 야구 보며 사우나를
박지욱의 뇌력이 매력 [전체보기]
건망증, 이렇게 잡자
운동으로 해마를 키우자
박진희의 컬처 픽 [전체보기]
‘부캉이’ 스펙터클에서 공존으로
부산 문화정책, 지금 필요한 선택
사설 [전체보기]
초대 중수청장, 내편 네편 아닌 국민편에 서라
지자체, 현수막 법 준수하고 실태부터 파악해야
세상읽기 [전체보기]
다민족 사회
부캉이가 북항에 던진 질문
안재철의 연결하는 공간 [전체보기]
지구와 도시의 연결을 묻다
해양수도 부산, ‘제3의 경계 공간’
엄길청의 문전성시 [전체보기]
말과 현실이 너무 다른 부산
반도체와 부산
이보성의 미술 현장 산책 [전체보기]
두 미술관, 각자의 역할을 묻다
시장이 강해진 것일까, 비엔날레가 약해진 것일까
이상이 칼럼 [전체보기]
복지의 ‘필요 원칙’과 포퓰리즘
보건의료에서 지방정부 역할과 ‘정책 의료’
이정구의 맛과 건강 [전체보기]
미식과 오래 씹기
이제명의 오션 드림 [전체보기]
광복 81년, 다음은 바다의 산업 주권
HMM 부산 이전, 해양수도의 시험대
이홍의 세상현미경 [전체보기]
국제질서의 지각변동과 한국의 성장경로
한국이 가진 자산
정쾌호의 부동산 탐구생활 [전체보기]
부산 아파트 10년, 이중 양극화와 위상 추락
미분양의 경고, 지방 맞춤 ‘출구전략’ 서둘러야
주재민의 명당을 찾아서 [전체보기]
조선 8대 명당 중 하나인 정문도 묘
금가락지가 땅에 떨어진 형국, 곡전재
최태호의 와인 한 잔 [전체보기]
추석의 식탁, 가족을 잇는 와인
오스트리아 와인,빈의 시간을 마시다
특별기고 [전체보기]
‘해양수도 부산’ 토대부터 바로 놓아야
당론 따를지 역사 따를지 양심의 선택을
하순봉의 음악이야기 [전체보기]
박자와 기보
국민악파
황정수의 그림산책 [전체보기]
이대원의 ‘온정리 풍경’
유영국의 1957년 작 ‘사람’
CEO 칼럼 [전체보기]
거울 속의 외계인
물 들어올 때 노 저어라
  • 국제신문 골프대회
  • 맘편한 부산
  • 부산국제마라톤
  • BNK생명나눔챌린지
  • 유콘서트
걷고 싶은 부산 그린워킹 홈페이지
국제신문 대관안내